서평
어린아이의 신앙에서 벗어나 어른스러움의 신앙으로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든 좋아지는 것이 맞을까요? 음식물은 냉장고에 아무리 넣어둔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썩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마음과 정성과 사랑을 가지고 한 사람을 대한다고 한다면, 관계는 아름다워지고, 평안해져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믿음의 경우라면 어떨까요? 원칙대로 한다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는 더욱 성숙해져 가야만 할 것이고, 그 성숙함을 통해서 어른스러운 믿음과 성품으로 변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신앙이 지나가면서 눈에 보일 정도로 더 좋아지고, 성숙해져 가는 신앙인을 찾아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많은 설교를 듣고도 왜 우리에게는 충격이 없을까요? 그리스도인들이 배우고 들은 말씀대로 실천하는 삶을 살아갈 수만 있다면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럽고, 악해져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세월 동안 헌금을 하고, 성경을 읽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고, 설교를 듣는 등, 수많은 종교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세상은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고, 세상에 도전을 주는 것도 없고, 큰 감동을 주지도 못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가 듣고 배운 것이 우리의 삶으로 실천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잘못 배웠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못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생각합니다. 열심을 더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보시기에도 그럴까요? 내가 하는 그 열심이 누구를 위한 열심이고, 무엇을 위한 열심인지 하나님은 다 아시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인간들이 행하고 있는 이 종교적인 열심을 온전하고, 바른 열심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종교적인 열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서 책망하고 비판하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들에게 독설로 말씀하실 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종교적인 열심을 가진 사람들이 삐딱하게 보고 있는 수로보니게 여인이나, 백부장의 믿음을 칭찬하셨고, 이들의 믿음이 참으로 크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무엇이 성숙인가’는 25년 동안 언론인으로 열정을 가지고 세상에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들을 현장에서 취재한 저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후, 회심하여 목회자로서의 길을 걸어간 뒤, 예수님의 첫 번째 설교인 산상수훈의 말씀을 정리한 책입니다. 산상수훈은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 백성들에게 주시는 윤리적, 교훈적, 복음적인 말씀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산상수훈을 예수님께서는 갈릴리 바다 언덕에서 그의 사역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이 말씀을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설교하셨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가장 잘 드러난 말씀이고, 이 말씀을 시작으로 해서 그리스도인의 삶 속에서 진정으로 하나님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산상수훈을 말씀하실 때 제자들의 삶은 여전히 세상 것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서 모든 것을 버린 삶을 살았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 가치 속에는 여전히 세상의 복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예수님은 가장 먼저 복에 대한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이 복에 대한 개념은 우리가 생각한 복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복의 개념입니다. 어떻게 보면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내가 생각하는 기준과는 정 반대의 기준을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부해지기를 원하지만, 마음에 가난이 참된 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기쁨과 즐거움을 우리는 추구하려고 하지만, 예수님은 애통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이웃에 대해서, 이웃의 고난과 고통에 대해서, 세상에 일어나는 고난과 고통에 대한 애통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정의라고 하는 이름으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마음이 아니라, 온유한 마음이 있어야 함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겨야 하고, 소유해야 하며, 싸워야 하는 곳이지만, 하나님 나라는 나누고 섬기며 화해함이라고 우리에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무엇이 성숙인가?’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메시지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우리는 어린 시절 처음 배웁니다. 그 기본적인 것이 내 몸에 가득 차 있어야 커서도 내 몸에 익숙해진 행동과 사고가 내 삶 속에서 아름답게 드러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가장 처음의 메시지는 어쩌면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기초적인 것이고,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기준이 바로 하나님에 대한 삶, 이웃에 대한 삶,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비판, 살인, 간음에 대한 문제, 나 자신에 대한 삶의 문제인 염려와 물질에 대한 문제, 또한 종교적인 삶에 대한 기도에 대한 문제를 우리에게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기초가 든든해야 우리의 신앙의 집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 아니라, 반석 위에 지은 집으로서 세상에서 어떤 유혹에도 이길 수 있는 온전한 신앙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숙한 신앙인이란, 어린 시절 기초부터 든든히 함을 통해서 바르게 배우고, 바르게 익히고, 바르게 알아서 그것을 기반으로 어른스러운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해 준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 나는 변화되지 않을까? 왜 나는 성숙하지 않을까? 왜 세상의 그리스도인들은 많은데, 점점 악해져만 갈까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많은 분들은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내면의 성숙과 신앙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알게 될 것이고, 내면의 변화를 통해서 내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가 결국 하나님을 드러내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길임을 우리는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저자는 다소 충격적인 말도 합니다. 목사의 설교보다 직접 설교를 하신 예수님의 설교를 들으라고 합니다. 이 말은 성경 안에서 내 스스로 말씀을 찾고, 그 말씀 속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평생을 신앙생활을 했다고 하면서도 성경을 스스로 읽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신앙에서 탈피해서 스스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적용하고, 삶에서 실천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서는 그런 삶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임을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