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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자가 본 초대기독교의 역사

크리스찬북뉴스 | 2018.09.15 21:35
기자가 본 초대기독교의 역사 왕국/엠마뉘엘 카레르/열린 책들/문양호 편집위원

젊어서부터 내 머리 속의 기억은 정확한 팩트보다는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에 의해 그 팩트가 변용되어져왔다. 따라서 어떤 것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부정확성을 가지곤 했다. 이것도 그런 것 같다. 중학교 땐가 교회중등부에서 여러 교회들이 다른 교회로 가서 연합집회를 했던 것 같고, 목사님의 강력하고 열정적인 설교 후에 결신할 사람 일어나보라는 콜링의 요청이 있었다. 그때 여러 사람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당시 결신이라는 의미를 알지도 못하면서 단지 일어나야 할 것만 같은 부담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아오면서 교회생활을 나름 어느 정도 했던 이들이라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라는 기도나 결신초청의 시간에 일어났던 경험이 아마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 나는 일어나야 믿음 있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어난 것이지, 그때 처음 주님을 만났다거나 주님을 영접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지금 죽더라도 천국에 들어갈 자신이 있는가?”란 질문을 역시 중학교 때 중등부 모임에서 갑작스레 찾아온 다른 교회의 자매한테서 처음 들었던 것 같다그 소녀가 왜 우리 교회에 찾아왔는지는 모른다. 나는 모태신앙이었고, 한 번도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당시에 나는 그 믿음이 내게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가게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동일화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고3때 남산 도서관에서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의 전교1등을 놓치지 않았던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그 친구와는 친하지도 않았고, 그 친구가 그 도서관에 와서 공부하던 것도 처음이었던 것 같고, 그와 개인적인 대화도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잠시 도서관 복도에서 머리를 식히고 있을 때 그 친구는 중학교 때의 그 소녀와 같은 질문을 했다. 그 두 번의 경험에서 나는 구원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 구원의 근거를 대학교 1학년 때 모 선교단체에서 하나님의 약속인 성경에서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후 나는 신앙의 기복과 넘어짐, 침체는 있을지언정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나 그분과의 관계를 의심한 적은 없다.

 

이런 나의 신앙을 자랑하려고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신앙이 꼭 일반적인 것은 아니리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보다는 믿음에 대한 기본적인 것이 흔들리거나 뜨겁게 불타오르다가도 어느 순간 믿음 자체를 가진 적이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방황하거나 그 신앙을 놓아버리는 이들을 보곤 한다.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 다시 돌아오는 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그 신앙을 아주 잃어버리고 적대적인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있는 이들도 종종 본다. 또는 오래된 돌비석의 비문마냥 무엇이 새겨져 있는지 어렴풋한 것처럼 그 신앙의 흔적의 유무를 고민하게 하는 이들도 있다. 가끔은 생각해본다. 그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런 모습으로 자리하게 됐는지를....청년부 때 대학부 때, 청소년 시기에 뜨거운 신앙을 가졌지만 그 신앙을 떠나버리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엠마뉘엘 카레르의 왕국이란 작품을 택한 것도 그런 호기심이다. 초대교회의 모습을 복각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과 열심과는 달리 그가 한때 뜨거운 신앙을 가졌다가 이 책 말미에 그 신앙을 떠나 불가지론자로 돌아섰다는 책 소개를 읽으면서 그의 신앙의 궤도 이탈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궁금했다. 즉 그가 초대교회와 복음서 기자들의 모습을 복원해가면서 혹시 어떤 문제를 겪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거의 칠백 쪽에 달하는 거대한 책을 읽어가며 저자는 어떤 신앙의 흔적을 남겼을지는 상당히 흥미로운 면이 있었다. 사실 그의 작품은 그 주제를 떠나서라도 특이한 면이 있다

 

엠마뉘엘 카레르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처음이지만 그의 소설은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을 담아내는 듯하다. 소설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형식의 소설을 벗어난 듯하다는 것이며, 작가는 그 글 속에서 그저 자기일상을 계속 주절거리고 있는 듯하다. 본 주제를 들어가기 전까지 꽤나 다른 이야기를 담아내는 듯하다.

 

그렇지만 나의 투쟁의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그의 모든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좀 더 저널리스트적인 측면이 강한 듯싶다. 작가는 엘리어스 카네티의 구제된 혀처럼 자전적이면서 자기의식의 세계를 펼쳐 보이기보다는 마치 CCTV를 보여주듯 자신의 잡다한 일상을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그가 주제로 담아내고자 하는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듯한 잡다한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을 당황시키기도 한다.

 

작가가 담아내고자 했던 초대교회에 대한 언급도 한참 후에야 등장하기 시작하기에 읽는 이들을 기다리게 만든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의 그러한 담아냄은 자신이 한때 열심히 믿어 나름의 신학적 탐구를 하며 적어나갔던 노트 열여덟 권 속에서의 그의 연구와 더불어 그의 신앙적 구도와 방황을 보여주는 각각의 퍼즐과 단서가 된다. 그는 자신이 불가지론자라고 하지만 그는 신에 대한 불가지론이기보다는 그 자신이 주님에 대한 신앙을 포기했는지 아니면 아직도 어떤 형태로든 믿고 있는지를 본인 자신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는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여기서 마치게 될 이 책을 나는 진심을 다해 썼지만, 책이 다루려하는 것이 나보다 훨씬 큰 것이기 때문에, 이 진심이라는 것은 가소로운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쓴 이 책은 나의 어떠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똑똑한 자, 부유한 자, 높은 곳에 있는 자들모두가 왕국에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다로 말이다. 그래도 나는 시도해보았다. 그리고 책과 작별하는 이 순간 자문해 본다. 이 책은 과거 나였던 그 젊은이와 그가 믿었던 주님을 배신하고 있을까, 아니면 나름의 방식으로 이들에게 충실히 남아있는 것일까?”

 

그는 바울과 누가, 요한 등 성경의 여러 인물들의 삶을 탐구하고 재구성하며 초대교회의 모습과 당시의 성경기자들을 그려내지만, 그러한 자신의 노력이 오히려 왕국에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며, 또 그러한 그의 진심이 그 진실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자인하는 듯하다. 그는 Q문서와 당시의 문화적 상황과 토대 등을 통해 독자들이 그 시대를 이해하게 하고 초대교회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성경은 어떤 과정을 통해 쓰여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Q문서에 대해 작가뿐만 아니라 신학자들도 원본은커녕 사본도 본 적이 없기에 그 문서가 당연히 존재했던 것처럼 이야기하고 논하는 것은 무리수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는 이 소설의 마지막을 나는 모르겠다라고 갈음한다. 그는 자신이 불가지론자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그 과정을 통해 담아내기보다는 마치 상수도관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이물질로 가득 차 물이 흐르지 않거나 약간의 물기만 남아 버리는 것마냥 어느 순간 그렇게 신앙의 불길이 꺼져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잊어버린 듯한 모습을 그의 작품 속에서 담아내는 것 같다.

 

작가는 그의 또 다른 소설 의 주인공을 이 책에서 언급하는데 사기적 행태와 온가족을 몰살함으로써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흉악범이었던 장 클로드 로망이 감옥에서 기독교로 귀의한 것을 사람들이 그 귀의에 분노하거나 의심했던 것을마치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전도연의 분노처럼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만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세상의 지혜와 정직한 사람들이 장 클로드 로망에 대해 말하는 모든 것을, 장 클로드 로망 자신도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끔찍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이것은 더 이상 그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또다시 그의 속 깊은 곳에서 거짓말하고 있는 그것, 항상 거짓말을 해왔던 그것, 내가 <>이라 불렀고 이제는 그리스도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 그것의 노리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기독교인>이라고 부르는 것, 나로 하여금 <그렇습니다. 나는 기독교인입니다>라고 대답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간단히 그의 심연과도 같은 의혹 앞에서 <혹시 누가 알아?>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불가지론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은 확정 지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장 클로드 로망이 그 영혼 깊은 곳에 도사린 그 거짓말쟁이 말고 다른 무엇과 관계하고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바로 이 가능성이 우리가 <그리스도>라고 부르는 것이며, 내가 로망에게 나는 그리스도를 믿는다, 혹은 믿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 것은 단순히 외교적인 방편만은 아니었다. 만일 그리스도가 이것이라면, 심지어 나는 아직도 그를 믿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살인마였던 장 클로드 로망이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이 다른 이들을 속이기 위한 의도적인 거짓인지, 아니면 그의 죄값을 용서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논쟁하던 이들에게 로망의 귀의를 나름 변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것을 언급함은 결국 그 자신의 신앙을 이야기한다고 보여진다. 로망의 신앙의 진위를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그 속에 그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처럼 작가는 자신을 신앙을 가진 이에서 불가지론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신의 존재에 대한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있지만 그 자신이 가진 믿음이 참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며 그 회의 속에서도 결국 그것도 나름의 믿음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듯싶다.

 

그럴 수 있다. 과거에 같은 신앙 공동체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주님을 사랑했던 이들 중에는 그의 신앙의 일관성을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보이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그들의 삶의 충격적인 사건 등으로 인해 어떤 이들은 전혀 상반된 길을 가는 이들도 있다.

 

또 어떤 이들은 특정한 사건이나 계기는 없지만 습기 찬 방에 조금씩 곰팡이가 슬어 처음엔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세월이 점점 지난 후에는 도저히 그 방에서 살수 없는 지경이 된 것처럼 그렇게 신앙에 때가 타고 먼지가 쌓여 그 신앙의 동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본다. 그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어쩌면 그냥아니면 어쩌다보니라고 말하지 않을까? 마치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에서 트래비스가 마냥 걸었던 것마냥 어떻게 보면 목적성 있는 걸음 같지만 어떤 면에서는 무의미한 행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사람이 어떻게 교회공동체에 상처나 의심을 통해 불가지론자가 되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 책의 저자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에게 아무 대답도 주지 않는 듯싶다. 하지만 그런 걸음 자체가 저자에게 의미 있었을 것이다. 비록 내가 원하는 방식의 걸음과 사유과정은 아니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그는 어쩌면 그가 모르겠다하는 것의 답을 얻게 될지 모른다. 비록 그의 걸음이 한참을 돌아가는 구도의 길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그에게는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참조. 비록 목적하는 바와 다를지 모르지만 이 책은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전문적인 신학자는 아니지만 기자가 초대교회를 추적하여 기사를 올리는 것처럼 우리들에게 복음서의 형성과정과 사도나 그 제자들, 성도들의 서로의 관계나 감정을 상상케 하는 재미를 준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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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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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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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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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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