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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크리스찬북뉴스 | 2017.12.14 10:16
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악마 다시 살려내기 /리차드 벡/Fortress Press/김상일 편집위원

악마 다시 살려내기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 저는 하나님이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신비한 경험들을 몇 번 했습니다. 예언을 받아 본 적도 있었고, 신학교 졸업식 때 하나님께서 나를 콕 집어서 상을 주셨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자세하게 할 필요도 없이, 저는 소위 탈주술화(disenchanted)된 그리스도인은 아닙니다. 저는 복음주의 신앙을 받아들였고, 이제까지 쭈욱 그 신앙 속에서 살아온 사람인데, 복음주의 신앙은 탈주술화된 신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탈주술화되었다는 말은 신비한 현상이나 영적 체험 등, 영적인 세계와 관련된 일들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텍사스의 아빌린 크리스챤 대학교(Abilene Christian University)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리차드 벡(Richard Beck)은 자신이 이번에 낸 악마 다시 살려내기의 주된 독자들을 그리스도인이면서도 탈주술화된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벡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을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탈주술화된 세계관이 보지 못하는 현실, 그 세계관이 눈을 감아 버린 현실을 성경은 여전히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러한 현실에 대한 끌어안음이 없이, 즉 영적 투쟁과 악마가 가지는 역할에 대한 이해와 받아들임이 없이는 기독교 신앙이 말하는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하기도, 또 그대로 살아가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벡이 말하는 기독교 신앙은 소위 재주술화(re-enchanted)된 신앙입니다.

 

그렇다면 벡은 왜 영적 전투와 악마가 우리의 신앙 속에서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고 얘기하는 걸까요? 저는 여기에 대한 벡의 대답을 표층적인 이유와 심층적인 이유로 나눠서 제시하고자 합니다. (물론 벡은 이렇게 책을 조직하지 않습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에서는 사회 정의로써의 영적 투쟁에 대해서, 2부에서는 사회 정의를 넘어서는 영적 투쟁에 대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영적 투쟁의 신학에 대해서 다룹니다.) 제가 말하는 표층적인 이유란 영적 전투와 악마의 실재를 우리의 신앙이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우리가 누리게 되는 해석적, 신학적, 그리고 실제적인 유익들이며, 심층적인 이유란 왜 벡이 진보적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써 이러한 입장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신의 과거 경험과 개인사를 돌아보면서 내린 스스로의 분석입니다.

 

우선 표층적인 이유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첫번째로 해석적인 차원에서, 벡은 영적 투쟁과 악마의 실재를 받아들임으로써 우리가 현실을 해석하는 렌즈가 더 통합적이고 광범위해지며, 따라서 좀 더 온전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이 성경에서 주술화된 본문들, 신비주의를 조장하는 듯한 본문들을 모두 가위로 잘라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맞아 떨어지는 본문들만으로 성경을 재구성하려고 했던 것이 가져왔던 폐해는 예수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초대 교회가 받아들였던 세계의 실재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탈주술화된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토마스 제퍼슨처럼 성경을 읽게 될 가능성이 많아지고, 그렇게 해서는 예수의 제자로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벡의 논증입니다. 당장 성경을 읽고 우리의 현실에 적용할 때, 성경이 말하는 사단은 히브리어로 ha Satan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오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세력인데, 그 세력이 단순히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것, 구조적인 것에 머물지는 않으며, 오히려 그런 것들을 포함하면서도 그것들을 넘어서는 실재라는 것입니다. 벡이 교도소 사역에 참여하면서부터 알게 된 것은 교도소의 죄수들의 삶을 보면 그러한 세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었고, 영적 투쟁과 악마의 존재가 없이 그러한 세력을 설명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벡은 우리가 현실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이러한 세력을 지칭하는 언어로 Zeigeist(시대정신)을 말합니다. 시대정신이란, 특정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게 되는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영적, 그리고 그 외의 가능한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인데, 하나님 나라를 방해하는 힘이 시대정신에 분명히 존재하고, 이것은 인간의 논리로 설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바로 그것이 사단의 실재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영적 투쟁과 악마를 실재로 받아들일 때 누리게 되는 신학적인 유익은 악과 고통의 문제에 대해서 이론적으로만 접근하지 않게 해줄 뿐 아니라, 실제로 악과 고통에 맞서서 싸우고 저항하는 힘을 가지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철학적 신학이나 변증학이 하듯이 악의 존재와 하나님의 선하심을 화해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악의 존재를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거기에 대해서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정리를 강조하는 현대 신학은 소위 악과 고통의 문제를 다루는 신정론에 있어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악과 고통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설명할 수 있을까에 답하는데 치중하다보니 성경이 말하는 접근하고는 멀어져 버렸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벡이 지적하는 더 심각한 문제는, 성경이 말하는 신정론에 대한 태도를 가지지 않고 사회정의나 윤리적 투쟁에 참여하는 많은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애초에 그 동기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악과 고통의 핵심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겪게 되는 악한 세력의 저항 때문에 쉽게 상처를 입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되기까지 하는 경우까지 가게 되어 신앙을 잃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하나님 때문에 정의를 추구하는 현장에 뛰어들었는데, 막상 악의 현실을 맛보고 나서는 그 현실 때문에 하나님을 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신정론에 대한 태도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적 투쟁과 악마의 실재를 인정하고 시작하면, 이런 일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을 적어도 인지하게 되고, 거기에 어떻게 하면 맞설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기 때문에 그나마 사회 정의 운동을 하다가 신앙을 잃게 되는 경우까지 가지는 않게 된다는 것이고, 바로 이것이 악마와 영적 투쟁의 실재를 받아들였을 때 누리게 되는 신학적 유익입니다. 벡은 목회자이자 신학자인 Greg BoydGod at War를 인용하면서 우리에게는 반동의 신학(a theology of revolt), 악의 세력에 저항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신학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마지막으로 악마와 영적 투쟁의 실재를 받아들였을 때 누리게 되는 실제적인 유익은 우리를 반대하는 상대편을 악마화시키지 않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나 보수적인 그리스도인들이나, 우리가 가진 입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악마화시키게 되기가 너무나 쉬운데, 악마의 실재와 영적 투쟁을 인정한다면, 사람들을 악마화시켜서 악마와 동일시하게 되는 함정에 빠지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악마와 영적 투쟁의 실재를 받아들였던 예전의 그리스도인들이 상대방을 악마화 시키는 함정에 자주 빠졌던 것을 볼 때 단순히 악마와 영적 투쟁을 받아들임으로써 악마화를 막을 수 있다는 논지는 너무 단순한 것일 수 있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예수께서는 그 당시 사람들이 (로마 제국이라는) 악에 협력하는 이들로 보았던 세리나 백부장들을 무턱대고 정죄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형에 반대하는 베드로를 사단이라고 부르시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제 심층적인 이유, 즉 왜 벡이 진보적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러한 입장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신의 과거 경험과 개인사를 돌아보면서 내린 스스로의 분석 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우선 이 책은 매우 자기 고백적입니다. 벡에게 있어서 악마와 영적 투쟁의 실재를 받아들이게 해준 것은 어떤 이론적이거나 독자적인 독서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교도소 재소자들의 공동체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성경 공부를 하면서 그들이 경험하는 현실을 함께 경험하게 되면서 겪게 된 세계관의 변화였습니다. 벡은 책에서 자신이 재소자 공동체의 성경 공부를 이끌기 전에는, 소위 입은 살아있지만 행동이나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거의 없는 말뿐인 진보 지식인이자 신학자에 지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재소자들의 공동체에서 성경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에게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는 점점 더 실제적으로 그들을 붙잡고 있는 악의 실재를 보게 되었고, 그러한 눈뜸은 그를 입만 살아 있는 지식인에서 실제로 세상이 겪는 고통을 자신의 삶으로 초대하는 지식인이 되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홈리스나 부랑자를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하고, 그들의 아픔이나 상처를 함께 경험하며, 그들에게 상처를 받게 되기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의와 사랑은 더 이상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온 몸으로 겪어서 살아내야 하는 것이 됩니다. 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이나 말로 쓰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벡과 그 부인, 그리고 아이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벡은 특정 공동체에 완벽하게 속하게 됨으로써 하나님께서 초대하시는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러한 공동체적 속함은 그의 신학에도 변화를 줍니다. 일례로, 그의 속죄 신학은 Christus Victor(그리스도께서 악한 세력의 저항에 맞서서 승리하셨다는 메시지를 골자로 하는 신학)을 채택하게 됩니다. Christus Victor 속죄론은 악마와 영적 투쟁에 대한 실제적 인정이 없이는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여러 가지 갈등과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벡은 현재의 자신이 경험하는 것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앞으로도 더욱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여기에서 저는 신학자나 목회자가 특정 공동체에 완전히 속하게 되는 것이 가져다주는 유익을 봅니다. 이것은 소위 ethnographic한 연구를 진행하는 학자들에게도 다소간 맞는 얘기일 수 있다고 봅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지평이나 관점이 나와는 다른 관점이나 지평을 가진 공동체에 속하게 됨으로써 더 넓어지고 깊어지며, 도전받고 변화를 겪게 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현실과 실재를 몸소 체험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벡의 책 악마 다시 살려내기가 증언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장점과 유익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해서 제가 가지는 아쉬움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벡은 악마가 실재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지만, 인격적 실재라는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성경은 악마를 인격적 실재로 그려내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는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사실 제가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던 부분은 벡이 재소자 공동체 속에서 어떤 경험을 했기에 이런 관점의 변화를 경험했는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듣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벡은 아주 자세하게 자신이 들었던 얘기들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재소자 공동체에서 성경 공부를 인도하면서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 그리고 그러한 변화에 대한 신학적인 정립에 대해서 강조할 뿐, 자세하게 어떤 이야기들을 듣고 경험했기에 그러한 변화를 경험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말합니다. 그러다보니 좀 더 깊이 그 공동체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독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 있고, 그러다보니 책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설득력이 좀 떨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Ethnographic 적인 관찰과 재소자들의 내러티브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좀 더 있었더라면 책의 완성도가 더 높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앞서 이야기한 그 모든 유익들과 그를 넘어서는 좀 더 깊은 차원에서 현실을 좀 더 통합적으로 바라보게 해주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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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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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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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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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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