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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결말에 대한 예감

크리스찬북뉴스 | 2017.11.22 10:07
결말에 대한 예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최세희/다산책방/옥은숙

영어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이고, 한국어 제목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끝이나 결말에 대한 예감이라는 뜻인데, 책 내용상 보면 주인공이 가졌던 예감과 그 종국은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글 제목에서는 마치 첫 예감이 결과와 다르지 않고 딱 맞았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람들은 이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떤 것에 대한 예감이고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지, 예감에 딱 들어맞는 결과라? 어떤 이야기일까?’

 

이 책은 사람 기억의 온전치 않음과 그 왜곡에 대한 이야기다 

고등학생 친구 삼총사가 있는 교실에 한 전학생이 오게 되고, 지적이고 인상적인 새 친구 에이드리안까지 합쳐서 그들은 넷이 된다. 친구가 된다는 건 딱 맞아서 가능하기도 하고, 아주 달라서 가능하기도 하다. 전학생 에이드리언은 그들 중 유일한 결손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깊고 철학적이고, 반듯하고 해박했다. 역사 선생님과의 토론 시간 때, 깊은 사유로 반론을 제시해 친구들로부터 자기생각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진지할 때를 빼곤 실없는 농담을 기본으로 하는 세 친구들과 달리 에이드리언은 농담일 때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진지했다.

 

이들은 대학갈 나이가 되어 각자 다른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일 년에 한 두 번 볼 수 있게 되어 주로 편지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 토니가 자기가 사귀게 된 여자 친구 베로니카를 나머지 세 친구에게 소개해주게 된다. 당시 그녀의 집안은 자신인 토니 웹스터가()보다 높은 계층이었고, 어느 주말에 초대되어 가서 만났던 그 가족들은 오만하고 적대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가뜩이나 상대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데에 서툴고 느린 토니는 둘의 관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친구들은 이 여자 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고 그들의 관계를 격려해주기 바랬다.

 

토니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그녀와 헤어졌다. 여자친구의 몸은 어로행위 금지구역만큼이나 삼엄한 경비하에 있었고 소심함으로 좌절했던 그는 성적 불만과 계급적인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세 친구들과 만나던 날 ,베로니카는 친구 에이드리안에게 호감을 느꼈고 그들은 만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다른 친구들은 졸업을 하고 전문직 공부를 할 때 주인공 토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떠돌이 생활을 하며 육 개월을 지낸다. 에니라는 여자와 석 달간 같이 지내기도 했는데, 그녀는 베로니카처럼 속을 알 수 없는 까칠함이 없고 무난해서 좋았다. 그렇게 육 개월을 보내고 돌아와 토니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마가렛이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딸이 스물 넷 되던 해에 이혼을 한다. 은퇴한 후에는 런던에서 빈티지 카메라점을 운영하기도 하고, 동네 병원 도서관 관리직으로 책을 정리 배달하는 일을 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편지 한 통을 받으며 과거로의 기억여행이 시작된다. 베로니카와 관련된 내용이었고 그는 다시 아련하고 낭만적인 어떤 것을 기대했다. 망가진 추억을 소환해 봄날 같은 로맨스라도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결과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참담했다.

 

젊은 날 베로니카와 주말동안 머물렀던, 그녀의 가족이 있는 집에서, 그녀의 어머니는 이상하고 유혹적인 호의를 보여주었다. 토니는 의아했을 뿐 아무것도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 후로 남자친구가 성에 차지 않았던 베로니카는 헤어짐을 선택했는데 그녀의 어머니는 토니에게 축하 비슷한 격려의 편지를 보내왔다. 토니는 어렵사리 아렸던 연애사를 정리했고, 적당히 포기하고 안주하며 그의 인생을 살아갔다.

 

그렇게 거의 40년이 지난 어느 날 한 변호사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있었다.

 

베로니카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니 자살한 에이드리안의 일기장과 약간의 유산을 수령해 가시기 바랍니다.’

 

베로니카랑 헤어졌던 얼마 후에, 그녀와 데이트해도 되겠냐는 에이드리안의 편지가 왔었다. 그는 답장을 썼고 그가 기억하는 내용은 이런 정도 선이었다.

 

베로니카는 과거의 상처가 있는 것 같으니 그 어머니에게 가서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을 거다. 행운을 빈다’. 그리고 그의 편지를 텅 빈 벽난로 쇠살대에 넣고 태운 후 그 두 사람을 자신의 인생에서 영원히 내치기로 결심했다는 것.

 

그러나 40년이 지난 후의 그는 자신이 쓴 편지 내용을 더께가 덮인 흐릿함으로 인해 정확히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마음은 아프지만 쿨하게 그들의 관계를 인정해줬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기억과 달리 베로니카를 통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에이드리안에게 (베로니카, 개같은 년 잘 지냈냐. 너도 이 편지를 함께 읽도록) 너희 각자의 인간관계에 독 같은 고통이 평생 이어지길. 사실 마음 한켠으론 너희 둘 사이에 아기가 생기길 바라고 있어. 왜냐하면 그 고통이 대를 이어 가해지길 바라니까. 기원컨대 너희의 관절과 성유를 바른 머리통에 산성비가 쏟아지길.”

 

철학 윤리학을 전공했던 에이드리안은 자살했다. 그는 원치 않는 선물인 생에 대한 거부는 존재의 권리이고, 수동성에 항거하는 능동성이라고 생각한 친구였다. 그리고 죽은 사람은 정확한 이유에 대한 말이 없었다. 토니는 친구를 잃은 비탄 속에서 그가 베로니카를 임신시킨 후 죄책감과 인생에 대한 부담으로 자살했다고 추측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에이드리안이 토니의 말대로 베로니카의 어머니를 찾아갔고, 그녀는 딸의 남자친구를 유혹해 임신을 했다. 에이드리안은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고 그 후 어머니는 발달지체 장애아를 낳았다. 평생을 키우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베로니카가 이어서 돌보았고, 에이드리안을 닮은 그 동생이 장성한 남자가 되자 힘에 부쳐 요양시설에 입소시킨 상태로 돌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40년이 지난 시점에서 변호사의 편지를 받은 토니는, 오랜만에 예전의 그녀를 만나 노년의 로맨스라도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었다. 이 대목에서 제목의 허망함이라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틀려도 너무 틀렸다. 그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고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자책과 회한을 느꼈다. 젊은 날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쿨하고 불화를 싫어해서 웬만하면 받아들여주는 유형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러나 베로니카가 바라본 그는 소심하고 예민하고 시기심 많고 독한 사람이었다.

 

사유와 통찰의 깊이가 남다른 작가 줄리언 반스는 이 책을 통해 섬세한 터치로 인간의 내면을 투시했다. 인생과 시간, 역사와 기억의 기만성, 성장기 학생들의 치기어림과 불만과 소심과 오해들, 고통당하는 남에 대해 함부로 쉽게 조롱했던 철없음, 상대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전혀 몰랐던 근시안 등.

 

사람은 얼마나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이루고 있는 과거의 기억과 트라우마, 개성과 신념, 성격과 기질 등. 서로가 서로를 전혀 모를 수 있다는 것은 극복해 개선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영원이 완성하지 못하고 포기해야할 숙제일까. 책을 다 읽고 나니 기억이란 이렇게나 서로 다르게 왜곡될 수 있는 거구나 싶어 마음 한켠이 묵직해졌다. 내 기억이 맞다고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생각 없이 분노에 의해 내뱉은 말이 얼마나 큰 저주와 상처가 되어 상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사실 사람은 굉장히 좁은 자의식 속에서 산다. 자존심을 지키고 자기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어리석을 만큼 가상해 보일 때가 있다. 더 심한 건 이 책의 내용처럼 그런 오류를 인식조차 못하는 데에 있다. 알면 고치기라도 하련만, 뒤늦게 알았을 땐 이미 슬픈 결말이 난 이후일 때가 많다.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라고 하지만 실은 살아남은 자들의 회고와 자기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기억을 왜곡하고 조합하고 새로 만들어 그것을 확신하게도 한다. 인생은, 그렇게 함으로서 나를 보존해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허위의 안도와, 스스로 합리화된 기억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성찰 사이의 오르내림이 아닐까. 우리 인생의 시소가 결국은 평형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요즘 뇌 과학 연구가 계속 진화발전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랑스인 파트리크 라그랑주의 말처럼, 정말이지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이 책을 통해 무겁게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올 해 개봉한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나란히 볼 만하다. 같은 내용 다른 버전의 행간 차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신선하고 가시적으로 뚜렷한 어떤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볼 때는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어 앞으로 돌아가 다시 확인해야했던 의아함이, 영화에서는 베로니카 어머니의 의상과 태도 말을 통해 뚜렷하게 나타난다. 원작이 강렬한 만큼 영화의 스토리와 배우의 연기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멘부커 상을 받은 저자 줄리언 반스의 내공 있는 문장 표현들만큼이나, 세심하게 만든 이 영화 역시 울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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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쇠하는 교회 흥하는 교회
서창원/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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