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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희망의 두 지평에서 하나님 나라의 희망으로

크리스찬북뉴스 | 2017.12.17 20:49
희망의 두 지평에서 하나님 나라의 희망으로 희망의 두 지평/이종인/박영사/정현욱 편집위원

제목이 참 좋다. 철학에 낯선 독자라도 뭔가 좋은 이야기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에른스트 블로흐와 위르겐 몰트만을 안다면 상당히 호감을 가질 것이다. 두 사람은 2차 자료에 의거해 희미하게 더듬는 필자와 같은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몰트만의 경우는 몇 권의 책을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파악이 되지만, 에른스트 블로흐의 경우는 굉장히 낯선 존재다. 수년 전에 블로흐의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을 읽다가 중간쯤에 포기하고 말았다. 굳이 읽어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데다 익숙하지 않은 블로흐를 따라가기에 사유의 폭이 넓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가장 먼저 블로흐와 몰트만의 전체적인 사상을 개요(槪要)한다. 즉 블로흐가 가진 사유의 방식과 몰트만의 신학이 가지는 특징들을 짚어 준다는 점이다. 필자는 저자의 논지를 따라가면서 간략하게 전체 흐름을 요약하고, 책을 논평하려고 한다.

 

먼저 이 책은 박사학위 논문이다. 2016년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신학박사학위 청구논문이다. 필자는 논문을 읽지 않은 탓에 이 책과 비교할 수 없으나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본 바에 의하면 수정한 곳은 없어 보인다. 현재 그는 울산지역 독서모임인 망원경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울산대학교에서 김진 교수의 지도 아래 철학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신학을 넘어 철학까지 정복하려는 저자의 열정이 느껴진다. 이 책의 주제는 희망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과 위르겐 몰트만의 희망을 비교하고 분석하며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비평한 것이다. 서론을 빼면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2장에서는 블로흐의 희망 철학을 살핀다. 3장에서는 위르겐 몰트만의 희망 신학을 다룬다. 4-5장은 블로흐와 몰트만을 비교하면서 주고받은 영향과 한계를 지적한다. 7-8장은 결론에 해당되며 두 학자를 비교하며 제언한다.

 

에른스트 블로흐가 낯설어 블로흐에 관련된 대목들은 유의하여 읽었다. 2장에서 에른스트 블로흐가 말하는 희망이 무엇인지 말한다. 세 가지 주제를 끌어 온다. 하나는 페르시아 이원론이다. 이곳에서는 전복적 성경해석이라 할만하다. 기존의 성경의 해석이 아닌 반의적으로 성경을 본다. 두 번째는 물질 철학이다. 물질 철학이란 말이 어색하다. 유물론(唯物論)을 두고 말하는 것으로 들린다. 마지막으로 마르크스적 유토피아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한다. 페르시아 이원론은 마니교적 사상이다. 마니교는 선신과 악신의 투쟁을 핵심으로 하는 신앙’(35)이다. 어거스틴이 젊었을 때 방황의 여정 속에서 찾은 곳이 마니교다. 엄밀하게 마니교는 이 세상에 어떻게 악이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이다. 그들은 쉽게 말한다. 태초에 선과 악이 있었다. ‘그 둘은 지금도 싸운다이다. 삶은 투쟁인 것이다. 블로흐가 이러한 마니교적 이원론에서 어떻게 희망을 추출해 내는지 사뭇 궁금하다. 놀랍게도 블로흐는 창조의 하나님을 악한 하나님으로 상정하고, 그의 통치 아래에서 탈출하여 자유자가 되는 것으로 희망을 삼았다. 그곳은 곧 무신론이다.

 

, 인간 스스로가 하나님이 되는 것이다. 인간 스스로가 신이 되는 가장 대표적인 전형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파악했다.”(35)

 

블로흐는 이러한 전제를 성경 해석에 도입하고 모든 것을 이원론적으로 해석해 들어간다. 심지어 낙원의 뱀조차 구약의 하나님에 대항하는 예수의 모습’(37)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성경 해석관은 영지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것이며, 말시온과 같은 이단들이 견지한 해석관이다. 그런데 블로흐가 추구한 세상은 영지주의와 같은 관념이 아닌 물질이다. 그는 플라톤의 관념이 아닌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를 실체로 본다. 알다시피 이러한 사상은 헤겔의 철학을 이어받은 포이에르바하라는 헤겔 좌파 학자들에게 넘어가고, 다시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양식이 된다. 그러니 마지막 주제인 마르크스적 유토피아의 출현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블로흐는 희망이 배고픔과 갈망에서 비롯된다’(52)고 본다. 그 굶주림은 지적이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 실체적이며 실존적인 진짜 배고픔이다. 블로흐의 결론은 무신론이다.

 

불르호는 악하고 부도덕한 하나님으로부터의 탈출을 통해서 도덕실천의 세상이 열린다고 본다. 그러므로 무신론이야말로 참된 종교라는 결론에 이른다.”(55)

 

이제 3, 몰트만의 희망 신학으로 가보자. 몰트만 역시 세 가지 관점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하나는 삼위일체론이며, 다른 하나는 종말론’, 마지막은 기독교적 하나님의 나라이다. 삼위일체론은 몰트만에게 매우 중요한 신학적 주제이다. 그동안 신론에 치우친 삼위일체를 수평적 의미로 보려고 노력했다. 그 대표적인 저술이 바로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이다. 삼위일체론의 핵심 주제는 사귐이다. 서방 신학이 성부 하나님께 치중되었다면 동방 신학은 동등한 관점에서 삼위일체를 논한다. 몰트만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을 통해 내재적 연대와 세계의 고통에 동참하시는 하나님의 사건’(69)으로 풀어 간다. 그런데 십자가 사건을 아들을 내어준 아버지의 고통’(74)으로 보면서 몰트만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일본 신학자 기타모리 가조의 <하나님의 아픔의 신학>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약간 아쉬웠다. 그 부분은 니콜라스 워터스토퍼의 <나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습니다>만을 언급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대목이다.

 

몰트만의 종말론은 매우 중요하다. 블로흐가 말했던 무신론적 종말론과 몰트만의 종말론은 배타적 의미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의 현실을 부수는 종말론적 사건’(82)이라고 바르게 지적한다. 십자가는 부활로 이어진다. ‘부활한 그리스도는 항상 십자가에 달렸던 바로 그 그리스도다.’(83) 부활이 가져온 종말론적 희망은 현재의 시공 안에서 십자가를 지게 한다. 십자가는 저항이며 투쟁이다. 부활과 십자가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부재와 존재의 철저한 두 가지의 모순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합’(87)되는 것을 본다.

 

마지막 주제였던 기독교적 하나님 나라는 모호하게 읽힌다. 현재 삶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 즉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는 듯하다. 극단적 예시를 보면 두 가지다. 하나님의 나라 또는 천년왕국은 이 땅에 도래하는가? 아니면 죽어서 가는 천국에 있는가이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이 땅에 온다고 믿는다. 마르크스 역시 이 땅에 천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칼뱅은 이 땅은 본향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의 길 여행의 노정’(99)으로 본다. 대립하는 주장의 종결은 아무래도 오스카 쿨만에서 찾아야 한다. 쿨만은 철저한 종말론과 실존적 종말론을 중재하여 이미와 아직’(102)으로 설명한다. 즉 종말은 시작되었고, 현재 속에 종말은 현존하고 있다.

 

나머지는 건너뛰고 저자의 결론으로 들어가 보자. 7평가와 제언은 저자의 평가에 해당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을 비교한 다음 차이점을 분석한다. 필자가 보기에 두 사람의 극명한 차이는 두 번째로 제시한 무신론적 접근과 유신론적 접근’(257)으로 본다. 블로흐가 말한 희망은 아직-아님의 존재론속에서 미래가 개방되어 있고, 그래서 희망한다고 본다. 그의 희망은 과제(科第). 그러나 그것은 불투명하고 모호하다. 이에 비해 몰트만의 희망은 이미 선취된 사건이다. 이것은 다시 세 번째 차이로 나아간다. 블로흐는 아직 인간에게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본다. 이것은 마르크스 사상과 맞닿아 있다. 남아 있다는 표현보다는 남아 있어야 하고, 인간만이 희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몰트만은 인간의 가능성은 십자가에서 끝났다고 본다. 인간의 끝, 바로 그 지점에서 오시는 하나님이 시작된다.

 

블로흐와 몰트만의 근본적인 차이는 십자가에 있다. 블로흐도 굶주림을 말하고 처절한 악의 상태를 직시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죽음을 의미하는 십자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십자가는 죽음이다. 절벽이다. 가능성이 전무한 곳이며, 처절한 절망이다. 기독교의 희망은 가능성이 아니다.”(259)

 

그럼 무엇이 희망일까? 바로 부활이 희망이라 말하는 변곡점이다. 십자가는 희망이 죽은 곳’(260)이다. 부활은 절망을 부수는 것이다. 부활로 확증된 언약은 그리스도인들을 종말에 참여시키고, 희망으로 살아간다. 저자는 종말론적 삶을 부연하면서 교회가 종말론적 희망 윤리’(270)를 회복해야 한다고 단언(斷言)한다. 이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교회가 게토화 되지 말아야 하며, 이웃과 연대하여 화목과 평화를 위해 섬기는 공동체’(282)로 서야 한다는 주장에 크게 공감하며 동의한다.

 

정리해보자. 이 책은 말 그대로 한 편의 완벽한 논문이다. 문제제기와 본론, 그리고 결론과 적용까지 완벽한 흐름을 유지한다. 무신론적 블로흐의 희망을 비판하고 유신론적 몰트만의 희망을 교회가 지녀야 할 희망으로 제시한다. 개혁주의 관점에서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할 교리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십자가와 부활에서 일구어낸 희망의 신학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미래의 희망이 아닌 현실을 바꾸고, 선취하여 누리게 하는 위로’(19)로서 희망을 말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곧바로 복음이 곧 희망이다’(19)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희망의 담론으로서의 논의는 충분한 것 같은데, 희망으로서의 복음은 결론에서 너무 급하게 마무리된 듯하다. 논리의 흐름상 굳이 필요해 보이지 않지만 서문에서 언급한 이상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저자가 앞으로 이루어 나가야 할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블로흐와 몰트만의 개요이자 종합이다. 마지막에 블로흐와 몰트만은 어거스틴의 신국론에서 보았던 대치하는 두 왕국을 보는 듯하다. 난해한 두 학자를 쉽게 잘 풀어낸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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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심을 받은 자들 보내심을 받은 자들
열두 제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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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세상을 세우는 은사 교회와 세상을 세우는 은사
은사, 하나님의 선물
성민규/도서출판 다함/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앎과 삶의 괴리를 곳곳에서 발견한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실제적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교회 또한 복잡다단하다. 잘 정리된 교리가 시시각각 변하는 신앙생활과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혼란함은 다양한 은사의 무분별한 사용이다.은사의 사용은 교단과 신학, 전통과 거의 무관하다. 특히 지도자의 개인 성향과 목회 철학에 따라 좌우될 때가 많다. 가령 보수적 신학을 추구하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강력한 성령의 은사를 기대하는 교회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낮...
목회자보다 무서운 성도들의 성경 씹어먹기 목회자보다 무서운 성도들의 성경 씹어먹기
읽다 살다
권일한/남기업/송인수/정병오/정한옥/잉클링즈/문양호 편집위원


직장생활을 십년가까이 하다가 사역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 때 청년부 때 같이 있던 후배 하나를 만나게 되었었다. 그때 그 후배는 내게 형만큼은 목회자의 길을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었다. 그것은 내가 목회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로서 언제나 신앙인의 삶을 지켜 살아가는 본을 보여주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솔직히 목회자의 길을 갈 생각은 내게 없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양육하고 말씀 가르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부여하고 있고 짬짬이 양육하는 이들을 케어하고 있었고 이미 반(半)목...
용서가 실종된 시대, 용서를 배우려면 용서가 실종된 시대, 용서를 배우려면
팀 켈러의 용서를 배우다
팀 켈러/윤종석/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이 세대는 정말 용서를 배워야 한다. 한때 아름다운 미덕으로 여겨진 용서는 이제 희귀하고 드물기만 한 게 아니라 그만큼 미덕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우리는 지금 뭔가 꼬투리 잡힐 만한 일이 있으면 무섭게 달려들어 보복과 응징할 권리를 내세우며 앙갚음하는 게 당연한 시대, 그럴 때 오히려 쏟아지는 대중의 환호와 지지와 칭송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세상 풍조를 따르던 자들이 은혜로 구원받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행할 때, 용서는 그들의 새로운 본성이 되어야 마땅하나, 실상은 새로운 본성과 싸워 미움과 분노와 비방과 ...
급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좇은 바빙크 급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좇은 바빙크
바빙크 비평적 전기
제임스 에글린턴/박재은/다함/조정의 편집인


신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다. 신학의 연구대상은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전에 기록된 고대문서, 그것도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로 기록된 외래 문서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보는 영구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고, 단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진리, 결코 변하지 않는 참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을 넘어서 초자연적인 존재인 하나님을 발견하고 믿고 따르게 한다. 모든 학문은 유행을 타고 패러다임을 바꿔가며 ‘새 관점’을 찾기 위해 애쓰지만, 신학은 그렇지 않다. 신학은 성경이 의도한 의미, 성경이 전달하고자 하는 단 한 가지 의미를 찾고 거기...
성경이해를 좀더 깊이있게 나아가도록 돕는 책 성경이해를 좀더 깊이있게 나아가도록 돕는 책
구약성경, 책별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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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통독을 그래도 꽤 일찍 시작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경통독을 시작했다. 이후로 꾸준하게 읽었었다. 특히 청소년 시절에는 세로로 인쇄된 성경전서를 노란색 형광볼펜을 작은 플라스틱 자를 사용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들을 밑줄을 치며 읽었었다.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이 너무 많아 성경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였고 여러 번 읽어 성경이 꽤 부풀어 오르기도 했었다. 오랫동안 끊긴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작은 양이라도 매일 읽으려고 노력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시의 개역판만이 아니라 다양한 한글번역을...
요한계시록, 좀 더 이해하고 소화해서 요한계시록, 좀 더 이해하고 소화해서
요한계시록 상권과 하권
김상훈/감은사/고경태 편집위원


<감은사> 신학전문 출판사이다. "감은사는 신구약성서 및 초기기독교, 성서 언어 관련 도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출판사입니다." <감은사>에서 신현우 박사를 책임편집자로 신약성경주석시리즈(KECNT)를 진행하고 있다.  ■ 시리즈 소개 국제적 연구 업적을 내기 시작한 한국의 탁월한 차세대 신학자들이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적인 문법적-역사적 해석 방법으로 성경을 연구하여 우리 시대의 교회와 목회 현장에 친절하게 전달하는 주석 이 시리즈는 탁월성, 정통성, 현장성을 함께 추구하는 성경 각 권...
생생한 그리스도의 고난 묵상집 생생한 그리스도의 고난 묵상집
그리스도를 따라: 21일 고난 묵상집
박상민/토브북스/조정의 편집인


교회력으로 사순절이 2월 22일 수요일에 시작된다(4월 6일에 마친다). 기독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기 위해 가톨릭과 다른 방식으로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다가올 부활절을 기대하며 묵상과 기도를 통해 회개와 소망을 갖는 시간으로 삼는다. 어떤 사람은 교회력을 너무 중시하는 것을 형식주의와 율법주의로 보고 기피하는 한편 어떤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고 예배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공동체가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리스도인이 언제든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고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리는 ...
설교, 끝까지 인내하면 반드시 열매 맺는다 설교, 끝까지 인내하면 반드시 열매 맺는다
설교, 인내로 걷는 길: 적대감, 무관심, 냉소를 이기는 설교하기
브라이언 크로프트, 제임스 캐럴/김진선/디모데/조정의 편집인


설교자는 읽어야 할 책이 정말 많다. 책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자기에게 맡겨진 설교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설교자는 적어도 연구하고 있는 본문과 관련된 자료를 읽어야 한다. 많은 양의 주석과 사전, 지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화적, 역사적 자료들. 보통 설교자는 설교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대한다. 엄밀히 말해 가르치는 것도 사람을 가르치고 권면하고 위로하고 세워주기 위한 은사다(모든 은사는 다른 지체를 섬기기 위해 성령이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사람을 사랑하고 섬길 때 필요한 지혜와 도움을 주는 책을 참고할 필...
영혼을 깨우는 선지자적 외침, "하나님만 바라라" 영혼을 깨우는 선지자적 외침, "하나님만 바라라"
하나님을 갈망하다
A. W. 토저/이용복/규장/조정의 편집인


<하나님을 갈망하다>는 규장에서 출간한 A. W. 토저의 마이티 시리즈(Mighty Series) 33번째 작품으로, <예배인가, 쇼인가!>를 시작으로 <하나님을 갈망하다>까지 총 33권의 책을 통해 토저가 외쳤던 뜨겁고 강력한(mighty) 메시지를 이 시대 말씀과 성령으로 개혁되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지향한다. 영문판을 편집한 제임스 스나이더의 말에 따르면, <하나님을 갈망하다>는 무명이었던 토저를 알려지게 하고,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 드러나게 만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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