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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

크리스찬북뉴스 | 2017.12.12 10:08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수 클리볼드/홍한별/반비/옥은숙

1999420,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


이 책은 제목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최대한 늦추고 미루어 읽은 책이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도 없고 내용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다 읽고 났을 땐 이 책을 추천해준 동료가 고맙게 느껴졌다. 편한 책읽기보다 불편한 책읽기가 언제나 우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의 영어 부제는 A mother’s reckoning, 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이다. 비극의 여파와 후유증을 살아내야 하는 한 가해자 엄마의 생각(, 계산, 추정)이라는 뜻이다.

 

1999420일 낮 125,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서 최악의 사건이 일어났다. 딜런과 에릭이라는 고3 공범 2인조가 무차별 총기난사로 13명을 죽이고 25명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대학 행정실에서 일했던 딜런의 엄마는 여느 엄마들처럼, 아니 어느 엄마보다 더 잘 이 아들을 씻기고 안아주고, 책 읽어 재워주고, 기도하며 키웠다. 아이는 쾌활 다정 차분했고, 걱정을 끼치지 않는 자립적인 꼬마 기병 같이 자랐다. 내성적이고 자의식이 강해 망신당할 위험을 겁내며 실수를 가볍게 웃어넘기지 못하는 작은 단점은 있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자신이 살인자의 엄마가 될 수도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해 보았다. 그녀 자신도 이 끔찍한 사건을 TV에서 남의 일로 들었다면,‘그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키웠길래라고 생각하며 똑같이 비난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청천벽력처럼 자신의 일이었고 폭풍같은 언론 취재세례를 받았다. 여러 언론 비난 중 부모로서 존재감 없이 한심하고,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은 그래도 좀 나았다. 이후 괴물을 키운 엄마로 불리우며 피해자들로부터 36건이 넘는 고소를 당하고, 말할 수 없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자신도 아들을 잃었지만 분노한 대중들 때문에 자살한 아들 딜런의 장례식은 제대로 치를 수도 없었다. 현실을 인정할 수가 없어서 날마다 울고 절규했다. 그러다가 고민 끝에 그 가족들에게 애도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죽거나 다친 피해자들을 하나로 묶어 희생자집단으로 치부해 버리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욕먹을 일인 줄 알고 있었고, 절대 용서나 이해를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최소한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말할 기회는 얻고 싶어서였다.

 

아들의 범죄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더 힘들었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애도의 시간. 날마다 죽음을 생각했고 살아있는 것이 치욕스러웠다. 아무 음식도 넘어가지 않고 실성할 것 같이 멍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견디기 힘든 수많은 비난 속에서도 선한 이웃과 직장상사 동료 그리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위로도 많았다. 몇몇 사람들은 날마다 전화하고 안아주었으며, 한 친구는 사건이후 맞는 첫 어버이날에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던 모든 화분에 각색의 꽃을 심어 정원을 장식해 주고 가기도 했다. 직장이었던 대학의 총장은 다섯 시간정도의 파트타임으로 다시 불러내 일할 수 있게 해주었고, 직장동료들에게로 오는 모든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도 차단해주었다. 직장은, 양말 하나를 신으려 해도 4시간이나 걸리고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그녀의 정체성을 되찾아가게 해주는 일종의 재활 치료 장이었다. 생각 없이 하는 작은 말 한마디에도 맘 다치고 좌절할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 궁극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남편은 깊고 깊은 동굴로 침잠해 들어갔고 빠져나오지를 못했다. 아이가 죽은 뒤에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통계가 있는데 이는 남자와 여자의 애도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아이가 자라나서 어떤 존재가 되지 못한 것과 사라진 미래를 슬퍼하고 있었고, 여자는 자기가 기억하는 아이를 잃은 것을 슬퍼했다.

 

사건의 주도적인 공범자인 에릭은 군인의 아들이었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아이였다. 이 둘은 원래 점심시간 때 터지게 되도록 학생식당에 폭발물을 설치했었는데, 그것이 실패하자 도서관으로 가서 총을 난사했다. 총기공격은 사실상 학교 전체를 날려버리려는 폭발 계획이 실패한 결과였다. 친구 에릭은 딜런의 우울증적 분노를 이용해 자신의 가학성을 부추겼고, 딜런은 에릭의 파괴충동을 이용해 수동성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아들 딜런은 이미 2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사건 당시 자신의 단순 실수에 대해 일주일 정학을 내린 학교의 부당한 처우와 공평하지 않음에 분개하고 있었다.

 

부상으로 야구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상처, 여자 친구가 없는 외로움과 친구들 사이에서의 소외감, 에릭과 게이관계라는 주변의 놀림에 대한 분노. 그 외에도 딜런은 가정에서 형의 비행문제와 아버지의 건강악화로 인한 수술, 그리고 자신의 대학등록금 등의 문제로 고민하며 스스로 깊은 우울증의 늪에 빠져 있었다. 엄마가 나중에야 발견한 낙서 같은 유서에는 나는 더 나은 곳으로 가게 될 거니까 죽음이 두렵지 않다. 사는 게 그다지 좋지 않았으니..”라고 적혀 있었다. 딜런은 황폐한 안개 속에 있는 듯 했고 자기가 속할 수 없고 이해받지 못하는 세상에 대해 분노했다. 그리고 자의식이 강한 회피성 인격 장애로 변해갔다.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에릭과 함께 폭발물과 총을 샀다. 그리고 세상에 복수하고 자살할 결심을 실행해 옮겼다. 삶에서의 강한 열등감과 우울증은 사람의 판단과정에 혼란을 초래하는 법이었다. 딜런은 괴롭힘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그 사실에서 수치심을 느끼고 고통을 자기 탓으로 돌렸을 것이다. 이 때 분노와 우울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달래줄 친구나 동지가 옆에 있었다면 문제는 달라졌을 것이다.

 

엄마는 고백한다. ‘나는 기질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다. 설교하고 고치려고 하는 대신 귀를 더 많이 기울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묻고 스스로 연구하며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을 깨닫는다. 긴 우울증과 병적인 정신이상을 겪으면 뇌의 사고가 망가져 버렸을 때 그 사고에 휘둘리게 된다는 것. 정신건강 관련 지원이 많아질수록 폭력이 줄어든다는 것. 정말로 폭력을 막고 싶다면 무기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많은 미국인들은 무기를 소지하고 스스로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믿으며, 전미총기협회에서는 끊임없이 정부에 로비를 하고 있다). 사건 발생 때 왜 그런 일을?’보다는 어떻게?’라는 질문이 먼저여야 한다는 것. ‘?’만 물으면 해결책 없이 단순한 답에 안주하게 된다는 것 등. 그래서 그녀는 엄마들에게 아이의 치아나 용돈 영양관리의 중요성보다 뇌건강의 중요성을 먼저 생각해 볼 것을 강조한다. 100년 전 아이들이 전염병에 취약했던 만큼이나 오늘날 아이들은 뇌건강 문제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썼던 뇌 과학자 폴 칼라니티는 학생 때 실습 나갔던 정신병원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지극히 정상이었던 사람들이 뇌질환으로 인해 소리를 지르며 통제 안 되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상황, 기억회로에 손상을 입거나 서로를 해치기까지 하는 상황을 보며 뇌 연구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정신이상’ ‘정신건강이라는 용어보다 뇌건강’ ‘뇌질환이라는 용어가 적합하다고 한다. 자살과 폭력과 뇌의 병 사이에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딜런도 우울이나 망상, 회피성 인격장애 등 뇌건강의 문제로 인해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는 욕망을 품게 된 것이 틀림없다.

 

현재 미국 자살방지 협회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저자 수 클리볼드는, 가해자가 괴물로 그려져서 보통가족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느끼게 안도감을 주는 것은 거짓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아이가 평범한 가정의 아이였다는 진실을 이야기함으로써 다른 엄마들이 무시하지만 매우 취약할 수 있는 인식을 일깨우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언론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자극적이고 경쟁적이고 지나치게 사실적인 보도는 청소년들에게 청사진을 제공해 모방범죄를 낳게 한다는 것이다. 때로 람보처럼 여럿을 죽인 아들 딜런을 영웅시하는 편지들을 받으면 혹독한 증오가 담긴 편지를 읽을 때보다 괴로웠다. 실제 그 이후 버지니아 공대 조승희 사건을 비롯한 모방범죄가 36건까지 일어났던 것이다.

 

이 책은 외국저자의 것임에도, 엄마로서의 절절하고 정직한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 전혀 거부감 없이 쉽게 읽혔다. 슬픔이 공포와 비슷하게 느껴졌었다는 그녀지만 결국 큰 절망을 버텨냈고 지금은 66세의 나이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강연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충분한 애도와 비판을 견디게 해주는 주위의 사랑 그리고 다시 일어설 힘의 회복.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마침내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순환. 그녀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 상실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청소년의 특징은 과대망상과 미숙이므로 더 많은 대화를 필요로 한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집에서 툴툴거리며 반항적으로 대들 때, 그때는 야단치며 바로 잡을 때가 아니라 더 많이 들어주며 대화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늘 괜찮다고만 말하는 아이에게 그냥 그런 줄 알고 지나치는 무심한 부모가 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내 아이를 말 안 통하는 외계인으로 볼 게 아니라, 부모인 나도 다 알 수 없는 우주인으로 바라보자. 거꾸로 아이에게 부모가 말도 안 통하고 하고 싶지도 않은 외계인으로 여겨지기 전에.

 

자녀와의 관계, 세심한 관심과 소박한 사랑이 해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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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미국 필라델피아 제10장로교회에서 오래된 사순절 전통을 되살려 매주 금요일 점심 12시 15분,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 교회 성도들, 초대받아 함께 온 친구들을 대상으로 일곱 차례 예배를 드렸다. 플루트나 피아노 연주자의 클래식한 음악 연주, 기도, 말씀 낭독, 15분 정도의 말씀 설교가 총 30분 안에 마무리되고, 사람들은 늦지 않게 직장으로 돌아갔다. 30년간 제10장로교회를 섬긴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와 후임 목사인 필립 라이큰은 이 특별한 예배를 통하여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그리고 그것을 증언하는 신약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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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메트로폴리탄 타버나클 침례교회의 목사, 찰스 해던 스펄전(1834-1892)은 기도보다는 설교로 잘 알려졌다. “설교의 황태자”라고 불리기까지 한다. 설교(예언)의 은사는 성령의 능력과 지혜가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을 칭송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지만, 정식 신학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회중 앞에서 누구보다도 하나님 말씀을 담대하고 강력하게 선포했던 사람 중 하나로 스펄전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설교 비결에 관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이 묻고 연구했겠는가? 흥미롭게도 스펄전은 어떤 사람에게 그 비결을 직접 보여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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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과 상관없는 설교, 삶과 연결되지 않은 설교가 난무한다.말씀과 삶이 사라진 곳에 설교자의 욕구, 자랑, 신념으로 채워진다.치열한 고민과 준비 없이 내뱉는 말잔치에 청중은 답답하다. 속상하다. 병들어간다.수없이 들어, 생명력이 사라진 예화는 말라비틀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반면 애쓰고 수고한 설교는 영롱하다. 본문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며, 삶과 잇대어 있다.텍스트와 적절하게 버무려진 예화는 말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생기를 더한다.하나의 예화를 위해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가? 한 권의 책, 한 편의 드라마, 마음 ...
다시 출발하려면 다시 출발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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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마지막 남았다고 할 수 있는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착용이 드디어 해제되었다. 하지만 코로나의 공포와 위기에서 그래도 풀려나는데 싶었는데 국내외적인 상황은 지금도 하나도 녹녹치 않다. 교회로도 그렇다. 코로나로 인한 교회의 타격은 어디 못지않게 컸다. 한 번도 없었던 비대면 예배로 인해 예배참석을 절대적 가치처럼 여겼던 성도들의 의식은 바뀌었고 그동안 별로 의식하지 못했던 교회내의 문제들이 전면에 부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해제 후에도 성도들의 교회와 예배에 대한 태도는 이전과는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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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희미한 미래는 소망을 앗아간다.두렵다. 정의가 상실된 공포 가득한 세상은 기쁨을 빼앗는다.원대한 비전으로 다가올 시간을 꿈꾸기보다,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불의에 맞서 싸우기 급급하다.막막하고 힘겨운 순간,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를 꺼내든다.힘겨움과 고뇌, 갈등이 있었겠지만, 앎과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애썼던 그의 흔적을 마주한다.신앙조차 가벼이 소비되는 시대에 은혜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다수의 전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온전한 삶을 그릴 수 있게 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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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서 세상을 향하여: 본회퍼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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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메택시스는 디트리히 본회퍼 전기의 부제를 “목사, 순교자, 예언자, 스파이”라고 지었다. 독일의 악명 높은 히틀러 치하에서 독일 교회 성도에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 무엇인지 가르치고 직접 본으로 보이고 글로 써서 강력하게 촉구했던 본회퍼에게 ‘스파이’라는 오명(?)이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발키리 작전으로 알려진 히틀러 암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본회퍼는 그 일에 가담한 이름들 사이에 언급되어 투옥되었고 결국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실제로 본회퍼가 스파이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파이는 그의 가...
보내심을 받은 자들 보내심을 받은 자들
열두 제자 이야기
이진경/kmc/채천석 발행인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예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열두 제자들이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에 과연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본서는 사도들의 삶에 대해 저자가 그의 상상력을 발휘하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을 소개하는 각 장의 전반부는 서신과 회고록 형식을 빌려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고, 후반부는 제자들의 삶에서 특징적인 한두 가지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서 저자가 가진 학문적인 소양을 바탕으로 그것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그들의 삶을 추적한...
교회와 세상을 세우는 은사 교회와 세상을 세우는 은사
은사, 하나님의 선물
성민규/도서출판 다함/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앎과 삶의 괴리를 곳곳에서 발견한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실제적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교회 또한 복잡다단하다. 잘 정리된 교리가 시시각각 변하는 신앙생활과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혼란함은 다양한 은사의 무분별한 사용이다.은사의 사용은 교단과 신학, 전통과 거의 무관하다. 특히 지도자의 개인 성향과 목회 철학에 따라 좌우될 때가 많다. 가령 보수적 신학을 추구하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강력한 성령의 은사를 기대하는 교회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낮...
목회자보다 무서운 성도들의 성경 씹어먹기 목회자보다 무서운 성도들의 성경 씹어먹기
읽다 살다
권일한/남기업/송인수/정병오/정한옥/잉클링즈/문양호 편집위원


직장생활을 십년가까이 하다가 사역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 때 청년부 때 같이 있던 후배 하나를 만나게 되었었다. 그때 그 후배는 내게 형만큼은 목회자의 길을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었다. 그것은 내가 목회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로서 언제나 신앙인의 삶을 지켜 살아가는 본을 보여주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솔직히 목회자의 길을 갈 생각은 내게 없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양육하고 말씀 가르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부여하고 있고 짬짬이 양육하는 이들을 케어하고 있었고 이미 반(半)목...
용서가 실종된 시대, 용서를 배우려면 용서가 실종된 시대, 용서를 배우려면
팀 켈러의 용서를 배우다
팀 켈러/윤종석/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이 세대는 정말 용서를 배워야 한다. 한때 아름다운 미덕으로 여겨진 용서는 이제 희귀하고 드물기만 한 게 아니라 그만큼 미덕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우리는 지금 뭔가 꼬투리 잡힐 만한 일이 있으면 무섭게 달려들어 보복과 응징할 권리를 내세우며 앙갚음하는 게 당연한 시대, 그럴 때 오히려 쏟아지는 대중의 환호와 지지와 칭송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세상 풍조를 따르던 자들이 은혜로 구원받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행할 때, 용서는 그들의 새로운 본성이 되어야 마땅하나, 실상은 새로운 본성과 싸워 미움과 분노와 비방과 ...
급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좇은 바빙크 급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좇은 바빙크
바빙크 비평적 전기
제임스 에글린턴/박재은/다함/조정의 편집인


신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다. 신학의 연구대상은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전에 기록된 고대문서, 그것도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로 기록된 외래 문서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보는 영구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고, 단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진리, 결코 변하지 않는 참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을 넘어서 초자연적인 존재인 하나님을 발견하고 믿고 따르게 한다. 모든 학문은 유행을 타고 패러다임을 바꿔가며 ‘새 관점’을 찾기 위해 애쓰지만, 신학은 그렇지 않다. 신학은 성경이 의도한 의미, 성경이 전달하고자 하는 단 한 가지 의미를 찾고 거기...
성경이해를 좀더 깊이있게 나아가도록 돕는 책 성경이해를 좀더 깊이있게 나아가도록 돕는 책
구약성경, 책별로 만나다
양진일/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성경통독을 그래도 꽤 일찍 시작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경통독을 시작했다. 이후로 꾸준하게 읽었었다. 특히 청소년 시절에는 세로로 인쇄된 성경전서를 노란색 형광볼펜을 작은 플라스틱 자를 사용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들을 밑줄을 치며 읽었었다.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이 너무 많아 성경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였고 여러 번 읽어 성경이 꽤 부풀어 오르기도 했었다. 오랫동안 끊긴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작은 양이라도 매일 읽으려고 노력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시의 개역판만이 아니라 다양한 한글번역을...
요한계시록, 좀 더 이해하고 소화해서 요한계시록, 좀 더 이해하고 소화해서
요한계시록 상권과 하권
김상훈/감은사/고경태 편집위원


<감은사> 신학전문 출판사이다. "감은사는 신구약성서 및 초기기독교, 성서 언어 관련 도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출판사입니다." <감은사>에서 신현우 박사를 책임편집자로 신약성경주석시리즈(KECNT)를 진행하고 있다.  ■ 시리즈 소개 국제적 연구 업적을 내기 시작한 한국의 탁월한 차세대 신학자들이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적인 문법적-역사적 해석 방법으로 성경을 연구하여 우리 시대의 교회와 목회 현장에 친절하게 전달하는 주석 이 시리즈는 탁월성, 정통성, 현장성을 함께 추구하는 성경 각 권...
생생한 그리스도의 고난 묵상집 생생한 그리스도의 고난 묵상집
그리스도를 따라: 21일 고난 묵상집
박상민/토브북스/조정의 편집인


교회력으로 사순절이 2월 22일 수요일에 시작된다(4월 6일에 마친다). 기독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기 위해 가톨릭과 다른 방식으로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다가올 부활절을 기대하며 묵상과 기도를 통해 회개와 소망을 갖는 시간으로 삼는다. 어떤 사람은 교회력을 너무 중시하는 것을 형식주의와 율법주의로 보고 기피하는 한편 어떤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고 예배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공동체가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리스도인이 언제든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고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리는 ...
설교, 끝까지 인내하면 반드시 열매 맺는다 설교, 끝까지 인내하면 반드시 열매 맺는다
설교, 인내로 걷는 길: 적대감, 무관심, 냉소를 이기는 설교하기
브라이언 크로프트, 제임스 캐럴/김진선/디모데/조정의 편집인


설교자는 읽어야 할 책이 정말 많다. 책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자기에게 맡겨진 설교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설교자는 적어도 연구하고 있는 본문과 관련된 자료를 읽어야 한다. 많은 양의 주석과 사전, 지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화적, 역사적 자료들. 보통 설교자는 설교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대한다. 엄밀히 말해 가르치는 것도 사람을 가르치고 권면하고 위로하고 세워주기 위한 은사다(모든 은사는 다른 지체를 섬기기 위해 성령이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사람을 사랑하고 섬길 때 필요한 지혜와 도움을 주는 책을 참고할 필...
영혼을 깨우는 선지자적 외침, "하나님만 바라라" 영혼을 깨우는 선지자적 외침, "하나님만 바라라"
하나님을 갈망하다
A. W. 토저/이용복/규장/조정의 편집인


<하나님을 갈망하다>는 규장에서 출간한 A. W. 토저의 마이티 시리즈(Mighty Series) 33번째 작품으로, <예배인가, 쇼인가!>를 시작으로 <하나님을 갈망하다>까지 총 33권의 책을 통해 토저가 외쳤던 뜨겁고 강력한(mighty) 메시지를 이 시대 말씀과 성령으로 개혁되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지향한다. 영문판을 편집한 제임스 스나이더의 말에 따르면, <하나님을 갈망하다>는 무명이었던 토저를 알려지게 하고,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 드러나게 만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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