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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순의 인간, 그대로 사랑하기

정현욱 | 2018.11.22 12:59
모순의 인간, 그대로 사랑하기 도스토옙스키,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손성현/포이에마/정현욱 편집위원

모순의 인간, 그대로 사랑하기


 톨스토이의 글이 집에서 기르는 소라면, 도스토옙스키의 글은 야생의 코뿔소이다. 다듬어지지 않는 글, 길들일 수 없는 삶의 처절한 민낯, 포효하는 포식자들이 난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버젓이 신사의 영혼을 지배하는 곳이다. 생존을 위해 글을 썼다. 아니 놀음과 술을 위해 글을 팔았다. 그는 결코 거룩하지도 않으며, 아름답지도 않다. 작부(酌婦)의 음탕함을 숨기지 않고 글로 토한다. 역겨움과 섬뜸함을 참아내지 않으면 읽어낼 수 없다. 이것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세계다. 빚을 갚기 위해, 자연의 연인을 위해 미친 듯이 글을 썼다. 오타는 얼마나 많았던지, 편집자들은 원고를 수정하고 교정하기 위해 적지 않은 애를 먹어야 했다. 퇴고되지 않은 도스토옙스키의 글, 그렇기에 야생의 짐승처럼 사람들을 휘몰아쳐 간다. 석영중은 도스토옙스키의 이러한 면을 추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한 권의 책을 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 그를 천재 작가가 아니라고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지구에 몇이나 될까? 반백 살이 가까워 오는 나이지만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도스토옙스키를 사랑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에두아르트 트루나이젠. 칼 라너의 통찰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폭탄을 던진멋진 사나이 칼 바르트의 친구이며, 그와 함께 변증법적 신학을 발전시킨 인물이자 영혼 돌봄의 개념을 정립하여 목회상담의 이론적인 단초를 놓았던 인물이다. 에두아르트 트루나이젠의 책은 원시적 밀림 속에서 보이지 않는 길로 인도하는 원주민과 같다. 그는 나의 손을 끌고 거침없이 도스토옙스키의 밀림 속으로 이끌어 간다.

 

작년 큰맘 먹고 읽기 시작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백 쪽도 되지 않는 분량 속에 수십 명의 등장인물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름을 수첩에 메모하고 싶은 충동을 수십 번 느꼈다. 아마도 도스토옙스키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느꼈을 충동일 것이다. 수년 전 <죄와 벌>을 읽은 것 외에는 단 한 권도 읽어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영원한 숙제처럼 날 괴롭혀왔던 도스토옙스키의 책들은 원귀(冤鬼)가 되어 꿈속에서도 읽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이다. 약간의 해석이 필요한 문구지만 제목으로 적절하다. 저자가 말하는 지옥은 무엇인가? 성경이 말하는 지옥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지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신학인 셈이다. 엄밀하게 도스토옙스키의 저작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군상(群像)들을 통해 지옥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말한다. 저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스토옙스키가 그려낸 인물들을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인간론또는 인간관이라 해도 무방하다.

 

첫 장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2장은 도스토옙스키의 사람들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탐색한다. 아마도 4장은 이 책의 절정이자 가장 중요한 인물인 이반 카라마조프와 대심문관, 그리고 악마에 대한 이야기를 세밀하게 추적한다. 마지막 5장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란 제목을 붙였지만 아이러니하게 그럼에도 인간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다.

 

그럼에도 사랑해야 한다는 인간들을 누구일까? 아니 도스토옙스키가 그린 인간들은 어떤 부류의 인간들일까? 매우 적절한 구절이 첫 장 첫 페이지에 있다.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혀 길들여지지 않은 맹수들과 마주한 느낌.”

 

그들이 바로 도스토옙스키가 그려낸 인간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은 우리가 모르는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친구이며, 가족이고, 동료들이다. 그래서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면서도 아는 얼굴’(p.12)을 하고 있다. 온화하지만 살기를 품고 있는 포악함과 잔인함, 그리고 비열함과 간교함을 숨긴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 평범한 사람들은 베일을 쓰고 있으며, 야성과 본성을 감춘 이중적 존재들이다. 그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우리는 지옥이라고 말한다. , 어떤가? 이제 그 인간들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자백하고 싶지는 않은가? 도스토옙스키의 손가락은 정확히 책을 읽는 독자인 를 향하고 있다.

 

당최 변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없는 범죄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에게 당신은 어떤 판결을 내리고 싶은가?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 문제는 그 범죄자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 아니 나 자신이라는 것이 문제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타인이 범죄 하면 살인이고, 내가 범죄 하면 무엇인가? 용서해 달라고? 그렇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도스토옙스키는 바로 그런 인간들이 사는 세상을 지옥이라고 말한다. 그런 사람, 즉 당신 같은 사람들 말이다. 아니 나 같은 사람.

 

그가 보기에 인간은 그 자체가 하나의 질문이다. 자기 삶의 근원에 대한 질문, 단 하나의 위대한 질문, 하나님을 향한 질문과 다름없다”(p.67).

 

투르나이젠은 정확하게 간파했다. 도스토옙스키는 질문한다. 그 질문의 본질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이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4장이 답한다. 그는 무신론자이고, 대심문관이다. 그리고 그는 악마이다. 투르나이젠은 도스토옙스키가 교회의 허상과 꼼수, 간교함과 술수를 이반 카라마조프와 대심문관의 입술을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낸 장면들을 포착한다. 그것은 소실점의 하나님을 인간의 지성과 예측 가능한 삶의 그림 속에 욱여넣고’(p.109) 있는 인간들의 우상숭배적 행위다. 교회의 우상숭배는 손가락으로 하나님을 가리키고는 있으되 인생의 불가사의함에 대한 질문을 잠재워’(p.109) 버린다.

 

잠깐, 그러니까 투르나이젠이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님을 인간의 이성으로 추론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교회를 오히려 무신론자라고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창세기 3장으로 돌아가 보자. 첫 사람들의 타락의 핵심은 하나님을 통제하는 것이다. 모든 주도권을 자신이 쥐려는 것이다. 불순종, 타락, 범죄 등의 단어는 하나님의 계명과 명령을 전제한다. 하나님의 명령, 즉 하나님께서 가지신 통제권을 자신의 손에 쥐는 것이 타락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부정하는 무신론은 악마적이고 사탄적이다’(p.116) 그는 말한다. “그럼 너희들은?” 그래 교회는 하나님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가?

 

인간은 인간이고, 하나님은 하나님이다.” 온갖 모순과 불합리함, 악과 어리석음을 가진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경건 속에 악이 있고, 믿음 안에 악마적 본성이 숨겨져 있다. 그들은 익숙하나 낯설다. 그것이 인간이다. 투르나이젠은 말한다. 그렇기에 용서가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 인간은 모순 속에서 끊임없이 부활갈망’(p.133)한다. 영원하고 완전한 세계로의 환원.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타인에 대한 부정과 악은 모순으로 가득 찬 인간을 정죄하거나 신격화’(p.133)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을 붙잡고 씨름’(p.141)한다.

 

이 정도면 인간의 이성으로 하나님을 난도질한 자유주의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이지 않는가? 칼 바르트가 왜 투르나이젠과의 사귐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것 같다. 칼 바르트는 2판 서문에서 이렇게 투르나이젠을 칭송한다.

 

특히 투르나이젠은 갓 완성된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평가해 주었으며, 원고의 내용을 더욱 깊고 명료하고 예리하게 만들어 주는 제안을 많이 해주었다. 나는 그의 제안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이런 그의 헌신적인 노력은 숨겨진 기념비가 되었다”(손성현이 번역한 복있는사람출판사판을 인용).

 

이뿐 아니라 키르케고르와 도스토옙스키에게 배운 것이 많다고 말하며 특별히 에두아르트 트루나이젠의 암시가 내게 깨우침을 주었다고 에두르지 않고 말한다. 보수적 장로교회의 목사로서 칼 바르트는 곁눈질로 바라볼 필요도 있겠지만, 인간과 하나님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는 이 책은 아멘으로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참으로 멋지고 귀한 책이 번역되어 모두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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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인정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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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엔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는 성도가 있다. 많은 경우 교회에서 요구하는 봉사와 섬김의 기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여 헌신하는 성도가 그런 평가를 받는다. 새벽부터 나와 기도하고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큰 소리로 뜨겁게 찬양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는 삶의 여러 가지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붙들고 우직하게 신앙을 지키는 사람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한다. 믿음이 흔들릴 만한 어려움을 만났는데도 견고하게 서 있는 믿음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믿음이 ...
경이로의 초대 경이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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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퍽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은 창을 통해서지만, 잠시 새벽하늘을 바라봅니다.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신비로운 것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늘 새벽에 읽고 쓰지만, 새벽의 기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됩니다.치열함에 가려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여전히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더 알기 위해 애썼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저 고요함에 몸을 맡깁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에 잠시 나를 던집니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하나님의 충만함을 느껴봅...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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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태어나 자라고 지금은 목회로 섬기고 있는 유평교회는 매주 성찬을 통해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교회다. 처음엔 모든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성찬을 집행하는 줄 알았다. 오순절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고(행 2:46),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주간의 첫날에…떡을 떼려 하여 모였”던 것을 보면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떡을 떼는 성찬 예배를 드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행 20:7). 바울은 고린도 교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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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평교회는 1965년 미국과 영국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뿌린 복음이 낳은 열매로 시작되었다. 선교사는 형제단(기독교 형제단, 크리스천 브레드린이라고 불린다) 출신이었는데, 그래서 교회가 행하는 많은 사역 밑바탕에 형제단의 신학과 실천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보였던 교회가 자라면서 친구들이 전해주는 교회 모습과 달라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할지 고민할 때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교회에는 막강한 리더십을 가진 담임 목사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에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 정도로 막강한 독단...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초기 교회의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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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성경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 있을까요?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 등으로 인한 차이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어떠한 책으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경에 관한 관점은 더욱 상이해집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논의는 매우 복잡해집니다.『초기 교회의 성경』은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고자 쓴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는 특유의 객관적이고 간결한 글쓰기를 통해 명쾌하게 성경의 ...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하나님의 날개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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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본을 받아 그를 따라가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힘들고 고되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척박한 길을 걸어갈 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북돋아 주고,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깊은 묵상과 치밀한 연구, 타인을 향한 공감이 배어있는 설교를 들으면 머리가 번쩍이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한 설교는 깨달음과 더불어, 태도나 행동의 변화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그런 설교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모세오경에서 창세기부터 모세오경에서 창세기부터
창세기를 캐스팅하다
김준수/밀라드/고경태 편집위원


10월에 김준수 목사(밝은세상교회)는 『창세기를 캐스팅하다』(밀라드)를 출간했다. 김준수 목사는 6년 전 『모세오경: 구약신학의 저수지』(킹덤북스)을 출간했다. 김준수 목사는 오경에서 “창세기” 편을 개정 증보하여 출판했다.   김준수 목사는 『모세오경』이 “이전 책이 워낙 무겁고 분량이 많아 읽기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서 고심한 끝에 책을 7권으로 분권하기로 결심하고, 맨 첫 번째 책으로 선보이게 된 게 『창세기를 캐스팅하다』”라고 소개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모세오경 시리즈(1)”이다. 이전에 출간된 도서에서 ...
내어줌의 공동체 내어줌의 공동체
날다, 떨어지다, 붙잡다
헨리 나우웬, 캐럴린 휘트니-브라운/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명예편집위원


나를 내던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평판, 소소하게 누려왔던 안정을 내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나를 내어준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왠지 비효율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치고 고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평안과 안정을 추구합니다. 누군가에게 완전하게 수용 받고 싶습니다.  타인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었을 때, 우리는 수용 받고 사랑을 누립니다. ​헨리 나우웬(Henri J. M. Nouwen)은 하버드 대학의 교수직을 내려...
교회는 복음으로 양육되어야 한다 교회는 복음으로 양육되어야 한다
복음 교실: 문답으로 배우는 핵심 복음
박호석/크레도북스/조정의 편집인


하나님은 모든 시대 자기 백성이 당신의 뜻을 알고 순종하기를 원하신다. 단순히 지식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으로 수행하기를 원하시고,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감정까지 변화시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원하신다. 예수님도 자기 제자를 세우시면서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계명을 지킨다’고 하셨고, 승천하시면서 제자로 삼는 사명을 위임하실 때도 “내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라고 명령하셨다. 베드로 역시 유서와 같은 편지를 남기며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라”라...
입체적으로 만나는 바울의 편지 입체적으로 만나는 바울의 편지
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
정은찬/Ivp/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할 때가 많습니다. 그들이 들려주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지 못하여, 오해를 할 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그들의 진심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곡해하고, 내가 원하는 바대로 상대를 재단할 때도 있습니다.지금 현재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과도 완벽한 의사소통은 힘듭니다. 눈을 마주치고, 마음을 열고, 에너지를 쏟아야만 소통이 시작됩니다. 2000여 년 전, 우리와 다른 문화와 세계관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는 더욱 힘...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당신에게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당신에게
예수님을 만난 신약의 사람들
조영민/죠이북스/서상진 편집위원


우리가 구원받았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세상을 향해 일할 때, 감정적으로 행하시는 분도 아니며, 순간적인 느낌으로 행동하시는 분도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실 때, 창세 전부터 구원에 계획을 세우시고, 우리를 선택하시고, 그 선택함을 통해 우리가 구원받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우리가 알 때,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사랑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조영민 목사는 작년에 『하나님을 선택한 구약의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구약에 나오는 열 세 명의 사람에 대한 인물을 ...
교회, 하늘 가족 공동체 교회, 하늘 가족 공동체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홍동우/지우/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언젠가 한 청년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며 저를 찾아왔습니다. 중간에도 계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터라 어느 정도 갈등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양상이 조금 달랐습니다.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친구가 자신에게 먼저 친구 관계를 정리하자고 말했던 것이니까요.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알고 보니 매사 적극적이고 리더십이 있던 이 청년이 관계의 주도권을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갈등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가령 "왜 너는 너의 마음을 ...
그리스도의 제자는 그리스도의 삶을 따른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그리스도의 삶을 따른다
예수가 가르친 제자도: 참된 제자가 주님을 따르는 7가지 원리
찰스 스펄전/송용자/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터치북스에서 네 번째 <스펄전 위즈덤 시리즈> 책을 냈다. <응답이 보장된 기도>, <승리가 보장된 싸움>, <예수가 주는 평안>에 이어서 <예수가 가르친 제자도>가 그 주인공이다. 출간 10주년 기념으로 큰 글자판을 제작한 것인데, 그만큼 오래전에 선포된 메시지라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스펄전이 전했을 때는 더 옛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메시지 자체는 전혀 오래된 느낌이 없다. 시대 상황에 맞지 않거나 청중의 문맥에 크게 벗어나지도 않는다. 그만큼 스펄전이 자기 메시지에 변...
변증, 중지할 수 없는 교회의 사명 변증, 중지할 수 없는 교회의 사명
변증이 신학이다
김요한/CLC/고경태 편집위원


2022년에 유튜브 ‘다마스커스TV’의 오성민 대표와 ‘엠마오 연구소’의 대표 차성진 목사가 개최한 ‘기독교 변증 서바이벌 토론 대회’인 ‘홀리컴뱃’(Holy Combat)을 개최했다. 기독교 변증의 대중화를 위해서 기획한 토론 대회로 9월에 개최해서 8명이 참가해서 7번 라운드를 진행하여 12월에 마감했다. 이 대회의 우승자는 감리교 목사인 김요한이다. 김요한 목사는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구성감리교회를 사역하고 있는 30대 젊은 목회자이다. 김요한 목사는 <변증이 신학이다>라는 저술을 CLC에서 출판했다. <변증이...
목회자의 상담, 무엇이 다른가? 목회자의 상담, 무엇이 다른가?
목회자, 기도하는 상담가
데이비드 폴리슨/김진선/토기장이/조정의 편집인


미국 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서 성경 상담학을 배울 때, 데이비드 폴리슨은 주요한 참고 도서의 저자이자 상담학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교사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상담학을 가르친 교수이자 성경 상담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제이 아담스에 이어서 관련 학문을 더 정교하고 조직적으로 확립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히스 램버트는 <성경적 상담의 핵심 개념>이란 책에서 이에 관한 자세한 배경과 개선점을 분석했다(국제제자훈련원, 2015). 차이점이 분명 있지만, 큰 관점에서 보면 아담스나 폴리슨 모두 성경을 권...
복음주의자는 왜 쉽게 바리새인이 되는가? 복음주의자는 왜 쉽게 바리새인이 되는가?
복음주의 바리새인
마이클 리브스/송동민/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복음의 사람들: Gospel People>로 복음주의가 무엇인지 명쾌한 정의를 내린 마이클 리브스가 이번엔 <복음주의 바리새인: Evangelical Pharisees>라는 책으로 복음주의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율법주의 문제를 제대로 다뤘다. 어떻게 성경의 권위를 철저히 인정하고 본문이 말하는 것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말씀대로 살기 위해 힘써 노력하는 이들이 잘못될 수가 있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고 저자 리브스는 말한다. 예수님이 가장 무섭게 책망하신 이들도 그랬다. 영생을 얻고자 늘 성경을 상고...
더 크게 기도하는 법 더 크게 기도하는 법
더 큰 기도를 하라
알리스테어 벡/구지원/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알리스테어 벡을 처음 접한 것은 2015년 부흥과개혁사에서 출간된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읽었을 때다. 싱클레어 퍼거슨과 함께 쓴 이 책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담긴 풍성한 영적 매력에 푹 빠진 경험이 생생하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파크사이드 교회 담임 목사이자 라디오 및 온라인 강사로 전 세계 기독교인을 가르치고 있는 성경 교사인 알리스테어 벡의 책은 생각보다 한국에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믿음을 지킬까>(두란노, 2022), <여름날 말씀 묵상&g...
당신의 삶은 누구를 치유하고 있는가? 당신의 삶은 누구를 치유하고 있는가?
아프리카의 빨간 지붕 병원: 나이지리아로 간 외과 의사 이야기
이재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예수님의 주요 사역 중 하나는 병 고침이었다(“큰 무리가 따르거늘 예수께서 거기서 그들의 병을 고치시더라”, 마 19:2). 하지만, 치유 사역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 치유하시는 분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열 명의 나병 환자 중 한 사람만 돌아와 주님께 감사했을 때, 주님은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라고 말씀하시면서 그가 육신의 질병뿐만 아니라 영적 질병인 죄에서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확증하셨다(눅 17:19). 아무도 할 수 없는 방법과 수준으로 생명을 다루시는 분만이 영원한 생명을 좌지우지하실 수 있는...
주님은 어떤 감정생활을 하셨을까? 주님은 어떤 감정생활을 하셨을까?
우리 주님의 감정생활
B. B. 워필드/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 4:15)성경은 명백히 예수님의 인성을 인정한다. 그래서 누구든지 그것을 부정하면 이단으로 정죄 받는다. 사도 요한은 거짓 선지자가 적그리스도의 영에 따라 미혹하는 말을 분별하라고 경고하면서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요일 4:2-3). 그런데, 예수님이 육체로 오셨다는 말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사람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무척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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