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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의 양심은 말씀에 사로잡혔습니다

방영민 | 2018.10.13 09:57
나의 양심은 말씀에 사로잡혔습니다 루터, 혼돈의 숲에서 길을 찾다/김용주/익투스/방영민 편집위원

나의 양심은 말씀에 사로잡혔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 첫 해를 보내고 있다. 15171031일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이 비텐베르크 성교회의 문에 붙은 이후 그 개혁의 정신과 가치는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루터는 교황을 제거하고 그때의 교회를 뒤집으려는 목적으로 게시한 것이 아니다.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수로서 언제든지 토론을 제안할 의무가 있었기에 당시의 부패하고 타락한 교회의 모습과 부덕한 사제의 모습을 보며 토론을 제시할 목적으로 붙인 것이 큰 불씨가 되었다.

 

그 질문과 저항이 담긴 글은 이내 독일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고, 오늘날 우리 교회까지 이어지는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작센 지역의 부흥사들이 교회를 다니며 선포하는 면죄부에 대한 설교는 양의 탈 쓴 이리와 다를 바 없었다. 헌금함에 넣는 동전소리에 연옥에 있는 영혼들이 춤을 추고 기뻐할 것이라고 가르친다. 교회는 성도들을 무지하게 만들었고, 사제의 수준 또한 루터가 대교리문답에서 너희는 개집이나 지키라고 말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교황의 권력은 하나님 보다 높았으며 교회는 구원을 책임지는 변질된 집단이 되었다.

 

이 책은 루터에 대하여 한국인이 쓴 평전이다. 저자는 루터 연구가로서 루터의 원전을 바탕으로 그의 글을 인용하며 그의 삶을 조명한다. 그의 출생에서부터 어둠의 시간, 구원의 시간, 개혁의 시간, 시련의 시간, 교육의 시간으로 나누어 그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하여 정확한 정보와 평가를 제공한다. 또한 지금까지 논란이 되는 에라스무와의 갈등이나 농민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필자는 혼돈의 숲에서 길을 찾는 루터의 책을 보며 네 가지 정도로 그 특징을 서술하고자 한다. 첫째는 십자가 신학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은혜가 되고 감동이 되었던 것인데 루터는 감추어지고 가려졌던 십자가를 밝히 붉게 드러낸다. 중세 때 모양만 있는 물건이고 벽에 붙어만 있는 가치였는데, 그 모양이 교회에서 구체화되고 삶에서 실제화 되는 가치가 된다. 십자가는 그의 신학의 심장이고 그리스도를 만나는 장소이다.

 

중세 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스콜라 철학이 학문의 방법이였고 교회는 영광의 신학만 가르쳤는데, 루터는 십자가 신학을 강조하고 거기서부터 교회와 성도가 출발해야 된다고 한다. 영광의 신학으로 뒤덮여 거품과 허위와 가식으로 살아가는 중세교회는 거짓된 교회였다. 거짓신학이 거짓교회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신학실종은 윤리실종을 낳았고 교회와 성도를 썩게 하였다.

 

그런 면에서 루터는 십자가에서 자기 죽음과 십자가를 통한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강조한다. 죄인이라는 철저한 자기 인식과 고백이 있어야한다. 자기 영혼의 부패함을 모르고는 그리스도를 찾을 수 없다. 자기의 죄인됨과 본성의 악함을 발견하지 않고는 구원해 달라고 부르짖지 못한다. 십자가에서 철저히 회개한 자가 행복한 교환을 받을 수 있고, 삶에서도 시련과 고난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십자가를 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칭의다. 루터는 이것을 교회의 서고 넘어지는 교리라고 한다. 루터는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부터 죽음의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렸고 죄와 구원에 관심이 많았다. 어거스틴 수도원에 들어오긴 했지만 매일 반복되는 고해성사는 그에게 어떠한 만족과 자유를 주지 못했고 오히려 자신의 모순점만 발견되고 의문만 더 커져갔다. 그러던 중 정말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는지, 우리는 그리스도를 만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심은 더 깊어져갔다.

 

그러다 시편과 로마서를 통해 의에 대한 혁명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의라는 것은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두 책에서 발견되는 의는 건지시고 용서하시고 구원하시는 의인 것이다. 이전에 율법적으로 적용되었던 의가 복음적인 옷을 입고 칭의라는 놀라운 은혜가 낯선 의로 외부로부터 공급되었던 것이다. 능동적인 의로 살아야했던 그에게 이 그리스도의 수동적인 의는 놀라운 자유와 해방을 가져다 주었다.


이후 루터의 의는 히브리서와 갈라디아서 그리고 창세기 강해를 통해 더 깊어지고 발전한다. 칭의를 통해 신앙은 영혼과 인격의 전체적인 변화이다. 삶의 주인이 확실하게 바뀌는 것이고 이전과 다른 거룩을 향한 역동적인 삶이다. 또한 이것은 법정적인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사랑을 낳는 칭의이다. 거룩한 칭의는 순결한 사랑을 낳는 것이니 일각에서 루터의 칭의의 편협함을 말하는 것은 이 글을 통해 잘못되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칭의에 대한 부분은 저자의 책 루터에게 칭의를 묻다를 보면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성경의 권위를 세운다는 것이다. 루터의 가장 큰 공은 아마도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 것이다. 당시 교회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소유하고 이것으로 미사를 하였다. 무능한 사제들도 라틴어에 능통하지 못했는데 먹고 살기도 힘든 백성들은 이 언어에 더 무지하였다. 하지만 루터는 보름스 회의에서 파문 당한 후 작센의 영주 프리드리히의 도움으로 아이제나흐의 바트부르그 성에서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다. 그리고 이 성경은 백성의 손에 쥐어지고 민중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교회에서 성경이 막히고 성경이 바르게 설교되지 않는다면 교회는 죽어갈 것이고 하나님의 영광이 떠날 것이다. 성도의 심령에 말씀이 사라지고 말씀의 능력이 약해진다면 세상을 따라가는 곳이 될 것이다. 그러니 중세의 교회는 말씀을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곳이었다. 하늘을 향해서는 커튼을 치고 세상을 향해서는 거대한 탑을 쌓았다. 성경은 교회에게 사유화 되었고 백성들은 소유하지도 읽지도 못했다.

 

이런 가운데 루터의 번역은 교회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것이었고 불통의 시대를 소통의 시대로 바꾸는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니 구원과 삶의 유일한 기준으로 성경을 제시하는 루터는 교황이 볼 때 이단자요 배신자였다. 교황의 권위를 훼손하고 교회를 어지럽히는 자였다. 그리하여 결국은 이단으로 사제직을 박탈당하고 교회에서 파문당하지만 그는 이것을 십자가 받아들이고 말씀에 붙잡혀 사는 자의 영광으로 받아들인다.

 

넷째,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이다. 루터는 교회의 개혁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의 사상과 가르침은 성경적이고 혁명적이었다. 시대를 깨우는 역사적인 전환이었다. 그러나 종교개혁은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고 교회만의 소유가 되지 않았다. 종교개혁은 교회부터 변하는 것이 맞지만 교회에서부터 흘러가는 것이다. 루터 또한 음악과 미술과 구제와 정부를 통해 삶의 전 영역에서의 개혁을 가르치고 주장하였다.

 

우리가 알 듯이 그는 음악을 통해서 복음과 그리스도를 효과적으로 전하였고 미술을 통해서도 성경의 메시지를 전하도록 권하였다. 아울러 정치 윤리로서 두 정부론을 주장하며 교회와 정부는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한다. 어거스틴의 신의 도성처럼 하나님과 악마의 통치가 대립되는 것으로 보지 않고 교회와 정부는 동일하게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다. 교회는 의를 만들어내고 정부는 평화를 보호하고 악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루터는 경제와 복지에 있어서도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당시 가난한 자가 많은 것에 대하여 경제 구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귀족들에게 구제에 대한 당위성을 요구하는 그의 글은 오늘날 보수적인 교회와 성도들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필자는 개혁에 대한 그의 글과 의지를 보며 우리가 너무 루터를 교회 안에만 가두어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후 그의 연구에 이 부분은 더 발전될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루터가 당시 부패하고 타락한 교회로부터 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교회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고 사람이 하나님이 된 암울했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낼 수 있었을까? 오늘날 하나님의 이름으로 교회놀이와 종교장사를 하는 교회를 보며 부끄러움과 수치를 감출 수가 없다. 가톨릭은 교황이 한 명이지만 개혁된 교회에는 수많은 교황이 교회에 자리잡고 있다.

 

눈 멀고 병든 교회에서 진리를 재발견하여 개혁된 교회가 되었는데 이제는 개혁의 대상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쩔 때는 필자도 이럴거면 교회는 차라리 없는게 성도에게 더 유익하겠다는 웃픈 생각이 간혹 들기도한다. 중세 때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을 팔고 돈을 거둬들인 것처럼 오늘날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목사가 우상이 되고 교회는 장사판이 되었다. 중세 때의 어두운 모습이 오늘과 겹쳐지는 것에 당혹스럽다.

 

필자가 볼 때 루터가 이런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는 말씀에 사로잡힌 사람이었다. 보름스에서 외쳤던 내 양심이 말씀에 사로잡혀서 성경적으로 믿는 것은 어떤 것도 철회할 수 없다고 외쳤던 말, 그는 진리에 의해 인도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오늘날 교회가 탐욕에 눈이 멀어 두 눈 뽑힌 삼손처럼 하나님을 짓밟고 수치와 조롱을 당하는데, 다시 한 번 말씀에 사로잡히는 역사가 있어서 지속적으로 개혁된 교회를 이어가길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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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십자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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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Edgar McGrath)는 1953년생으로 21세기 복음주의 신학자 중에서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그는 잉글랜드 국교회의 사제(Anglican priest)이다. 존 스토트(John R. W. Stott, 1921-2011), 제임스 패커(J. I. Packer, 1926-2020)는 잉글랜드 국교회 사제이다. 맥그라스는 전문 신학자이지만, 그의 많은 저술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참고로 로이드 존즈는 웨일즈 회중주의자라고 위키페디아서 소개하는데, 다른 표현으로는 웨일즈 독립파이다. 웨일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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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는 우리나라에 기독교 세계관을 최초로 소개한 분이다. 손봉호 교수는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고, 한국 사회에 자유대학 설립자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 세계관 운동을 전개했다. 그런 2023년에 손봉호 교수가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을 출판했다. 우리는 공동구매를 해서 읽고 독서 토론을 했다(광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강성률 장로). 토론에서 나온 간단한 이야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손봉호 교수가 제시한 내용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 관한 부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철학이...
오리게네스, 오리겐이 우리에게 오다 오리게네스, 오리겐이 우리에게 오다
오리게네스 성경해석학 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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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계일의 <오리게네스 성경해석학 서사기>는 깊은 학문성이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신학 근본 체계를 연구한 매우 좋은 저술입니다. 이러한 작품들이 등장하게 됨으로 우리의 신학이 기독교 학문 체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글이 1차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시도입니다.   곽계일 박사는 루터파 연구자로 교부학과 유대교 랍비 문헌학 연구를 하는 전문가입니다. 교부 문헌을 연구하는 매우 귀한 자원인데,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
SNS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복음적으로 행동하라 SNS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복음적으로 행동하라
SNS에서 당신은 그리스도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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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상담학에서 일반적인 원칙으로 가르치는 변화된 삶의 원칙은 ‘반응하지 말고 행동(순종)하라’이다. 죄인은 자연스럽게 육신의 욕구대로 반응할 때가 많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대로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행동하려면 반드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롬 12:2). 이 복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은 거의 대부분 어그러지고 이기적이며 악한 특성을 갖는다. 이 세대에 만연한 ‘반응성’의 특징이 바로 이 악한 반응성이...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성경적 교회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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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북미에서 해마다 평균 약 3,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지금 남아 있는 교회 중 약 88-91퍼센트의 교회가 점차 죽고있다는 통계 자료는 참으로 충격적이다. 대략 10퍼센트 정도의 교회만 건강한 교회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10퍼센트도 성도의 숫자만 계산한 결과라서, 교리의 건전성, 성도의 삶의 거룩함, 교회의 건강한 기능 등을 모두 고려하면, 극히 적은 숫자만이 건강한 교회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인구 대비 기독교 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의 교회가...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겸손: 나를 내려놓는 기쁨
개빈 오틀런드/이지혜/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빌립보서 1장 27절에서 2장 3절의 내용을 바탕으로 복음에 합당하게, 연합하여, 용기 있고,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복음의 가치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부합하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개빈 오틀런드로 개혁된실천사에서 2023년에 출간된 <목숨 걸 교리 분별하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온유하고 겸손하니>, <더 깊게>를 쓴 데인 오틀런드와 헛갈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개빈은 데...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대로 삶: 그리스도인이 추구할 최우선 가치
싱클레어 B. 퍼거슨/구지원/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 기획자인 마이클 리브스는 복음과 복음에 합당한 삶이 심한 간극을 보이는 작금의 사태를 경계하며 “복음대로 사는 삶은 오늘날의 교회엑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이 온전함은 복음에 우리의 머리와 가슴과 삶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으로, 도덕이나 정통 교리보다 더 필요하다”라고 시리즈 서문에서 그 취지를 밝혔다(11p). 빌립보서 1장 27절-2장 3절에서 네 가지 ‘복음대로 삶’의 특징을 찾았는데, 첫째로는 “합당함”이고 퍼거슨을 통해 <복음대로 삶: 원제는 “Worth...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용서를 선택하라
낸시 드모스 월게머스/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용서는 선택이지만,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용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나아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용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반역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지극히 합당한 일은 심판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용서를 선택하셨다. 그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가볍게 던지는 말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용서는 가해자의 죄책을 피해자가 갚겠다는 의지적인 선택이다. 상식에서 벗어나고 당위성도 떨어진다. 죄를 선택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친 자를 완전히 압도하...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태도, 믿음을 말하다
조명신/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목소리 높여 오랫동안 기도하는 사람의 영성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큰 목소리로 장시간 타인을 비난한다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믿음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확실합니다. 말과 행동, 태도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의 신앙은 겉치레에 불과합니다.저는 설교나 강의에서 강조합니다. 인격과 존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속 사람부터가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우리 주님도 겉만 번드르르한 사람들에게 여러 번 책망을 하셨습니다.멋들어지...
전도서의 지혜 전도서의 지혜
더 바이블 전도서: 성숙한 신앙을 위한 지혜
송민원/감은사/모중현 편집위원


성실하고 치열하게 살았지만, 변한 것은 없는 듯 보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셈에 바쁩니다. 자신에게 유익이 되거나, 자신보다 강자라고 여겨지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합니다. 반대로 손해를 끼칠 것 같거나, 약한 사람에게는 비판적입니다.정해진 삶의 법칙대로 최선을 경주하지만, 우리의 삶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우리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악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악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광과 명예를 얻는데 말입니다.어쩌면 우리는...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정민교/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함이 커져갑니다. 크나큰 장벽 앞에 나의 연약함과 한계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이 상황에서 나의 힘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뒤덮습니다.빛이 비칩니다. 그 빛은 참으로 밝습니다. 한순간에 어두움을 몽땅 녹여버립니다. 언제 주위가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빛은 강렬합니다. 우리의 인생 한가운데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빛은 우리 삶에 개입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굴곡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둠과 ...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레베카 맥클러플린(Rebecca McLaughlin)/김은홍/죠이북스/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는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이미 형성된 시각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작동합니다. 관점이란 것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 품이 넓지 못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미 형성된 관점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힘의 논리는 객관적인 설명이나 마음 담은 요청이 아니라,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강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많이 직면합니다. 그저 힘(나이나 직위 등)이 더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교리 박사님의 크리스천 코믹스: #1. 성경의 이미지
프레드 샌더스/이철민/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만화는 어렵고 복잡한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래서 여러 기독교 출판사에서 만화로 풀어낸 성경, 위인전, 교리 서적을 출판했다. 한편, 만화로 교리를 담아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첫째로,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만화는 그림체가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에 맞아야 한다. 옛날 그림체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려내는 실력이 떨어지면 잘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둘째로, 정반대의 측면에서, 그림이 아무리 훌륭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해도, 담아내는...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
찰스 스펄전/송용자/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우리 주변엔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는 성도가 있다. 많은 경우 교회에서 요구하는 봉사와 섬김의 기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여 헌신하는 성도가 그런 평가를 받는다. 새벽부터 나와 기도하고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큰 소리로 뜨겁게 찬양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는 삶의 여러 가지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붙들고 우직하게 신앙을 지키는 사람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한다. 믿음이 흔들릴 만한 어려움을 만났는데도 견고하게 서 있는 믿음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믿음이 ...
경이로의 초대 경이로의 초대
경이라는 세계
이종태/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퍽퍽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은 창을 통해서지만, 잠시 새벽하늘을 바라봅니다.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신비로운 것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늘 새벽에 읽고 쓰지만, 새벽의 기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됩니다.치열함에 가려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여전히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더 알기 위해 애썼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저 고요함에 몸을 맡깁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에 잠시 나를 던집니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하나님의 충만함을 느껴봅...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배부름과 기쁨의 식사
이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필자가 태어나 자라고 지금은 목회로 섬기고 있는 유평교회는 매주 성찬을 통해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교회다. 처음엔 모든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성찬을 집행하는 줄 알았다. 오순절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고(행 2:46),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주간의 첫날에…떡을 떼려 하여 모였”던 것을 보면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떡을 떼는 성찬 예배를 드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행 20:7). 바울은 고린도 교회 편지...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기독교 형제단의 역사와 신앙
방기만/CLC/조정의 편집인


유평교회는 1965년 미국과 영국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뿌린 복음이 낳은 열매로 시작되었다. 선교사는 형제단(기독교 형제단, 크리스천 브레드린이라고 불린다) 출신이었는데, 그래서 교회가 행하는 많은 사역 밑바탕에 형제단의 신학과 실천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보였던 교회가 자라면서 친구들이 전해주는 교회 모습과 달라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할지 고민할 때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교회에는 막강한 리더십을 가진 담임 목사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에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 정도로 막강한 독단...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초기 교회의 성경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김기철/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오랜 시간 동안 성경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 있을까요?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 등으로 인한 차이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어떠한 책으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경에 관한 관점은 더욱 상이해집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논의는 매우 복잡해집니다.『초기 교회의 성경』은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고자 쓴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는 특유의 객관적이고 간결한 글쓰기를 통해 명쾌하게 성경의 ...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하나님의 날개 아래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홍종락/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주님의 본을 받아 그를 따라가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힘들고 고되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척박한 길을 걸어갈 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북돋아 주고,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깊은 묵상과 치밀한 연구, 타인을 향한 공감이 배어있는 설교를 들으면 머리가 번쩍이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한 설교는 깨달음과 더불어, 태도나 행동의 변화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그런 설교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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