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평

하나님은 어떻게 우리와 함께 계시는가?

정현욱 | 2018.01.27 13:22
하나님은 어떻게 우리와 함께 계시는가? 무대 뒤에 계신 하나님: 에스더/웨인 바크후이젠/송동민/이레서원/정현욱 편집위원

하나님은 어떻게 우리와 함께 계시는가?

 

신의 자비는 너무나 커서 숨어 계실 때에도 우리를 유익하게 가르치신다면, 모습을 드러내실 때 신에게서 우리가 기대하지 말아야 할 빛이 뭐가 있겠는가?”

 

블레이즈 파스칼이 <팡세>에서 한 말이다. 파스칼이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하다. 하나는 하나님은 언제나 가르치신다는 것이고, 또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거부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부재를 통해서도 말씀하시며, 임재를 통해서 분명하게 가르치시니 누가 그 가르침을 마다해야 하는가? 그것은 부당한 처사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질문 하나를 던진다. ‘하나님은 정말 부재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시는가?’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자신의 부재를 통해 임재를 드러내시는가?’를 질문할 수 있다. 느낄 수도 없고, 대화할 수도 없고, 만져지지도 않는 하나님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을까? 성경은 곳곳에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고, 동풍을 바다에 던지고, 홍해를 가르고, 반석에서 물이 나오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는 기적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어떤가? 응답되지 않은 기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함정처럼 앞길에 놓여 있다. 철야 기도를 마치고 나와도 회사는 부도 직전이고, 40일 금식이 끝나도 집 나간 아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우리는 그때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과 함께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실까?’라고 중얼거린다. 성경의 세계와 우리의 실존은 너무나 다르다. 나는 이 갈등 속에서 성경을 읽으며 끊임없이 하나님의 임재를 찾는다. 하나님은 참으로 숨어 계시는 것 같다.

 

무대 뒤에 계신 하나님이란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 섬뜩함을 느꼈다. 에스더를 모르기 때문도 아니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헷갈려서도 아니다. 제목은 분명하게 하나님은 계시다고 말한다. 그렇다. ‘계신 하나님이다. 그러나 불행하게 하나님은 무대 뒤에계신다. 분명 하나님의 계심을 알지만 무대 위에 있기 때문에 오감을 통해 경험할 수 없는 하나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만나야 할까? 나는 질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1-3장까지는 개요 부분으로 에스더의 서론과 신학적 논쟁, 그리고 내러티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4장부터 9장까지는 에스더를 샅샅이 탐색하며 하나님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10장은 제목 그대로 결론이다. 저자는 제목에서 의도한 대로 숨어 있지만 계시는 하나님, 통치하시는 하나님, 섭리와 은혜를 설명해 준다. 우리는 이미 에스더서가 유대인들이 부림절을 기원하기 위해 역사적 사건을 제공하고 있음을 안다. 나의 관심은 결론이 아닌 과정, 즉 그들이 구원받는 여정 속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역사하시고, 부재 속에서 어떻게 임재하는가를 알고 싶었다. 아니, 저자는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는가 너무나 궁금했다. 하루라도 하나님이 은혜가 채워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위기 속에 있는 나에게 하나님의 부재는 저주처럼 들린다. 그러니 더 간절함으로 읽히지 않을까?

 

한 왕이 있다. 그는 인도로부터 구스까지 백이십칠 지방을 다스리는 왕이다. 당시 알려진 모든 세계를 지배하는 왕인 것이다. 그 왕의 이름은 아하수에로 왕이다. 그가 왕이 된지 삼 년 큰 잔치를 베푼다. 왕후를 잔치에 초대했으나 거절한다. 왕은 회의를 하여 왕후를 폐위시키고 새 왕후를 선출한다. 그런데 왜 왕후가 왕의 초대를 거절했을까? 성경은 왕후를 침묵과 비밀 속에 내던지고 곧바로 새로운 왕후 선출 이야기로 끌고 간다. 저자는 이 부분을 이미 하나님이 무대 뒤에서 일하기 시작하셨음을 시사하는 것일까?’(50)라고 자문한다. 대체될 왕후는 현재의 왕후 와스디보다 나은’(1:19) 사람이어야 한다. 나은 사람은 왕의 절대적인 권위에 거역하지 않을 이’(51)를 가르킨다. 하지만 에스더는 왕의 명령을 거역하고 목숨을 담보로 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어쩌면 에스더는 와스디보다 나은왕후가 아니다. 어쨌든 에스더는 왕궁 속에 숨겨진다.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유대인들은 유배된 상태다. 그들이 믿었던 여호와 하나님은 역사의 저편으로 도망가 버린 듯하다. 포로가 된 유대인들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137:1). 그들의 삶은 유린되었고, 이방인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이제 그들은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그럭저럭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성의 문지기가 된 모르드개는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알게 된다. 모르드개는 이 사실을 에스더에게 알렸고, 사건을 처리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모르드개의 공은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치하(致賀) 받지 못한다. 그의 업적도 역사의 이면(裏面)으로 숨겨진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원수인 아각의 후손인 하만이 인정을 받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그는 교만하고 악하다. 아부를 즐긴다. 그러나 유일하게 모르드개만이 그에게 절하지 않는다. 그는 분개하고, 모르드개가 유대인임을 알고 유대인 모두를 죽이려는 음모를 계획한다.

 

그러나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다. 모르드개는 이 사실을 알고 유대인들에게 금식과 기도를 주문한다. 하만의 음모로 인해 숨겨진 에스더는 사건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그것은 하만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음모가 집행될 왕의 조서가 다양한 언어로 기록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바벨탑 사건(11)의 재현이며, 오순절 사건을 통해 역전될 것이다. 저자는 그 칙령의 표현방식을 살펴보면, 그 속에는 오래전에 하나님이 내리셨던 명령을 대신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음이 드러난다.’(70)고 말한다. 악의 세력과 선한 세력은 창조 때부터 종말까지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칙령은 내려졌고 이제 돌이킬 수 없다. 더 이상 피할 길이 없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고통의 골은 깊어진다. 하나님은 왜 악을 내버려 두실까? 악은 왜 흥왕할까? 모르드개는 에스더를 찾아가 왕에게 호소하라고 강청한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모르드개의 말속에서 의미심장한 주제가 끌려 나온다. 그것은 에스더가 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 유대인들을 구원하실 것이다. 모르드개는 하나님께서 유대인들을 지켜 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다. 에스더는 드디어 결단한다. 그리고 죽으면 죽으리이다’(4:16)라고 왕 앞에 나아간다. 에스더는 그냥 나가지 않는다. 모르드개에게 사흘 동안 밤낮 기도할 것을 요청한다. 에스더가 요청한 기도의 의미가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 이 사건에 하나님의 개입이 필요하다’(81)는 의미가 아닌가. 숨겨진 익명의 존재인 에스더, 그녀는 이제 자신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숨겨진 하나님의 존재를 사건 속에 끌어 들인다.

 

마침내 에스더는 왕에게 하만을 처단하는 묘안을 짜내어 사건을 해결한다. 에스더서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유다인 모르드개가 아하수에로 왕의 다음이 되고 유다인 중에 크게 존경받고 그의 허다한 형제에게 사랑을 받고 그의 백성의 이익을 도모하며 그의 모든 종족을 안위하였더라”(10:3). 에스더의 마지막은 욥기의 마지막 장면처럼 보인다. 욥이 다시 회복하고 마침내 거부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야고보서는 욥의 인내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드러낸다고 선언한다(5:11). 욥에게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었다. 욥에게 고난이 닥칠 때 침묵하셨고, 친구들의 고소에 고통당할 때 변호하지 않으셨다. 욥의 가장 큰 고통은 자신이 고통당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하나님의 답을 얻지 못한 점이다. 마지막에도 하나님은 욥에게 답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물으신다. 하나님의 물음은 네가 이런 것을 알 수 있느냐?’이다. 욥은 모른다고 답한다. 

 

실제로 에스더서는 모든 것이 숨겨져 있다. 와스디의 거절도, 모르드개의 업적이 잊혔다고 갑자기 잠이 오지 않아 역대 읽기를 읽는 것도 그렇고, 펼쳐진 부분이 하필이면 모르드개가 고발한 부분인지 모른다. 수많은 우연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분명히 이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로 여길 일이 아니다. 이때에는 마치 하나님이 새로운 변화의 장을 열어 가시는 듯하다. 결국 하나님의 역사의 주관자이시지 않은가?”(94).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하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해석할 때 우연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우연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우연을 움직이는 하나님의 을 보아야 한다.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이 옳음을 입증하실 것이며, 악은 마침내 무너지고 말 것’(100)임을 믿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상황에 함몰되어 그 너머를 보지 못한다면 절망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심지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보자.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었다. 즉 끝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예수님을 살리셨다.

 

우리가 정말 무서워해야 할 것은 상황이 악화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상황과 일치되어 함께 마음이 매장되어 죽는 것이다. 상황 너머 모든 것들을 선하게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사단은 현실에 우리를 옭아매어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신뢰를 무너뜨려 우리로 하여금 신앙을 포기하게 하려는 데 있다’(101)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에스더서를 읽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유대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그것은 과거를 회상함으로 하나님을 인지하려는 것이 아닐까?

 

나는 저자에게 어떻게를 물었다. 저자는 나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나님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지금도 이 세상과 우리의 삶 속에서 그분의 섭리를 다라 역사하고 계’(134)시기 때문이다. 다만 유대인들은 확신했고, 기도했으며, 결단하며 실행했다. 그것이 전부다. 방법이 아닌 믿음이 문제이다. 아직도 하나님은 만져지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그것은 하나님은 부재를 통해 임재를 드러내신다. 왕은 광대한 제국을 다스린다. 그 왕을 다스리는 또 한 분의 왕이 계신다. 그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잠시 생각을 했다. 너무 상황에 휩쓸려가고 있지 않은지, 상황이 너무 힘들어 상황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결국 믿음이 있다면 삶에서 하나님의 부재를 믿음의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믿음은 보이지 않은 것들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보기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659개(10/133페이지)
구원의 역사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과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구원의 역사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과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세대주의와 구속사
D. 제프리 빙햄, 글렌 R. 크라이더/임채의/CLC/조정의 편집위원


처음으로 참석했던 목회자 콘퍼런스(Shepherds’ Conference)에 존 맥아더 목사와 R. C. 스프로울 목사가 함께 강사로 섰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복음과 성경의 무오성을 힘 있게 선포했고, 패널 토의 시간에는 시종일관 서로 존중하며 건설적인 토론을 나눴다. 흥미롭게도 한 사람은 세대주의 종말론을 지지하는 개혁주의 목사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언약주의 관점으로 종말을 바라보는 개혁주의 목사였다. 존 맥아더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을 스프로울을 통해 많이 전수받았다고 겸손히 밝힌 적이 있다. 놀라웠던 것은 두 사람 모두 하...
진정한 기다림을 바라보아야 한다 진정한 기다림을 바라보아야 한다
천국을 향한 기다림:잊혀진 그리스도인의 소망
래리 크랩/이은진/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몇 년 전만 해도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대해 개인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상담이나 심리에 관계된 책을 읽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독서의 비중에 있어서 그쪽에 관계된 책들이 적지 않음에도 그러했다. 실제로 그런 책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상담이나 심리에 대한 것을 거부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었다. 일반상담서들은 기본적인 전제가 다르기에 그렇다고 하지만 기독교 상담학자나 서적들에 대해 특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 물론 기독교 상담서들도 일반 상담이나 심리 서적만큼 읽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이...
우리가 몰랐던 예수, 우리가 몰랐던 은혜 우리가 몰랐던 예수, 우리가 몰랐던 은혜
우리가 몰랐던 예수: 관념과 예상을 뒤엎는 상상 이상의 복음
데인 오틀런드/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적인 생애를 다룬 각각의 기록을 남겼다. 역사적으로 신학자들은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묘사한 마태복음을 사자 복음으로,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묘사한 마가복음을 송아지 복음으로, 예수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한 누가복음을 인자 복음으로, 예수님의 신성을 강조한 영적인 면이 강조된 요한복음을 독수리 복음으로 불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렇게 분류할 뿐이지, 복음서가 담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영광은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을 만큼 충만하고 다채롭다. <온유하고 겸손하니>...
청교도가 알려주는 교회 부흥 원칙, 영적 성장법 청교도가 알려주는 교회 부흥 원칙, 영적 성장법
은혜 안에서 번성하라: 청교도들이 사용한 영적 성장법 12가지
조엘 비키, 브라이언 헤지스/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한때 청교도는 괴짜로 손가락질받았다. 기독교인이 은혜 안에 누리는 자유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검은색 복장에 즐겁고 유쾌한 모든 것을 금지하면서 따분한(?) 성경 공부나 종교활동만을 일 년 내내 강요하는 광신도(?) 집단처럼 여겼다. 극소수의 청교도가 실제로 그런 삶을 추구했을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 곧 일반적인 청교도의 삶과 신앙, 신학과 실천을 재발견하게 해준 여러 고마운 영적 지도자들이 있었는데, 대표적 인물로는 마틴 로이드 존스, 제임스 패커 그리고 현재 가장 활발하게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청교도를 알리고...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해하기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해하기
호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해설
송다니엘/토브북스/고경태 편집위원


대한민국 사회의 지성과 교회의 지성은 “프랑크푸르트 학파(The Frankfurt School)”에 대해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겨레 신문에서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마르크스주의자들 모인 노아의 방주였다”(2013.3.27.)라는 제목으로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대해서 소개했다. 신문에서 보된 인물들은 막스 호르크하이머(1895~1973), 테오도어 아도르노(1903~1969), 헤르베르트 마르쿠제(1898~1979), 에리히 프롬(1900~1980), 레오 뢰벤탈(1900~1993), 프란츠 노이만(1900~1954), 오토 ...
무모한 듯한 여정 같지만 보이지 않는 구름기둥을 좇아 떠나는 여정 무모한 듯한 여정 같지만 보이지 않는 구름기둥을 좇아 떠나는 여정
도널드 밀러의 오색사막 순례이야기
도널드 밀러/허진/잉클링즈/문양호 편집위원


우연히 내 손에 들어온 도널드밀러의 ‘오색 사막 순례 이야기’는 무언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국내에 이미 소개된 그의 책들은 꽤 유명했고 특히 미국에서는 상당한 베스트셀러이기도 했지만 왠지 그 정체성이 무엇인지 확 와닿지 않아 책 장을 처음부터 넘기기가 힘이 들었다. 그러다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치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흥미로움 속에서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한 듯한 이야기는 상당히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런데 그의 책의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자꾸 내게는 어릴 적 교회생활과 교회친구들이 떠올랐...
가벼운 것 같지만 가볍지 않은... 가벼운 것 같지만 가볍지 않은...
주일 오후 3시, 생각을 줍다
송미현 글/그림/좋은씨앗/문양호 편집위원


한동안 기독교출판에는 한두 컷 정도의 그림에 한두 문장의 묵상글이 담긴 책이 유행했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의 웹툰 형식의 기독교만화들이 등장했었다. 기독교내의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기도 하고 성경의 몇몇 책들의 주제들을 다루거나 신학적 주제를 다루는 등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그러한 시도들은 두껍거나 무거운 주제를 기피하는 시대적 풍조에 젖어있는 기독교인들과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교회의 어두움에 대해 불만과 분노하는 세대들의 관심을 끌었고, 실제로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책...
안식의 날을 폐하지 말라 안식의 날을 폐하지 말라
안식의 날: 제4계명의 재발견
이안 H. 머레이/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주일성수”라는 말이 있다. “주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일”이란 뜻이다. 많은 교회에서 주일성수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이를 어기면 마치 유대인이 안식일을 어기면 안 됐던 것처럼 정죄한다.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막 2:27). 바리새인처럼 주일을 지키는 일 자체만 강조하다 보면 주일을 기억하여 지키는 것으로 사람이 주 안에서 얻는 행복과 유익을 되려 막을 수 있다. 주님께서 “주의 날”을 주신 목적을 상실하는 것이다.한편 오늘날 율법주의적인 주일 ...
예수님이 약속하신 진짜 복은 무엇인가? 예수님이 약속하신 진짜 복은 무엇인가?
칼빈의 팔복 강해
존 칼빈/김광남/비전북/조정의 편집위원


로버트 화이트는 이 책의 서론에서 주석과 설교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설교들은 주해와 관련하여 이 주석과 거의 동일한 해석 방향을 따른다. 그러나 성경 본문에 대한 더 정교하고 미묘한 해석과 메시지를 당시는 물론이고 오늘의 그리스도인 청중에게도 지속적으로 적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주석과 다르다”(11쪽). 이 한마디로 <칼빈의 팔복 강해>를 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 독자에게 칼빈을 통해 성경 본문을 풀어 설명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특별한 유익 때문이다. 모든 설교가 당시 청중...
철학과 믿음, 철학과 신학 철학과 믿음, 철학과 신학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
안영혁/목양/고경태 편집위원


“철학으로 세계를 묻고 믿음으로 다시 보다”, 마치 틸리히(Paul Tillich)의 상관 관계를 말하는 것 같다. 틸리히는 '실존의 물음'과 '신학의 대답'을 추구했다. 그러나 안영혁 박사의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는 그런 관계성 유지보다는, 한 그리스도인이 세상 속에 살면서, 신학을 하면서 겪은 철학에 대한 좌충우돌 사고(思考)를 고대철학에서 현대철학까지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안영혁의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를 읽으면서, 불현듯 존 프레임의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이...
한약 같이 달여 먹어야 하는 책 한약 같이 달여 먹어야 하는 책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
송인규/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송인규 교수님의 책을 그래도 상당히 관심가졌다고 생각했고 꽤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못읽은 것은 그럴수 있다 치더라도 제목도 몰랐던 책이 있었다는 것은 좀 자존심(?)에 금이 간다. 이번에 비아토르에서 개정증보판으로 낸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은 시리즈로 기획된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의 다음을 잇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십여년 전에 나왔을 때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보다는 주목받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좀 그런 면이 있는 듯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를 인상적으로 읽기도 했지만 주...
당신의 교회는 건강하십니까? 당신의 교회는 건강하십니까?
건강한 교회: 교회 건강의 개혁된 실천
도널드 J. 맥네어, 에스더 L. 미크/유정희/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고, 참석자가 혜택을 얻어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은사를 가진 사람이 모여 자기 은사로 서로를 섬기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그래서 교회에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말이 굉장히 모순처럼 느껴진다. 가령 교회가 성경적으로 건전한 교리를 매주 강단을 통해 가르치고 있는지 혹은 배우고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항으로 가면 더 복잡하다. 성도의 교제가 충분히 친밀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까? 성도의 영적 성장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보통 컨설팅...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교회가 선택할 유일한 가치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교회가 선택할 유일한 가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리더십, 정의로운 교회
박윤성/글과길/고경태 편집위원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입은 심각한 충격은 성도 숫자 감소보다도 교회에 대한 냉소적인 평가를 넘어서 부정적인 평가이다. 그러한 평가를 받은 요인은 교회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부에 있다고 우리는 평가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일 것이다.   박윤성 목사(익산기쁨의교회 담임)도 코로나 시대의 리더십을 제언하는데, “정의로운 교회”를 테마로 설정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저자는 한국 교회에 있는 불공정한 모습을 제시했다...
목회적 관점으로 읽는 에베소서 목회적 관점으로 읽는 에베소서
맥아더 신약 주석 에베소서
존 맥아더/전의우/아바서원/정현욱 편집인


기다렸던 책이 출간되었다. 언젠가는 누가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손에 넣고 읽어보니 감개무량하다. 존 맥아더 목사는 한국 내에서도 워낙 유명한 저자이기에 필자의 설명이 굳이 필요 없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먼저는 상당히 보수적 성경관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학자다움을 갖춘 목회자라는 점이다. 두 가지의 특징은 존 맥아더의 전부라고 말해도 될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매일 성경을 주해하고 설교해야 되는 설교자라면 그 어떤 주석보다 가장 먼저 구입해야 할 책...
소돔과 고모라에 살고 있는 교회에게 소돔과 고모라에 살고 있는 교회에게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
칼 트루먼/윤석인/부흥과개혁사/조정의 편집위원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됐을까?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것만 같다. 사적인 미디어 방송에서 동성연애, 트랜스젠더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고 공영방송에서도 이제 쉽게 성 혁명의 결과물을 발견한다. 사회 저명한 학자, 강사나 지도자,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지금의 시대 정신이 옳고 바른 길로 가는 중이라고 외친다. 대중의 다수가 이 흐름에 동조한다. 군대에서 동성끼리 성관계를 맺은 행위는 무죄, 이를 조사한 행위는 조사받는다. 자기 스스로 여성이라 느끼는 남성 수영선수가 여성 수영대회 상을 휩쓸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탈 기독교 시대 전도
팀 켈러/장성우/두란노/서상진 편집위원


전도..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누구나 전도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80-90년대만 하더라도 전도가 참 잘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교회마다 하는 총동원전도주일이라고 하는 이름하에 그동안 기도하며 사랑을 베풀었던 대상자를 교회로 모시고 와서 복음을 듣게 함으로 결단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적인 분위기, 또한 코로나 펜데믹 이후에는 교회에 관한 말을 세상 속에서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교회마다 많은 고민이 있다. 펜데믹 이후에 전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또한 그 방법은 무엇인지에...
설교자의 반성 설교자의 반성
설교자의 인생
임종구/다함/서상진 편집위원


“설교자의 인생” 책 제목이 참 좋다. 이 책의 저자인 임종구 목사는 10여년 전 경산의 한 교회의 모임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 모임에서 자신의 개척 시절의 처절하고 힘들었던 삶을 가감없이 전해주었고, 그런 삶이 자신의 목회의 뿌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됨을 강조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자기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들지만, 그런 삶이 쉽지 않다. 이 세상에 설교에 관한 수많은 세미나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세미나 속에서 방법을 찾고, 강의를 하는 그 사람을 찾지 않는다. 세미나를 하기까지 그가 어떤 삶을 ...
세상이 교회를 비필수적이라고 말할 때,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세상이 교회를 비필수적이라고 말할 때,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교회의 재발견: 왜 그리스도의 몸은 필수적인가
콜린 핸슨, 조너선 리먼/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미국은 락다운(이동금지명령)과 셧다운(폐쇄 명령)으로 모든 비필수적 모임과 행사, 심지어 사업장 운영 등을 강력하게 통제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건강 외적인 영역의 위험성을 고려하면서 “필수적”(essential)인 일들에 한하여 규제를 완화했다. 이런 정책의 전환은 대한민국에서도 유사하게 이루어졌다. 문제는 국가가 교회를 ‘필수적’이지 않다고 규정하고 모이기를 폐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참 교회는 스스로 ‘필수적’이지 않다고 인정할 수 없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하나님...
성경이 말하는 영적 전쟁, 성경이 말하는 대로 싸워라 성경이 말하는 영적 전쟁, 성경이 말하는 대로 싸워라
일상의 영적 전쟁: 매일의 영적 전쟁에서 어떻게 굳건히 설 것인가
데이비드 폴리슨/권명지/토기장이/조정의 편집위원


<일상의 영적 전쟁: Standing Firm in Spiritual Battles>이란 제목을 봤을 때, 그리스도인의 성화, 영적 전쟁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죄인이 거듭나 옛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는 과정, 육체의 정욕을 따르지 않고 성령의 소욕을 따라 성령의 열매를 맺을 때 육체와 세상과 마귀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다룬 책이라 생각했다. 부제인 “매일의 영적 전쟁에서 어떻게 굳건히 설 것인가”도 저자인 데이비드 폴리슨이 발전시킨 성경적 상담학의 주요 주제인 신자의 영적 성장과 관련된 책이란 걸 말해준다. 추천인...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탈기독교 시대 전도: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팀 켈러/장성우/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지금까지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 시대는 없었다. 타락과 부패가 만연한 세상은 기독교가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다. 교회가 기다리는 세상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악이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상(새 하늘과 새 땅)이다. 어떤 사람은 중세 시대 교회와 정부가 결탁했을 때 기독교인이 세상을 지배한 것이 아니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기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만행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다). 참된 기독교의 특징은 회심이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뜻대로 성령의 능력을 힘입...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