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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금은 구걸인가 사역인가

정현욱 | 2018.01.23 13:17
모금은 구걸인가 사역인가 모금의 영성/헨리 나우웬/김한성/포이에마/정현욱 편집위원

모금은 구걸인가 사역인가

 

모금의 영성책 제목을 보는 순간 두 가지 생각이 집요하게 나를 따라잡았다. 하나는 하루하루 핍절한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 정말 필요하단 책이라는 생각, 또 하나는 구걸로 보일 수 있다는 비참한 생각이 그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안정된 교회 안에서 부목사로 생활하다 낯선 도시에 가족끼리만 모이는 교회 개척을 시작했다. 사십 대 후반에 낯선 외지에 아무 수입도 없이 교회 개척을 한 것이다. 말이 개척이지 가족끼리 예배드리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다. 실제로 감당하고 있는 서평과 몇 곳에 기고하는 글들은 수입이 없다. 책을 골라 구입하고, 하루 종일 책과 씨름하고, 그다음 날이 되면 한 편의 서평이 완성된다. 묵상 글은 좀 더 짧다. 그러나 시시포스의 저주처럼 진한 고뇌 속에서 만들어낸 글이라 할지라도 아무런 수입이 없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 아내는 작년 가을 수술을 해서 조금만 무리해도 쉬워야 하고, 나 또한 무릎이 좋지 않다 한 시간 서 있는 것도 힘들다. 그것뿐 아니라 아내가 몸이 불편하니 내가 아이들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하지만 누군가에 손을 내민다는 것은 삶이 비루해 보여 페이스북에 계좌번호 띄우는 것이 전부이고, 8개월이 지났지만 딱 두 편 공개적인 편지를 썼을 뿐이다. 그것도 불특정 다수에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심적으로 부담이 되고 힘든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가난했지만 돕는 자로 있었다. 매월 고아들을 돕는 단체에 고정적으로 기부했고, 지인들 중에 어려운 분들이 있으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돕기를 즐겼다. 그러나 받는 위치가 되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큰 문제는 타인들의 시각이다. 얼마 전 대담한 젊은 목사의 입에서 목사들의 거지근성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의 비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가 누군가를 안다고 할 때 상대편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는 아는 것이 아니다. 안다는 생각 자체가 교만인 것이다.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하며, 나 또한 아직도 여전하다. 그러니 헨리 나우웬이 이 책은 기부가 소외되고, 나눔이 허공 속에서 메아리치는 상황 속에서 적절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고민해야 할 주제이기도 한다.

 

헨리 나우웬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논리적 순서나 명징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강연을 책으로 엮은 것이며, 헨리 나우웬의 글만을 추려 낸다면 고작 60쪽 분량의 작은 내용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기독교인들이 가져야 할 모금이 무엇인지 성경적 가치에서 정확하게 짚어준다. 8장으로 이루어진 작은 책이다. 헨리 나우웬은 이 책에서 모금과 몇 가지를 짚어 준다.

 

먼저 모금은 사역이다. 즉 모금은 대책이 아니라 사역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23)고 조언한다. 모금은 우리의 비전과 사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믿음을 선포하는 행위’(24)이다. 즉 구걸이 아니다.

 

둘째, 모금은 회심하라는 부르심이다.’(24) 이것은 모금자나 후원자 모두에게 해당된다. 하나님을 협력을 통해 일을 하신다. 모금 사역에서 회심은 진정한 관계’(28)를 이루는 것이다. 먼저는 모금자에게 거룩한 삶으로 살아가도록 요구한다. 기부자가 모금자의 삶을 보았을 때 실망하지 않아야 한다. 헨리 나우웬은 바로 이 부분에서 모금이 사역임을 회상시킨다.

 

사역의 한 형태인 모금은 설교나 기도나 환우를 위로하는 것이나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주는 것만큼이나 영적인 활동이다.”(29)

 

3장에서 헨리는 모금자 자신이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종용(慫慂)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저축하여 안정을 추구한다. 이것은 필자에게도 역시 동일하며 인간의 보편적 성향이다. 그러나 저축은 한 편으로 하나님이 아닌 돈을 의지하는 행위일 수 있다. 또한 저축하기 위해서는 나누지 않는 여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돈이란 이처럼 인간의 안정 요구에 대한 깊은 욕망의 실체이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저축하든지 나누든지 중요한 문제는 돈을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모금자가 가져야 할 회심의 모습이다.

 

셋째, 모금은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돕는 방법이다.(35) 하나님은 한 곳에서는 염려하지 말라하시지만, 다른 곳에서는 구제하라 사랑하라 연보 하라 하신다. 바울은 이러한 기부(연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은 평안하게 하고 너희는 곤고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요 균등하게 하려 함이니 이제 너희의 넉넉한 것으로 그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그들의 넉넉한 것으로 너희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균등하게 하려 함이라 기록된 것 같이 많이 거둔 자도 남지 아니하였고 적게 거둔 자도 모자라지 아니하였느니라”(고후 8:13-15).

 

이것은 이스라엘의 출애굽 당시의 광야 생활을 암시한다. 하나님은 먹을 것이 없는 이스라엘에게 하늘을 열어 만나를 먹이셨다. 만나는 안식일 외에는 저장되지 않는다. 만나는 매일의 양식이다. 만나를 신약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말씀이신 예수님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며 바르다. 그러나 그곳으로 끝나지 않는다. 만나는 확장된다. 그것은 만나가 가진 혁명성 때문이다. 만나는 하나님 나라의 실체를 보여 준다. 바울은 그 실체가 바로 연보(나눔과 기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헨리 나우웬은 이러한 바울의 생각을 간파하고 이렇게 말한다.

 

만약 우리가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재정을 모금한다면, 우리는 참으로 하나님이 그분의 나라를 세우시도록 돕는 것이다.”(36)

 

헨리 나우웬은 적절하게 오병이어 사건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의 후한 베풂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어떻게 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베풂의 친절이 하나님의 은혜의 일부가 되어 원래의 경계를 넘어서, 이 세상에서 역하시는 하나님’(63)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넷째, 모금은 영적 친교로의 초대다. 헨리 나우웬은 후원을 요청하는 것을 새로운 영적 교제로 초대하는 것’(67)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명징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8:22-23에 기록된 탄식시간과 공간이 가진 한계를 초월하는 하나님과의 친교, 그리고 우리 둘 사이의 친교를 갈구하는 탄식’(67)이라 말한다. 헨리 나우웬의 통찰은 이 바로 지점에서 드러난다. 그는 모금의 행위를 당신이 우리를 알기를 원합니다고 말하는 것이며, 하나님과의 친교와 서로 간의 친교로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모금의 행위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라고 결론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모금의 여정 속에는 모금에 대한 인식과 돈에 대한 가치의 변화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여정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공동체로의 회귀로 귀결된다. 중간에 건너뛰어 부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도 포함된다. 헨리 나우웬은 마지막을 기도와 감사로 마무리한다. 기도가 돈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적대감과 의심이 아닌 환대로 여기도록 회심하게 돕는 영적 훈련’(76)이라는 충고는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듯하다. 기도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시각으로 타인을 보도록 변화시킨다. 마지막 문장은 우리에게 모금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필자는 헨리 나우웬의 모금에 대한 도전에 적극 동의하며, 좀 더 충분하게 설명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갖는다.

 

감사는 모금 행사를 구걸하지 않고 진행하게 해주고, 분노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 모금 행사에 오가며,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마음으로 기뻐하고,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안전히 거할 수 있다.”(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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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참석했던 목회자 콘퍼런스(Shepherds’ Conference)에 존 맥아더 목사와 R. C. 스프로울 목사가 함께 강사로 섰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복음과 성경의 무오성을 힘 있게 선포했고, 패널 토의 시간에는 시종일관 서로 존중하며 건설적인 토론을 나눴다. 흥미롭게도 한 사람은 세대주의 종말론을 지지하는 개혁주의 목사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언약주의 관점으로 종말을 바라보는 개혁주의 목사였다. 존 맥아더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을 스프로울을 통해 많이 전수받았다고 겸손히 밝힌 적이 있다. 놀라웠던 것은 두 사람 모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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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대해 개인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상담이나 심리에 관계된 책을 읽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독서의 비중에 있어서 그쪽에 관계된 책들이 적지 않음에도 그러했다. 실제로 그런 책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상담이나 심리에 대한 것을 거부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었다. 일반상담서들은 기본적인 전제가 다르기에 그렇다고 하지만 기독교 상담학자나 서적들에 대해 특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 물론 기독교 상담서들도 일반 상담이나 심리 서적만큼 읽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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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예수: 관념과 예상을 뒤엎는 상상 이상의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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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마가, 누가,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적인 생애를 다룬 각각의 기록을 남겼다. 역사적으로 신학자들은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묘사한 마태복음을 사자 복음으로,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묘사한 마가복음을 송아지 복음으로, 예수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한 누가복음을 인자 복음으로, 예수님의 신성을 강조한 영적인 면이 강조된 요한복음을 독수리 복음으로 불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렇게 분류할 뿐이지, 복음서가 담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영광은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을 만큼 충만하고 다채롭다. <온유하고 겸손하니>...
청교도가 알려주는 교회 부흥 원칙, 영적 성장법 청교도가 알려주는 교회 부흥 원칙, 영적 성장법
은혜 안에서 번성하라: 청교도들이 사용한 영적 성장법 1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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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청교도는 괴짜로 손가락질받았다. 기독교인이 은혜 안에 누리는 자유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검은색 복장에 즐겁고 유쾌한 모든 것을 금지하면서 따분한(?) 성경 공부나 종교활동만을 일 년 내내 강요하는 광신도(?) 집단처럼 여겼다. 극소수의 청교도가 실제로 그런 삶을 추구했을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 곧 일반적인 청교도의 삶과 신앙, 신학과 실천을 재발견하게 해준 여러 고마운 영적 지도자들이 있었는데, 대표적 인물로는 마틴 로이드 존스, 제임스 패커 그리고 현재 가장 활발하게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청교도를 알리고...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해하기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해하기
호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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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의 지성과 교회의 지성은 “프랑크푸르트 학파(The Frankfurt School)”에 대해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겨레 신문에서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마르크스주의자들 모인 노아의 방주였다”(2013.3.27.)라는 제목으로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대해서 소개했다. 신문에서 보된 인물들은 막스 호르크하이머(1895~1973), 테오도어 아도르노(1903~1969), 헤르베르트 마르쿠제(1898~1979), 에리히 프롬(1900~1980), 레오 뢰벤탈(1900~1993), 프란츠 노이만(1900~1954), 오토 ...
무모한 듯한 여정 같지만 보이지 않는 구름기둥을 좇아 떠나는 여정 무모한 듯한 여정 같지만 보이지 않는 구름기둥을 좇아 떠나는 여정
도널드 밀러의 오색사막 순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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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내 손에 들어온 도널드밀러의 ‘오색 사막 순례 이야기’는 무언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국내에 이미 소개된 그의 책들은 꽤 유명했고 특히 미국에서는 상당한 베스트셀러이기도 했지만 왠지 그 정체성이 무엇인지 확 와닿지 않아 책 장을 처음부터 넘기기가 힘이 들었다. 그러다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치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흥미로움 속에서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한 듯한 이야기는 상당히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런데 그의 책의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자꾸 내게는 어릴 적 교회생활과 교회친구들이 떠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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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기독교출판에는 한두 컷 정도의 그림에 한두 문장의 묵상글이 담긴 책이 유행했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의 웹툰 형식의 기독교만화들이 등장했었다. 기독교내의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기도 하고 성경의 몇몇 책들의 주제들을 다루거나 신학적 주제를 다루는 등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그러한 시도들은 두껍거나 무거운 주제를 기피하는 시대적 풍조에 젖어있는 기독교인들과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교회의 어두움에 대해 불만과 분노하는 세대들의 관심을 끌었고, 실제로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책...
안식의 날을 폐하지 말라 안식의 날을 폐하지 말라
안식의 날: 제4계명의 재발견
이안 H. 머레이/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주일성수”라는 말이 있다. “주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일”이란 뜻이다. 많은 교회에서 주일성수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이를 어기면 마치 유대인이 안식일을 어기면 안 됐던 것처럼 정죄한다.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막 2:27). 바리새인처럼 주일을 지키는 일 자체만 강조하다 보면 주일을 기억하여 지키는 것으로 사람이 주 안에서 얻는 행복과 유익을 되려 막을 수 있다. 주님께서 “주의 날”을 주신 목적을 상실하는 것이다.한편 오늘날 율법주의적인 주일 ...
예수님이 약속하신 진짜 복은 무엇인가? 예수님이 약속하신 진짜 복은 무엇인가?
칼빈의 팔복 강해
존 칼빈/김광남/비전북/조정의 편집위원


로버트 화이트는 이 책의 서론에서 주석과 설교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설교들은 주해와 관련하여 이 주석과 거의 동일한 해석 방향을 따른다. 그러나 성경 본문에 대한 더 정교하고 미묘한 해석과 메시지를 당시는 물론이고 오늘의 그리스도인 청중에게도 지속적으로 적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주석과 다르다”(11쪽). 이 한마디로 <칼빈의 팔복 강해>를 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 독자에게 칼빈을 통해 성경 본문을 풀어 설명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특별한 유익 때문이다. 모든 설교가 당시 청중...
철학과 믿음, 철학과 신학 철학과 믿음, 철학과 신학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
안영혁/목양/고경태 편집위원


“철학으로 세계를 묻고 믿음으로 다시 보다”, 마치 틸리히(Paul Tillich)의 상관 관계를 말하는 것 같다. 틸리히는 '실존의 물음'과 '신학의 대답'을 추구했다. 그러나 안영혁 박사의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는 그런 관계성 유지보다는, 한 그리스도인이 세상 속에 살면서, 신학을 하면서 겪은 철학에 대한 좌충우돌 사고(思考)를 고대철학에서 현대철학까지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안영혁의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를 읽으면서, 불현듯 존 프레임의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이...
한약 같이 달여 먹어야 하는 책 한약 같이 달여 먹어야 하는 책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
송인규/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송인규 교수님의 책을 그래도 상당히 관심가졌다고 생각했고 꽤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못읽은 것은 그럴수 있다 치더라도 제목도 몰랐던 책이 있었다는 것은 좀 자존심(?)에 금이 간다. 이번에 비아토르에서 개정증보판으로 낸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은 시리즈로 기획된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의 다음을 잇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십여년 전에 나왔을 때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보다는 주목받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좀 그런 면이 있는 듯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를 인상적으로 읽기도 했지만 주...
당신의 교회는 건강하십니까? 당신의 교회는 건강하십니까?
건강한 교회: 교회 건강의 개혁된 실천
도널드 J. 맥네어, 에스더 L. 미크/유정희/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고, 참석자가 혜택을 얻어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은사를 가진 사람이 모여 자기 은사로 서로를 섬기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그래서 교회에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말이 굉장히 모순처럼 느껴진다. 가령 교회가 성경적으로 건전한 교리를 매주 강단을 통해 가르치고 있는지 혹은 배우고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항으로 가면 더 복잡하다. 성도의 교제가 충분히 친밀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까? 성도의 영적 성장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보통 컨설팅...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교회가 선택할 유일한 가치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교회가 선택할 유일한 가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리더십, 정의로운 교회
박윤성/글과길/고경태 편집위원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입은 심각한 충격은 성도 숫자 감소보다도 교회에 대한 냉소적인 평가를 넘어서 부정적인 평가이다. 그러한 평가를 받은 요인은 교회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부에 있다고 우리는 평가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일 것이다.   박윤성 목사(익산기쁨의교회 담임)도 코로나 시대의 리더십을 제언하는데, “정의로운 교회”를 테마로 설정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저자는 한국 교회에 있는 불공정한 모습을 제시했다...
목회적 관점으로 읽는 에베소서 목회적 관점으로 읽는 에베소서
맥아더 신약 주석 에베소서
존 맥아더/전의우/아바서원/정현욱 편집인


기다렸던 책이 출간되었다. 언젠가는 누가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손에 넣고 읽어보니 감개무량하다. 존 맥아더 목사는 한국 내에서도 워낙 유명한 저자이기에 필자의 설명이 굳이 필요 없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먼저는 상당히 보수적 성경관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학자다움을 갖춘 목회자라는 점이다. 두 가지의 특징은 존 맥아더의 전부라고 말해도 될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매일 성경을 주해하고 설교해야 되는 설교자라면 그 어떤 주석보다 가장 먼저 구입해야 할 책...
소돔과 고모라에 살고 있는 교회에게 소돔과 고모라에 살고 있는 교회에게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
칼 트루먼/윤석인/부흥과개혁사/조정의 편집위원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됐을까?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것만 같다. 사적인 미디어 방송에서 동성연애, 트랜스젠더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고 공영방송에서도 이제 쉽게 성 혁명의 결과물을 발견한다. 사회 저명한 학자, 강사나 지도자,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지금의 시대 정신이 옳고 바른 길로 가는 중이라고 외친다. 대중의 다수가 이 흐름에 동조한다. 군대에서 동성끼리 성관계를 맺은 행위는 무죄, 이를 조사한 행위는 조사받는다. 자기 스스로 여성이라 느끼는 남성 수영선수가 여성 수영대회 상을 휩쓸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탈 기독교 시대 전도
팀 켈러/장성우/두란노/서상진 편집위원


전도..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누구나 전도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80-90년대만 하더라도 전도가 참 잘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교회마다 하는 총동원전도주일이라고 하는 이름하에 그동안 기도하며 사랑을 베풀었던 대상자를 교회로 모시고 와서 복음을 듣게 함으로 결단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적인 분위기, 또한 코로나 펜데믹 이후에는 교회에 관한 말을 세상 속에서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교회마다 많은 고민이 있다. 펜데믹 이후에 전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또한 그 방법은 무엇인지에...
설교자의 반성 설교자의 반성
설교자의 인생
임종구/다함/서상진 편집위원


“설교자의 인생” 책 제목이 참 좋다. 이 책의 저자인 임종구 목사는 10여년 전 경산의 한 교회의 모임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 모임에서 자신의 개척 시절의 처절하고 힘들었던 삶을 가감없이 전해주었고, 그런 삶이 자신의 목회의 뿌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됨을 강조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자기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들지만, 그런 삶이 쉽지 않다. 이 세상에 설교에 관한 수많은 세미나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세미나 속에서 방법을 찾고, 강의를 하는 그 사람을 찾지 않는다. 세미나를 하기까지 그가 어떤 삶을 ...
세상이 교회를 비필수적이라고 말할 때,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세상이 교회를 비필수적이라고 말할 때,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교회의 재발견: 왜 그리스도의 몸은 필수적인가
콜린 핸슨, 조너선 리먼/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미국은 락다운(이동금지명령)과 셧다운(폐쇄 명령)으로 모든 비필수적 모임과 행사, 심지어 사업장 운영 등을 강력하게 통제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건강 외적인 영역의 위험성을 고려하면서 “필수적”(essential)인 일들에 한하여 규제를 완화했다. 이런 정책의 전환은 대한민국에서도 유사하게 이루어졌다. 문제는 국가가 교회를 ‘필수적’이지 않다고 규정하고 모이기를 폐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참 교회는 스스로 ‘필수적’이지 않다고 인정할 수 없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하나님...
성경이 말하는 영적 전쟁, 성경이 말하는 대로 싸워라 성경이 말하는 영적 전쟁, 성경이 말하는 대로 싸워라
일상의 영적 전쟁: 매일의 영적 전쟁에서 어떻게 굳건히 설 것인가
데이비드 폴리슨/권명지/토기장이/조정의 편집위원


<일상의 영적 전쟁: Standing Firm in Spiritual Battles>이란 제목을 봤을 때, 그리스도인의 성화, 영적 전쟁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죄인이 거듭나 옛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는 과정, 육체의 정욕을 따르지 않고 성령의 소욕을 따라 성령의 열매를 맺을 때 육체와 세상과 마귀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다룬 책이라 생각했다. 부제인 “매일의 영적 전쟁에서 어떻게 굳건히 설 것인가”도 저자인 데이비드 폴리슨이 발전시킨 성경적 상담학의 주요 주제인 신자의 영적 성장과 관련된 책이란 걸 말해준다. 추천인...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탈기독교 시대 전도: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팀 켈러/장성우/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지금까지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 시대는 없었다. 타락과 부패가 만연한 세상은 기독교가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다. 교회가 기다리는 세상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악이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상(새 하늘과 새 땅)이다. 어떤 사람은 중세 시대 교회와 정부가 결탁했을 때 기독교인이 세상을 지배한 것이 아니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기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만행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다). 참된 기독교의 특징은 회심이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뜻대로 성령의 능력을 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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