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영혼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책
「영감을 선물한 스승들」에서는 실존은 물론이고, 재창조된 새로운 실존까지 모두 다룬다. 거장들의 위대한 작품이 지금까지 널리 읽힐 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들은 우주와 인간 본질에 대해 가공 윤색되지 않은 진리를 선포한다.
아울러 세겨계가 어느 방향을 향해 나아갈 것이며, 인류가 어떻게 달라질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가벼운 힌트도 제공한다. 이 책을 한 장씩 읽어 나갈 때마다 필자들에게 일어난 변화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월터 완저린(Walter Wangerin Jr.)은 안데르센이 가족들에게 입은 상처를 어떻게 치료해 주고 날마다 살아갈 힘을 주었는지 이야기한다. 스티브 로헤드(Steve Lawhead)는 틀킨의 판타지 세계를 읽음으로써 준(準)창조(sub•creation)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우울하기로 유명한 덴마크 철학자를 통해 버지니아 스템 오웰스(Virginia Stem Owens)는 자기 가정에 닥친 위기를 극복했다. 에밀리 그리핀(Emilie Grimn)은 헛된 욕심을 지적해 주는 불편한 진리들을 배웠다.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러시아의 자유주의자와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더 나은 목회자가 될 수 있었다.
1962년 어느 날, 알렉산더 트바르도프스키(Alexander Tvardovsky)는 자기 침대에 누워 기고된 원고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문학잡지 「노비 미르(Novy Mir)」의 편집장답게 최단 시간에 원고들을 훌어보고 가볍게 결정을 내린 뒤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폐 기용 원고 더미에 집어던져 버렸다. 그리곤 다시 새로운 원고를 집어 들었다. 무명작가가 보내은 원고에는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One Day in the Life of Ivan Denisovich)」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열 줄이나 읽었을까? 편집장은 훗날 친구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갑자기 누워서 읽을 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 적절한 예우를 해야 될 것 같았단 말이지. 그래서 침대에서 일어나 최고급 검정색 정장에다 깃을 뻣뻣하게 세운 하얀색 와이셔츠를 꺼내 입고, 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었다네, 그런 차림으로 책상에 앉아서 새롭게 출현한 고전을 읽기 시작했지."
여기 소개된 작가들의 글을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옷을 갈아입으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트바르도프스키가 솔제니친의 소설 열 줄을 읽고 품었던 것과 똑같은 영혼의 갈증을 품고 글을 대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