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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영을 따라 진리에 복종하라

모중현 | 2021.01.15 06:13
영을 따라 진리에 복종하라 진리에 대한 복종/존 M.G. 바클레이/이성하/감은사/모중현 편집위원

『진리에 대한 복종: 갈라디아서에 나타난 바울의 윤리학』(Obeying the Truth: Study of Paul's Ethics in Galatians) 은 1986년 1월에 케임브리지(Cambridge) 대학에 제출된 존 M. G. 바클레이(John M. G. Barclay, 1958~)의 박사학위 논문이다. 1988년에 원본의 여러 부분을 개정하여 책으로 출간된다.  


즉시 몇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최근 학문 경향이 매우 중요시되는 성서학에서 기존의 박사학위 논문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또한 '바클레이의 사상은 이전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수정되고 보완되었을 텐데, 독자는 어떤 부분에서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이다. 이러한 질문은 바클레이의 사상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더불어 바울에 관련된 신약학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만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출판사의 독자에 대한 배려는 이러한 상황을 간파하는 듯하다. 서문 이전에 배치된 김선용 박사의 해제는 친절하고도 강력하다. 젊은 바클레이의 이 논문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 『바울과 선물』(Paul and the Gift)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젊은 바클레이와 현재의 바클레이와의 견해 차이, 바울 연구의 흐름에서 이 논문의 영향력 등. 적은 양이지만 버릴 것 없는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다(김선용의 『갈라디아서』를 함께 읽으면 더욱 많은 도움이 된다).


학자에게 일차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은 다양한 일차 텍스트에 대한 독해 능력이다. 이는 자료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이해를 뜻한다. 이를 토대로 어떤 지점에서 자신의 의견이 동일한지, 혹은 다른지를 주장해야 한다. 많은 학자들이 기존의 사고 틀에 자신을 가두고 텍스트를 오용한다. 혹은 제대로 된 이해 없이 텍스트를 활용하는 실수를 범한다. 하지만 저자는 일차 자료들의 핵심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관련된 공헌과 반론을 객관적으로 기술한다.


바클레이는 다양한 일차 자료를 폭넓게 활용한다. 루터(Martin Luther, 1483~ 1546)로부터 바우르(F. C. Baur, 1792-1860), 베츠(Hans Dieter Betz, 1931~), 헤이스(Richard Bevan Hays, 1948~), 에벨링(Gerhard Ebeling, 1912~2001), 샌더스(Ed Parish Sanders, 1937~), 디벨리우스(Martin Franz Dibelius, 1883~1947), 불트만(Rudolf Karl Bultmann, 1884~1976) 등이다.  


1장은 갈라디아서 해석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갈라디아서 5:13-6:10의 위치와 역할에 관한 것이다. 5:13-6:10의 나머지 본문과 이 본문은 어떤 관계인가? 이 본문은 큰 흐름에서 하나인가? 아니면 각기 다른 본문인가? 저자는 5:13-6:10의 교훈 자료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일목요연하게 재배치한다. 


훌륭한 연구는 좋은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한 명확한 방향성으로 시작할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의견을 두루 살핀 뒤, 핵심적 질문과 그에 따른 방향을 설정한다. 


율법을 지키려고 할 만큼 도덕적으로 진지한 사람들에게 갈라디아서 5:13-6:10에 있는 그러한 교훈들이 왜 필요한 것인가? 이 질문은 이 구절들로 인해 던지게 되는 질문이며,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다양한 답변들 중에서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 심각한 문제이다. 이 질문에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율법과 관련해 갈라디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울의 도덕적인 교훈이 실제로 무엇에 대한 것이었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확증해야 한다(62-63).


이미 제기한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갈라디아 교회의 상황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2장의 주된 내용이다. 갈라디아 교회는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 위기가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저자는 그 본문 자체를 활용하는 '거울 읽기' 기법과 역사적으로 유사한 사건과 자료들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모두 사용한다. 그리하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기 원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갈라디아 교회의 위기는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과 행동방식이었음을 밝힌다. 결국 윤리의 문제가 갈라디아 교회 위기의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갈라디아 교회에 기존의 바울이 제시한 복음과 반대되는 혹은 복음에 심각하게 그릇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적자들의 가르침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3장은 그런 대적자들의 주장에 대하여 바울이 어떻게 반응하며 대응하는지를 밝힌다. 대적자들은 유대적 정체성과 개종자의 신분, 아브라함의 할례 언약과 율법 준수를 강조했다. 하지만 바울은 그것을 하나씩 반박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영의 선물에 근거한 정체성을 가진다. 또한 율법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형태의 의무로 그리고 사랑으로 믿음이 일하는, 영 안에서의 지속적 헌신을 주장한다.  


하지만 대적자들에 대한 바울의 설득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다른 문제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지금까지의 연구가 5:13-6:10의 윤리적 교훈으로 가는 예비적 길이었음을 주장한다. 즉 서신의 본론은 마지막 부분의 윤리적 교훈들을 향한 필수적 단계라고 강조한다. 


4장과 5장은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갈라디아서 5:13-6:10의 모든 내용들에 대한 연구다. 특히 저자는 바울의 말속에 있는 변증적이고 논쟁적인 목적에 주목한다. 영은 윤리적 방향을 제시하며, 육체를 이겨내고, 모든 율법의 요구를 성취하는 행위를 실천하게 도와준다. 바울의 윤리적 권면은 매우 실제적이다. 즉 바울이 말하는 윤리적 주제는 갈라디아 교회의 일치와 조화를 위한 실제적 주제다. 이를 통해 바울은 자신의 서신 전체를 통해 강조하는 육체냐 영이냐의 선택을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제시한다.


6장에서 저자는 육체와 영의 관계에 대해 분명히 밝히기를 원한다. 저자는 바울의 인간학과 유대/헬레니즘 사상을 비교하며 바울 자신의 진술에 대한 신학적 분석을 시도한다. 이러한 영과 육에 대한 연구는 바울이 목표로 했던 새로운 윤리학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바울의 윤리학은 새로운 시대의 능력으로 변화되고 주님을 섬기는 일에 참여한 신자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한편, 믿음 안에서 진리에 대한 복종을 끊임없이 갱신함으로써 옛 시대의 함정과 유혹의 한가운데서 그 섬김을 수행해야 한다고 요청한다(358).


마지막 7장에서 저자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한다. 특히 Q&A 형식처럼 구성된 이 장의 초반부는 큰 도움이 된다. 핵심적인 질문에 대한 간명한 요약은 전체 논지를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게 한다. 혹여나 전체 흐름을 놓친 독자들도 이 챕터를 통해 문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 저자는 바울의 윤리학과 신학으로 논의를 확장한다(물론 핵심적 논의는 갈라디아서다). 


우리는 바클레이로부터 갈라디아서의 배경과 상황에 대한 객관적 연구와 갈라디아 교회를 향한 바울의 진심 어린 권면을 듣게 된다. 갈라디아서의 전체 흐름과 연결을 통해 하나의 큰 그림을 갖게 된다. 학자로서의 객관성과 치열함, 진지함 등을 배우게 되는 것은 우리가 덤으로 얻게 되는 선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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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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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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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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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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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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