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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을 명료하게 정리하다

정현욱 | 2020.08.30 23:59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을 명료하게 정리하다 바울에 관한 새로운 탐구/티모 라토/김명일/이레서원/정현욱 편집인

 

바울신학에 있어서 '바울에 관한 새 관점'처럼 뜨거운 것이 또 있을까? 그 주제는 결코 잠들지 않을 것이며, 시대별로 각기 다른 옷을 입고 유령처럼 출몰할 것이 뻔하다. 바울에 관한 새관점(이하 새관점)E. P. 샌더스가 시작한 것이 아니지만 힘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샌더스는 바울의 칭의를 새롭게 해석함으로 바울의 칭의론 논쟁에 불을 붙였다. 2018년 알맹e를 통해 샌더스의 <Paul and Palestinian Judaism>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바울에 관한 새 관점(new perspective on Paul)’에 불을 지핀 책으로 1977년 출간되었다. 무련 40년이 넘은 책이 이제야 출간되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아직도 바울에 관한 새 관점논쟁이 현재형이란 사실은 더 놀랍다.

 

샌더스의 주장이 혁명적인 이유는 이후에 일어날 논쟁보다는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유대인으로서의 바울을 환기 시켰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보수적 관점의 학자들은 교리적으로 대응했고, 새 관점을 옹호하는 이들은 1세 전후의 중간기 문헌을 논쟁의 근거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 논쟁은 1라운드가 시작되기도 전에 새 관점주의자들의 승리였다. 논쟁의 승리가 아닌 반대편의 논쟁자들은 자격 미달로 인한 부전승에 가까웠다. 이에 대한 유명한 일화는 더글라스 무와 E. P. 샌더스와의 대화에 축약되어 있다.

 

E. P. 샌더스 : 무 박사님, 박사님께서는 히브리어로 쓰인 미쉬나 문헌을 모두 읽어 보았습니까?

더글라스 무: 아니요. 읽지 못했습니다.

E. P. 샌더스 : 나는 읽었습니다. 당신이 이 토론 자리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의문이군요.

 

이 대화는 더글라스 무가 공개한 것으로 자신의 자격 없음에 대한 고백 중 일부이다. 그러나 이제 새관점에 대한 논쟁은 해묵은 논쟁이 되었고, 어느 정도 정리할 필요가 생겼다. 중간기 문헌을 모두 읽지 않는다고 해도 굳이 주눅들 필요가 없는 이유는 중간기 문헌도 결국 시대의 결과물이며, 하나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신약적 관점에서 정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인 티모 라토는 이 책을 통해 샌더스, , 라이트, 그리고 바클레이의 핵심을 요약 비평한다. 일종의 비평적 읽기이다.

 

E. P. 샌더스는 언약적 율법주의를 주장한다. 제임스 던은 신인 협력설에 몰입한다. N. T. 라이트는 모호하다.’ 존 바클레이는 선물의 관점에서 바울의 칭의를 설명한다. 안타깝게 바클레이는 그리스-로마와 유대 준거 틀의 사회적, 정치적 맥락 안에서 인식된, 선물의 비상응성의 완전함(극대화)이라는 개념으로는 은혜에 대한 바울의 개념을 올바르게 다루지 못’(8)했다. 필자의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자가 본 새 관점주의자들의 한결같은 문제는 구원의 주도권이 인간에 있다는 것이다. 책의 전체 주제는 마지막 바클레이를 평가한 부분에 오롯이 담겨 있다.

 

율법의 행위가 인간의 온갖 노력과 구원론적 맥락에서의 인간의 열망을 지지한다는 것은 틀림없다. 이 점에서 바클레이의 분석은 설득력이 없다.”(92)

 

새 관점주의자들은 유대교가 신인 협력적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인정’(93) 한다. 구원은 인간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야 한다’(94)고 바울은 말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확실히 새 관점주의자들은 하나님의 언약보다 언약을 성취하려는 사람들을 구원 또는 칭의를 중심에 두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하는 샌더스는 다양한 증거들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칭의의 핵심은 협력에 있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언약적 율법주의는 신인 협력적 구원론’(18)이 분명하다. 저자가 예리하게 주장한 것처럼 새 관점주의자들의 핵심은 낙관적인 인간론’(30)에 있기 때문에, 정벌 받은 펠라기우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생각했던 그들만의 방식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완전하게 한 사람’(87)의 주장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필자가 잘못 읽지 않았다면 저자는 신인협력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이러한 시도는 새 관점주의자들이 구원을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도하에 일어난 것이 아닌 인간에 있다고 말하게 된다. 이 책은 아래의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

 

모세의 율법을 성취하는 언약적 율법주의에서 최종적 구원을 얻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유대인들은 장차 올 세상에 들어간다는 보장을 받기 위해 순종해야 하고 선을 행해야 한다. 자신의 자유의지로 어떻게 기여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생길 것이다. 언약적 율법주의는 신인 협력적인 경향이 없는 순순한은혜의 종교가 아니다.”(19)

 

새 관점주의자들은 올곧게 은혜의 종교라고 소개하지만 결국 구약 이스라엘이 율법이 지킴으로 언약 백성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떠나지 않는다. 바울은 이것을 간파했기에 갈라디아교회에 이렇게 경고한다.

 

무릇 율법 행위에 속한 자들은 저주 아래에 있나니 기록된바 누구든지 율법 책에 기록된 대로 모든 일을 항상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 아래에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또 하나님 앞에서 아무도 율법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 이는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하였음이라”(3:10-11).

 

새 관점주의자들이 새롭게 재편한 칭의 중심의 바울 신학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물론 많은 장점이 있고, 적지 않는 수고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결론이 틀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너무나 분명하게 모든 것을 고려해 볼 때, 언약적인 배경 안에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교 구원론이 신인 협력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97)고 주장한다.

 

이처럼 짧고 명료한 새 관점 입문서는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에게 바울에 관한 새 관점논쟁은 오래되었지만 낯설다. 만약 바울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바울이 전한 복음의 핵심을 알고 싶다면 가장 먼저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그만큼 명료하고 명징하다. 다만 중간기 문헌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이 책의 주장이 성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 책은 바울 신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에 신약이 말하는 바울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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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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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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