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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신학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방영민 | 2019.10.15 09:57
신학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박형룡신학과 개혁신학탐구/이상웅/솔로몬/방영민 편집위원

신학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서론: 박형룡 박사의 생애

 

박형룡 박사는 18973월에 압록강에 위치한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서 1978년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게 된다.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좋은 스승들을 만나게 되어 학업을 시작하게 되고 한국신학의 기초를 놓는 사람으로 준비되어진다. 선천 신성중학교에서는 당시 교장인 윤산은(Geroge S. McCune)의 배려로 무일푼이었던 박형룡은 공부를 하게 되었고 또한 거기서 평생의 은인 소열도(T. Stanley Soltau)를 만나 그의 후원으로 졸업 후 평양숭실전문학교를 가게 된다.

 

당시 학장은 마포삼열(Samuel Moffett)이였고 그는 박형룡이 졸업한 후에 중국 남경 금릉대학을 가도록 도와준다. 이곳에서 2년간의 학업 후 그는 1923년에 미국으로 유학하여 프린스턴에 입학하고 1926년까지 3년 만에 신학사와 신학석사를 마치게 된다. 이후 켄터키주 루이빌에 소재한 남침례신학교에 입학하여 1년 만에 박사과정을 마치고 1927년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사명의 길을 걷게 된다.

 

박형룡 박사는 19309월부터 평양신학교에서 교수직을 시작하여 19386월 신사참배로 무기한 휴교에 들어가기까지 시무하게 된다. 이후 일제의 탄압이 점점 심해지자 그는 19387월에 동경으로 건너가 19428월까지 은거생활을 하게 된다. 이후 만주 봉천신학교로부터 초빙을 받아 9월부터 1947년까지 교의신학을 가르친다.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와 1947년 부산 고려신학교를 거쳐 1948년에 설립된 장로회신학교 교수로 취임한 이래 1972년 은퇴하기 전까지 약 30년 동안 교의학 7권을 혼자서 다 가르치게 된다.

 

술이부작(述而不作)

 

필자는 이상에서 한국장로교의 기초를 놓고 한국개혁신학을 가능하게 했던 박형룡의 생애를 짧게 다루었다. 왜냐하면 한국장로교에 속한 교단에서 교수를 하고 목회를 하고 있지만 한국개혁주의신학에 기원이 되는 박형룡 박사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분의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그의 생애와 사상과 신학과 저술과 평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 서구신학과 학자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갖고 배우려고 하지만 정작 우리 신학의 시작이 되었던 분에 대해서는 이토록 정이 없으니 애석한 일이다.

 

그나마 1997년 그의 탄생 백주년을 맞이하며 죽산신학강좌가 시작되면서 그에 대한 조명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왜곡되고 잘못된 평가가 즐비하고 바르게 연구되고 발견되어져야 할 영역들이 많이 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길 박형룡 박사의 신학은 꽃다발 신학이라고 낮게 평가하고 남의 것을 가져다가 복사하고 복제한 신학이라고까지 매도한다. 필자 또한 그런 말을 직접 듣기도 하였고 심지어 교단신학교 내에서 강하게 비판하는 것도 보았다.

 

그러나 그의 신학하기 전까지의 배경을 보면 어릴 때부터 서당에서 교육을 받고 중국에서 공부를 하였기에 한문에 능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공자의 학문 방법과 유교의 가치를 따라 술이부작(述而不作)의 마음으로 신학에 임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우수하고 찬란한 신학의 흐름과 고귀한 유산이 있음에도 그것을 배우고 익히고 섭렵하지도 않은 채 새로운 신학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도 말하길 여러 믿음의 스승들로부터 배우고 익혀서 개혁주의 정통신학을 후대에 잘 전하는 것을 사명과 기쁨으로 여긴다고 하였다.

 

그래서 다수의 사람들이 그의 신학을 향해 꽃다발이라고 조롱하지만, 우리가 죽산을 공부하고 연구해보면 그의 신학은 무의미하게 과거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자신만의 신학을 재구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누군가가 말하길 그냥 꽃다발이 아니라 그 꽃들이 각자의 색과 향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아름답게 배치한 꽃꽂이신학이라고 한다. 책의 저자 또한 죽산이 과거의 신학을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으로 답습한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그 누구보다 훌륭한 체계를 세운 것을 증명하고 주장한다.

 

이런 죽산의 자세는 오늘날 신학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구비해야 될 자세이다. 신학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의 선진들의 귀한 유산들을 이어받아 오늘에 맞게 창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죽산이 현대신학자들과 신학에 대해 칼날만 휘두른 것은 아니다. 그는 계속 대화하고 이해하며 열린 자세를 가지고 건설적으로 자신의 길을 걷는다. 그의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배우며 신학을 형성하고 교회를 세워갔던 그의 성실하고 진실하고 겸손한 자세는 우리에게 여전히 귀감이 된다.

 

화란개혁주의에 영향을 받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은 보통 박형룡 박사는 우리나라 초기에 선교를 위해 들어온 북미선교사들의 영향만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죽산의 삶을 보면 영미장로교의 신학과 사상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성경무오에 대한 믿음과 청교도적인 삶과 술과 음주를 거부하는 율법정신과 주일 성수에 대한 가르침들은 죽산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북미장로교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평생을 역사적전천년설을 고수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본격적인 신학수업을 1923년부터 1927년까지 프린스턴과 남침례신학교에서 시작하게 된다. 이곳에서 한국에서 전수받은 북미장로교의 특징과 정통적인 칼빈신학을 더욱 정립된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는 그의 신학과 사상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생기는데 바로 화란개혁주의와의 만남이다. 특별히 조직신학 분야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아치발드 알렉산더, 찰스 하지, A. A. 하지, B. B. 워필드가 계승하고 발전시킨 신학의 전통이다.

 

그리고 그는 신약학을 존 그랜스햄 메이천으로부터 배우고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당시 메이천은 근본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책을 쓰며 이성주의와 과학주의를 추종하는 자유주의를 배격하게 되는데 죽산 또한 진리수호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다. 또한 성경신학을 게할더스 보스를 통해 배우게 되는데 그를 통해 화란개혁주의에 대표자인 아브라함 카이퍼와 헤르만 바빙크의 글을 접하게 된다.

 

이렇듯 죽산은 프린스턴에서 영미개혁주의와 동시에 화란개혁주의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유학기간에서 접한 화란신학은 맛보기에 불과하였고 그는 귀국 후 본격적으로 1942년 봉천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면서부터 화란개혁주의를 근본으로 삼아 가르친다. 그는 루이스 벌코프의 조직신학을 기초로 삼아 강의하는데, 벌코프의 조직신학 또한 화란신학의 두 기둥인 카이퍼와 바빙크의 교의학을 기초로 한 것이다. 즉 죽산은 벌코프를 통해 화란개혁주의를 배우고 되었고 이것을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한국개혁주의를 세워간다.

 

죽산의 신학은 단순히 이전 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과 견제와 수용을 거쳐서 자신의 신학을 주체적으로 세운다는 것이다. 그의 학문적인 자세는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연구하는 것이다. 특별히 죽산에게 있어서 신학의 발전과 형성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있는데 바로 베르까워다. 죽산이 1955년 화란에 방문했을 때 그를 만나게 되고 그가 바빙크와 헤프를 이어가는 신학자임을 알게 된다.

 

죽산은 그의 책 교의학 연구영역본을 읽게 되고, 그의 교의신학(1964-1973)’이 나오기까지 베르까워의 영향이 지대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죽산의 교의신학은 우리나라 최초의 교의신학전서인데 간략하게 화란의 전통을 언급하는 것으로 그치는 벌코프와는 달리 베르까워를 통해 현대신학의 동향과 로마카톨릭과 칼바르트와 제임스 오르 등 다양한 신학을 자신의 신학의 틀에서 보완하고 증보해 나간다. 즉 죽산은 기존에 있던 북미장로교 위에 화란개혁주의를 더해 한국형청교도개혁주의를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시대를 전망하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죽산의 첫 박사 논문이 귀국 후에 쓴 자연과학으로부터 반기독교적 추론에 대한 분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논문을 통해 그는 근대주의와 과학주의로부터 기독교와 근본진리가 위기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바른 진리를 세워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죽산은 과학이라고 하여 무조건 배격하고 적으로 여기는 편협한 자가 아니다. 필자가 볼 때 죽산은 과학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와 진리를 밝혀주는 열린 신학자였다.

 

특별히 그는 성경에 대하여 성경은 과학을 증명해주고 심리를 긍정해주며 역사적 증거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은 하나님과 구원과 그리스도와 비밀에 대한 것임을 말한다. 성경이 과학을 위해 이용되고 비평의 도구가 되는 것을 부정한다. 그는 창조기사에 있어서도 젊은지구론을 부정하며 우주창조와 창조의 순서와 지구의 나이와 노아홍수 등에 대해서도 성경이 과학과 상충되지 않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였다. 오늘날 성경을 과학에 끼워 맞추려는 창조과학이나 성경을 자기주장을 위해 이용하려는 자들은 그가 가진 성경과 과학에 대한 자세를 배워야 될 것이다.

 

그는 과학을 부정하지 않는다. 과학으로부터 잘못 끌어낸 결과들이 기독교를 공격하고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과학의 한계를 말하며 인간의 구원과 인류의 행복은 과학이 줄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진리만 가능한 것임을 설명한다. 그리고 죽산은 기독교를 공격하고 오해하는 세력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변증학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논문에서도 그 지식과 지혜가 빛나볼 수 있다.

 

필자가 이 논문해제를 보며 놀란 것은 오늘날에도 과학의 도전과 이성의 우위와 신에 대한 편견 때문에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 논문은 그들에게 지금도 충분한 대답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일제시대 때 시대적인 제한과 열악한 학업 환경이었을 텐데도 당시의 문제를 인식하여 다가올 시대를 전망하고 방어하는 글을 썼다는 죽산이 대단해 보였다. 무엇보다 그를 붙잡으시고 귀하게 쓰신 하나님의 손길과 흔적이 위대해 보였다.

 

결론

 

필자는 이 책을 보며 죽산 박형룡은 큰 산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가진 하나님 중심적인 신학과 진실한 신앙과 경건한 자세가 드러난다. 한국개혁주의 신학의 초석을 놓았던 그의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배경을 정확히 알 수 있으며, 박형룡 신학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편협한 근본주의가 아니라 얼마나 바르고 균형이 잡힌 신학인지 맛볼 수 있다. 저자는 박형룡 신학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정확하고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죽산이 일제강점기라는 척박하고 어려운 시절에 이렇게 훌륭한 공부를 하여 자신의 신학체계를 세웠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위대한 일이다. 그러나 필자에게 더 공감이 되고 귀감이 된 것은 죽산은 자기와 다른 신학이라고 무조건 배제하고 혐오하며 멀리하지 않았다. 타인의 주장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고 수용하며 분석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학의 입장을 더 견고히 하며 성경의 기반 위에서만 신학하기를 원했다.

 

그런 면에서 죽산의 신학함은 오늘날 개혁주의자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된다. 그동안 보수주의자들은 나와 다른 상대방을 무조건 배척하고 적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개혁주의가 가지고 있는 위대한 유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귀를 닫아버리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우리의 뿌리가 되는 그의 신학함의 원리와 방법과 목표를 알았다면 표독스러운 근본주의는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죽산의 하나님중심사상과 성경의 기반을 둔 신학과 경건하고 겸손한 자세를 통해 우리의 신학이 더 견고하고 풍성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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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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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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