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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십자가는 켜켜이 쌓인 하루의 결과이다

정현욱 | 2019.06.09 22:57
십자가는 켜켜이 쌓인 하루의 결과이다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신약/김동문, 신현/선율/정현욱 편집인

그 이름도 유명한 방탄소년단을 아는가? 방탄은 말 그대로 총알을 막는다는 그 방탄(防彈)이다. 방탄소년단에 대해 할 말은 정말 많지만 이것 하나만 언급하자. 그 어떤 슈퍼스타도 해내기 힘들다는 수만 명이 입장하는 스타디움 해외 콘서트를 모두 매진시킨 7인조 보이밴드다. 어떤 음악평론가는 한국 대중 음악사를 조용필-서태지, 그리고 방탄으로 구분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방탄소년단은 K-POP의 한 그룹이었다. 이제는 그들은 단지 방탄소년단(BTS)일 뿐이다. 흥미로운 점이 하나있다. 그들은 모두 1990년대 출생한 제3의 인류라는 점이다. 사회적 영향력을 끼칠 정도가 되려면 최소한 서른은 넘어야 한다. 대학도 졸업하고 군에도 갔다 오고, 취직을 해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야할 때가 삼십대다. 그런 최근에 불어 닥친 ‘칼퇴’ ‘워라벨’ ‘갑분싸’ ‘병맛’ 등 신묘막측한 단어의 출처가 어디인줄 아는가? 바로 90년대 출생한 20대들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오직 90년대 이전 출생과 이후 출생이 존재할 뿐이다. 그 중심에 이십대 90년대 출생들이 자리하고 있다. 음악 평론가들이 한결같이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유 중 동일하게 동의하는 것은 ‘공감’ 그리고 ‘시대의 언어’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역사적 아픔을 노래하고, 시대의 언어로 풀어낸다. 그들의 음악에 낯설어 하는 이들도 음악을 듣고, 그들의 노래에 담긴 의미를 아는 순간 ‘입덕’하게 되고, ‘아미’로 자처하게 된다.

방탄소년단

 김동문 선교사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이란 제목으로 구약에 이어 신약 편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났다. 감성과 유머로 똘똘 뭉친 신현욱 목사도 그림으로 함께 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방탄소년단을 떠오른 건 무슨 의미일까? 지금까지 있었던 부류의 책이 아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적은 글?과 수많은 그림이 많아 단3문장으로 요약해야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때문일까? 필자가 보기에 두 가지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방탄소년단이 그러하듯 이 책은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며, 삶의 맥락 안에서 성경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즉 존엄한 언어와 형이상학적 진리로 무장한 ‘저 높은 하늘에 계신 성경’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성육신하여 함께하신 예수의 언어이다. 제목을 ‘낮은 자의 예수님을 만나는’이라고 했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낮은 자를 찾기 위해 스스로 낮아지신 예수님’이다. 

교회는 아직 눈치 채지 못한 듯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변혁의 시기이다. 3차 산업이 서서히 붕괴되면서 아직 분명하게 정의되지 않은 4차 산업시대가 급류를 타고 한국사회 안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빅 데이터, 인공지능, 로봇공학, 나노 기술, 가상-증강현실 등의 낯선 단어들로 무장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모든 체계와 사고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모든 변혁의 중심에 90년대 출생의 이십대 청년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요동치고 있지만 교회는 마치 홍수 속 방주처럼 안전하기만? 하다. 그러나 교회 안을 들여다보면 골다공증에 걸린 노인처럼 겨우 생존해 갈 뿐이다. 주일학교는 거의 사라지고, 청년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억압 받으려하지 않으며, 자신에 충실하려고 하는 20대는 더 이상 권위적 교회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김동문 선교사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읽은 익숙한 성경이 아닌 ‘낯설게 읽기’를 권한다. 낯설게 읽기는 타자의 시선이 아닌 내부자의 시선을 성경을 다시 보는 것이다. 예수께서 걸었던 그 길은 제자의 심정으로 함께 걷는 것이다.

“예수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걸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예루살렘, 동 예루살렘, 분리 장벽, 베들레헴, 헤브론, 여리고를 걸으며,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를 걸으며 바울을 떠올리고 베드로를 찾았다. … 내가 당시 이곳에서 살았다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했을까?”(10쪽)

우리가 성경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닐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는 늘 교리적이고 실용적으로 성경을 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성경 읽기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협소하고 편협한 시각을 갖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성경은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성경을 삶의 맥락 안에서 읽도록 초대한다. 첫 장에서 들려준 도시락 이야기는 필자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 어머님이 싸준 도시락은 김치가 전부였다. 약간 부유한 아이들은 햄과 계란후란이나 계란말이가 들어 있었다. 반찬 뚜껑을 여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졌다. 로마의 압제를 받았던 팔레스타인은 굶주림이 일상이었다. ‘자식이 빵을 달라’는 말에는 핍절한 식민지인들의 슬픔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빵, 생선, 알이 너무도 귀했던 시절, 그것을 먹고 싶어 하는 아이의 간절함과 가난한 처지에도 어떻게든 아이의 바람을 들어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안타까움 모두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속에 담겨 있다. 절실함으로 구하는 이에게 좋은 것을 주시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33쪽)

구유에 누이신 예수님의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호적을 하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내려간 요셉과 마리아. 방을 구하지 못해 가축이 거하는 한편에서 아이를 낳고 구유에 예수를 낳는다. 누가는 천사의 입을 빌려 목사들에게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라고 말한다.(눅 2:12) ‘표적(σημεῖον)’이란 단어는 유대인들이 하늘로서 온 표적(마 16:1)과 같은 신적인 어떤 것이다. 우리는 보통 말구유로 생각하지만, 말은 일반인들이 소유하거나 키울 수 없는 귀한 가축이었다. 나귀 역사 말만큼은 아니지만 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축이 아니었다. 누가복음 속의 ‘구유’는 일만 서민들과 당시의 목자들이 키웠던 평범한 양과 염소를 의미했다. 목자들은 가장 비천하고 천한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천사는 사람들의 거리낌의 대상이자 소외된 목자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렇다면 천사가 말한 ‘표적’이란 미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선한’ 목자라는 수식어가 익숙해져 목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당시 가장 천대받는 사회적 약자였다. 목자들은 밤에 짐승이나 도적들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동굴집 한편에 양과 염소들을 몰아넣었고, 그렇게 동굴집은 밤바다 구유로 변했다.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구유는 그런 장소다. 구유에 누이셨다는 것은 가장 낮고, 천하고, 가난한 존재로 태어났다는 의미다.”(62쪽)

사무엘하 12장에 보면 나단이 다윗의 죄를 책망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부자가 자신의 양과 소를 아껴 잡지 않고 가난한 자가 한 집에서 먹고 자며 자식처럼 지내는 암양 새끼를 잡는다는 표현이 나온다. 가난한 사람들은 양을 자신의 가족처럼 대하며, 한 방에서 먹고 잔다. 1세기 팔레스타인들이 생각한 구유는 바로 그런 곳이었다. 가장 낮고 천한 이들과 주님은 함께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표적인 것이다.

중간 중간 ‘오감으로 만나는 중근동 문화’ 코너에서는 성경읽기의 맛을 더해준다. 몇 주 전부터 아내의 이름이기도 한‘향기’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 ‘중근동의 냄새 향유 옥합’의 글이 있어 곱씹듯 천천히 음미해 보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의 향유 옥합 사건은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향기에 있다. 그들이 거주한 베다니는 이스라엘 정경법상 제사장들이 최종판결을 내리는 대기 장소였다.(138쪽) 그들은 제사장들의 판결에 의해 사회로 되돌아오거나 격리 되어야 한다. 마리아의 오빠로 알려진 시몬의 별명은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마26:6)이었다. 300 데나리온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의 향유를 마리아는 깨서 예수님께 부었다. 조금만 뿌려도 진동하는 향수가 원액을 통째 부었다고 생각해보자. 부정한 환자들이 모여 사는 베다니 지역에 번져 나갔을 향유 냄새를 맡아보자. 자신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귀한 향유 옥합을 쏟아 부은 마리아의 심정은 그 향기만큼이나 아름답다. 베나니 마을사람들은 그 향기를 맡았을 것이고, 마리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그 향기는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했을 뿐 아니라 생명의 향기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후에 냄새와 향기라는 이야기를 통해 복음을 설명하기도 한다.(고 2:14,15, 엡 5:2, 빌 4:18)

 천천히 묵상하듯 읽어야 한다. 신현욱 목사의 그림은 읽는 재미를 더하면서 핵심을 잘 짚어 준다. 문득, 한 장씩 나누어 소그룹 시간에 나누어도 좋겠다는 싶다. 필자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제시한 질문들을 틈틈이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1세기 팔레스타인 정서와 삶의 배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면 신약 성경을 더 풍요롭고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다시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맥락 속에 들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주님은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죄의 문제를 해결하셨다. 그러나 십자가는 켜켜이 쌓인 하루의 결과이다. 주님은 태어날 때부터 시대의 아픔과 함께 했고, 사람들의 고통을 어루만지셨다. 주님이 그러하셨듯, 주일학교 학생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 보면 어떨까? 청년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과 밤 새워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르쳐 들지 말고, 그들과 함께 마음을 공유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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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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