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17세기 정통주의 신학자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
17세기 정통주의 신학자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는데 아직 못 가봐서 아쉽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니 청교도와 언약도 그리고 칼빈의 활동 무대였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스위스입니다. 신혼여행도 영국으로 꼭 가보고 싶었으나 아내를 배려해서 휴양지로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과 이를 대표하는 10명의 신학자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마치 기행문 같이 쉽게 쓰여졌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의 수준도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17세기의 신학자들이 16세기의 종교개혁을 잇는 가교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사변적이고 이론적인 것에 치우치고 지나치게 스콜라주의적인 경향이 있다는 오해에 대해 이 책은 마치 투레티니의 변증신학강요처럼 17세기 개혁파 정통신학을 차분하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변증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다소 생소한(아무래도 이들의 작품이 번역 소개가 거의 없기에) 그 시대를 대표했던 유럽의 개혁자들을 프랑스의 베즈로부터 제네바의 투레티니,
하이델베르크의 유니우스(독일사람은 아니지만), 다소 생소한 독일의 알스테드, 화란의 레이데커(코케이우스 주의와 논쟁을 벌인 것도 흥미로웠음, 한편으론 코케이우스와 같이 구약과 신약의 죄사함의 내용과 그 영향력을 다르게 본 것이 동의되지는 않지만,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캇랜드의 '언약도의 사자'라 불리는 사무엘러더퍼드, '영국의 칼빈'이자 '청교도의 황태자'라 불리는 잉글랜드의 존 오웬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간략한 생애와 활동내용 그리고 맛보기로 그들의 글까지 각장 마지막에 수록하여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이 순서를 따라서 읽다보면 그 당시 유럽 전역에 하나님의 은혜로 지펴진 종교개혁의 불길이 꺼지지 않고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의 진리는 그저 평탄하게 보존되고 전수된 것이 아니라 언제나 거짓 가르침과 핍박을 거치며 그것들을 대항하고 순교의 피를 통해, 그리고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종들을 통해 변호되고 지켜질 수 있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 주님의 말씀인 성경으로!"
이 모토가 단지 멋진 경구로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혁은 언제나 값 비싼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부흥과개혁사>에서 예전에 나왔던 ㅇㅇㅇ와 함께 떠나는 여행 시리즈에서 경험했던 재미와 여행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 좋았고, 저자께서 투레티니의 전공자이신데 논박신학강요 및 생애를 라틴어 원전에서 직접 번역소개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부개사에서 중역본을 출간해 주셨지만). 책을 출간한 '다함'에서 그 일을 해주면 더욱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또 이 책을 계기로 18세기, 19세기, 20세기 정통주의 신학을 시리즈로 기획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각 시대의 신학자들과 특징들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면 정통주의 입문 개론 시리즈로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17세기 정통주의 신학을 맛보는 입문서로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디자인도 참 멋지고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