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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칼뱅의 누명을 벗기다

정현욱 | 2018.05.28 11:04
칼뱅의 누명을 벗기다 칼뱅은 정말 제네바의 학살자인가?/정요한/세움북스/정현욱 편집위원

칼뱅의 누명을 벗기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다한 가지의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논설서인데도 읽는 동안 손에 땀이 나게 한다제목도 도발적이지만 내용은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어 나가는 흥미진진함과 진실성이 강하다부제인 ‘칼뱅이 제네바의 독재자이자 학살자였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 알려주듯 이 책은 그동안 칼뱅을 ‘살인자로 몰았던 사건에 대한 반박이다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일단 이 글은 기존의 서평 방식을 벗어나 책의 스포일러를 넣고 필자의 상상력으로 써 내려갈 것이다독자들은 필자의 진정성을 믿든지 아니면 직접 책을 읽어 봐야 진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만을 말해준다.

 

칼뱅은 학살자이다이건 익숙한 사실?이다필자는 줄곧 그렇게 들었고대부분의 역사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한다전부는 아니더라도 ‘세르베투스의 화형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극히 일부는 아니라고 반박한다저자는 ‘절대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펜을 들었다좋다먼저 칼뱅이 왜 학살자가 되었는지부터 살펴보자.

 

어디서부터 시작일까필자는 기억한다그 책은 검고 칙칙하다출간되면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아직도 판매 중인 스테디셀러인 <기독교 죄악사>이다저자는 조찬선이며, 2000년 평단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작년 그러니까 2017 11월에 새 표지를 입고 다시 출판되었다이 책에서는 칼뱅을 ‘제네바의 학살자로 묘사하면서 기독교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참회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뿐 아니라 이혜령 외 4명이 지은 <문화사>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20). 조찬선의 주장을 일부만 직접 들어보자.

 

칼뱅의 정통 교리와 이단론의 신학이 사람을 죽였다살인을 주저하지 않는 칼뱅의 교리가 정통이 되었다칼뱅은 형제를 미워하고판단하고배척하는 죄를 범했다그는 성경을 들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살인을 저질렀다죄명은 이단이었다. ... 칼뱅이 자기 신앙에 입각한 교회를 개척하겠노라고 기독교를 살인교로 전락시켰던 죄악을 무엇으로 속죄할 수 있겠는가?”( <기독교 죄악사> 110).

 

적지 않은 분들이 읽은 줄 알지만 이 책은 몇 곳을 뺀 나머지는 출처 인용이 없고자신이 내키는 대로 써 내려간 잡담에 가까운 글이다저자는 이 책들이 무엇을 참고하여 기록한지를 탐색해 나간다이들이 인용한 책은 <다른 의견을 가진 권리>라는 츠바이크의 책이다츠바이크가 쓴 이 책의 원서는 <The Right to Heresy: Castellio against Calvin>이다이 책에 몇 가지만 이야기하자먼저 이 책은 1936년에 출간된 책으로 종교개혁 시기와 비교하면 최근의 책이다두 번째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라 ‘전기 소설이다(29). 그러니까 팩트가 아니라 팩트라는 재료에상상이라는 온갖 양념을 뿌리고 버무린 ‘소설이다이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한 것인데사실 위주로 쓰지 않고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픽션이라는 것이다그런데 이러한 책을 읽고 사람들은 ‘팩트로 믿어 버린다그렇다면 조찬선의 <기독교 죄악사>는 학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책이다.

 

그럼 츠바이크는 무엇을 참고하여 자신의 ‘소설을 쓴 것일까저자는 19세기 프랑스에서 발간된 갈리페의 책을 주목한다이 책에서 58이란 숫자가 처음 등장한다. 58은 칼뱅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은 기간 가운데 4-5년 사이에 58명이 시민들이 사형당한 것을 말한다(31). 그때에 남자가 30여자가 28명이 처형당했고, 13명이 교수형, 10명이 참수형을 당했다. 5명은 시장에서 능지처참 당했고, 35명은 오른손이 절단된 후 산 채로 화형에 처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또 어디서 이러한 자료를 구했을까저자는 필립 샤프의 교회사 8권에서 제롬 볼섹을 지목한다그것을 19세기에 되풀이해 유포한 사람은 오당이다(31). 문제는 이들이 주장하는 칼뱅의 학살자로서의 근거는 논리적으로 정확상 도무지 맞지 않다그 시기는 ‘칼뱅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았던 시기도 아니었으며가장 평화로웠던 시기도 아니었’(33).

 

한 가지 더제네바 치리회 회의록이 미국의 교회사 회장이던 로버트 킹던(Robert Kingdon) 교수에 의해 연구되고 번역되었다이로 인해 치리회의 성격과 권한들이 밝혀지게 되었고, ‘칼뱅이 치리회를 사용해 철권 정치를 휘둘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38)지게 된다교회의 치리회가 무슨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인가?

 

이것만큼은 절대 부인하지 못한다는 세르베투스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세르베투스의 이야기는 3부에서 다룬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1509현재의 스페인 지방인 아라곤의 빌라노바에서 태어난다그는 의사지리학자과학자점성술사다그리고 홀로 성경을 읽고 터득한 성경 독학자이다.(46그는 성경을 읽으면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의 성경 해석은 완전히 빗나갔다그는 오직 ‘사변과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성경을 읽고 해석’(47)하여 왜곡된 삼위일체에 빠지고 말았다간단하게 말하면 그의 삼위일체는 개신교가 말하는 삼위일체는 하나의 본질과 삼위를 가지신 하나님이 아니다인간 예수 안에 하나님의 신성이 내재하여 신격화된 것이다(47). 이러한 주장은 교리에 민감한 시기에 위험한 생각이자 발상이었다세르베투스의 삼위일체론을 접한 루터를 비롯한 대부분의 종교개혁자들은 그의 책을 ‘끔찍하게 잘못된 책’(48)이라고 평가한다.

 

칼뱅은 세르베투스를 사형시키도록 했는가아니다칼뱅은 그럴 권한이 없었다사형을 집행하는 단체는 치리회가 아니다시 의회가 이 모든 것을 관장한다칼뱅은 판결이 내려지기 전날까지 세르베투스를 찾아가 ‘간절히 권면하고 때로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 생각을 돌릴 것을 요구’(63하지만 실패했다이러한 이야기들은 필립 샤프의 교회사 전집과 박건택 교수가 번역한 <칼뱅 소품집 2>에 기록되어 있다.

 

결론은 ‘칼뱅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가 아니다학살자라 할 만한 내용이 초기의 문서나 1차 자료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하게 드러냈다그렇다면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 합리적 상식을 가진 자들이라면 아무렇게나 써 내려간 잡담 같은 책들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사실인양 오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단순히 ‘칼뱅은 학살자가 아니다라는 사실만을 한정짓는 것은 크나큰 오도가 아닐 수 없다나는 저자의 탄탄하고도 집요함으로 사실을 찾아 나선 열정다이나믹하게 그려가는 서술방식은 이 책의 매력이다더욱이 백 쪽이 채 안 되는 분량은 한 시간이면 집중해서 읽으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는 점도 매혹적이다이제 책을 사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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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예수 왕의 복음
매튜 W. 베이츠(Matthew W. Bates)/이학영/학영/모중현 편집위원


좋은 질문은 통찰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우문(愚問)이 현답(賢答)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리한 질문은 새로운 시각을 허락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어떤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 대상을 정의하고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가치와 사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뒤따릅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조차 천차만별(千差萬別)이 됩니다.​한 단어에 ...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바울의 마지막, 특별한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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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우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의 짐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잠시이지만 이야기가 들려지는 순간에 염려와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풍성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듬성듬성 드러났던 빈 공간이 이야기로 가득 채워집니다.더하여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그 이야기 안으로 동참하게 만듭니다. 마치 그 시간,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웃고 웁니다. 조용히 그들 곁에 있습니다. 그들과 눈 마주치고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함께 햇살을 맞고, 포옹하며, 감격을 나눕니다.성경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깨달음은 더디 온다
사막 교부와 교모/이덕주/사자와어린양/모중현 편집위원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말합니다. 그리하여 과정은 무시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윤리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로지 경쟁 우위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자 합니다.​이러한 사회는 인내가 없습니다. 성실함은 도외시됩니다. 일상은 무너집니다. 효율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참된 교육과 배움의 공간이 줄어듭니다. 고민하고 질문하고 사유하기보다는 더 빨리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웁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 순간적인 처세술만...
예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웨인 A. 믹스/김경민/비아/모중현 편집위원


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쇠하는 교회 흥하는 교회
서창원/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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