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암투병 속에서 얻는 교훈의 나눔
어느 새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선배님의 암 투병에 대한 소식은 진작 알았지만 따로 연락드리거나 개인적인 교제를 나누지는 않는 관계라 존경하는 선배이긴 하지만 연락드리고 안부를 묻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가족 중 암과의 동행이 시작되기도 했고 주안에서 신실하게 믿음의 본을 보이던 분의 투병 후 소천을 경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선배님이 몇 년 전에 쓰셨다는 책 소식을 듣고 한권은 서점에서 한 권은 이북으로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이미 리뷰도 올렸던 ‘암, 투병하면 죽고 치병하면 산다’는 암진단 후 나은 줄 알았다가 오히려 암말기라는 선고를 받고 기존의 의학적 접근에 대한 회의로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암을 성경적 눈으로 재해석하고 아둘람에 거하게 된 과정을 담는다. 그리고 암환자들에게 실제적인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기독교적 차원에서 어떻게 암을 비롯한 질병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저자의 책은 고통과 실의 속에 있을 수 있는 암환자들에게 도움과 인도를 준다.
이번에 읽은 저자의 행복한 암 동행기(신갈렙, 전나무숲)는 이전의 의학적이고 실제적인 접근에서보다 신앙적인 차원에서 이 암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암 발견과 그 진행과정 속에서 썼던 기도편지와 글들을 통해 저자가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암을 어떻게 바라보고 품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의 암에 대한 접근은 이미 전작에서도 보듯 고통과 현실을 직시하며 암을 품는 것이고, 또 그 암 속에서도 이미 암 이전부터 저자가 견지해온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을 어떻게 재구성해가는 지를 잘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저 암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넘어 저자가 제목에서 이야기하듯 암과의 행복한 동행이다. 그 길이 평탄한 길은 아니기에 발이 부르틀 수도 있고, 또 그 길을 가며 어떤 일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할지라도 말이다. 오래전 베스트셀러였던 오혜령의 ‘일어나 비추어라’에서 나타난 신앙적이지만 고통의 흔적이 자욱했던 글들보다는 좀 더 담담히 관조하며 그것을 이겨내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존경스럽다. 암환자나 그 가족이 아니더라도 고통 속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이 읽을 만한 좋은 책이다.
특히나 이 책은 책 후반을 암환자를 위한 성경공부 교재를 담고 있다. 신앙은 자기 삶의 현실과 문제에서 재해석하고 묵상하며 적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성경공부 교안은 무엇보다 실제적이고 같은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