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평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정현욱 | 2018.08.31 11:07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선생님의 숨바꼭질/권일한/지식프레임/정현욱 편집위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950, 하와이의 카우아이 섬은 실업자와 알코올, 마약 중독자들이 팽배한 곳이었다. 불우한 환경은 수많은 사회적 부적응자를 만들어 냈다. 심리학자인 에이미 워너는 '불우한 환경이 범죄자로 만든다'라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종단 연구를 시작한다. 800여 명의 아이들을 연구하면서 가장 고위험군은 201명을 따로 집중적으로 살핀다. 그 가운데 31%의 정도가 '예외'가 생겼다. 그들은 당연히 범죄자로 전락해야 했지만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좋은 대학에 들어갔으며, 훌륭한 모범시민으로 성장했다. 에이미 워너는 '왜 이런 예외가 발생하는가' 의아해하면서 연구의 방향을 바꾸어, '예외'의 이유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환경임에도 유일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지해준 단 한 명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단 한 명의 지지자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여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회복탄력성이라 명명했다.

 

권일한 선생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이전 책들과 사뭇 달랐다. 지금까지의 책이 실용적측면이 강했다면 이번 책은 원리에 가까운 책이다. 지금까지의 책들은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진행하면서 체득한 경험을 정리해 놓은 것들에 가깝다. 그러나 이번에 출간한 책은 자기 독백적이며,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만나고 나누었던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선생님의 숨바꼭질>이란 제목이 의아해 한참을 고민했다. 책 표지에 꼭꼭 숨겨진 아이들 마음을 찾아 나선 산골학교 선생님의 가슴 뭉클한 교단일기로 적혀 있지만 그것만으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적당히 거리를 두면 아이들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 숨바꼭질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좌절할 일도 없다”(175-6).

 

숨바꼭질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 찾기다. 글쓰기를 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삶을 보았다. 강원도 탄광촌이라는 산골 마을, 이혼과 죽음, 가난과 폭력이 일상에 스며있는 곳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픔을 꼭꼭 숨기고 자신의 상처를 마음 깊이 침전시킨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직면이 곧 치유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글을 통해 발견한 아이들의 생채기를 안고 함께 삶을 나눈다.

 

책의 절반쯤 읽어 나갔을 때, ‘회복탄력성이란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실패와 좌절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도 마침내 성공적 삶을 살아간 이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한 사람이 있었다. 권일한 선생은 바로 그 한 사람이다.

 

상처를 입으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가라고 했다. 비난하지 않고 섣불리 충고하지 않으며 아픔을 함께해줄 사람 곁에 가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시 일어설 힘이 난다. 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 슬며시 녹고 누군가 손을 잡아 주는 것 같다”(177).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고, 17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1숨바꼭질하는 아이, 어떻게 대할까?’는 눈으로 보이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하지 마!’라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의학의 병폐로 알려진 대증요법(對症療法)은 병의 결과만을 보고 처방한다. 병의 원인과 뿌리를 간과함으로 무리한 약리작용으로 인해 부작용이 속출한다. 아이들의 문제적 행동은 그림자’(21). 유능한 교사는 그림자를 보고 판단하지 않고,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을 찾는 술래가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언제 자신의 숨겨둔 마음을 보여줄까? 자신을 믿어 줄 때, 자신을 사랑할 때 마음을 연다. ‘하지 마!’는 판단이며, 모욕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지만 그것을 지적당하는 순간 방어한다. ‘해와 구름이라는 이솝우화의 이야기처럼 판단하고 지적하는 것은 결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초보 교사 시절, 권일한 선생은 하지 마!’를 적지 않게 내뱉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보다, 오히려 상처를 주고 닫게 만들었다. 아이들의 그릇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먼저 무슨 일 있어?’라고 물어야 한다.

 

2아이는 부모에게 숨바꼭질을 배운다에서는 부모를 통해 학습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룬다.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마음이 삐뚤어진 영철이의 이야기는 심장에 통증을 유발한다. 자존감이 낮은 부모는 자신을 함부로 다룬다. 저급한 언어와 폭력적 행동, 게으름과 부도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것을 혐오하면서도 학습한다. 부모의 아픔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아픔이 된다. 부모는 아이의 잘못을 야단치기 전에 자신을 보아야 한다.

 

진짜 용감한 부모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아이를 위해 아픔을 참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아이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태도야말로 지혜로운 용기이다”(135).

 

믿기지 않지만 머릿니로 인해 곤욕을 치른 이야기는 열약한 교육 현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머릿니를 옮긴 아이는 어머니가 없었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큰 관심이 없다. 씻지 못한 아이는 이를 달고 다녔고, 아이들에게 옮긴 것이다. ‘이를 잡으려면 집 안 어디에 이가 있는지, 왜 이가 생겼는지 알아야’(175) 한다. 아무리 상담해도 알 수 없던 문제의 원인을 집으로 찾아가고 부모님을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아이가 처한 환경이 문제를 만든 것이다. 보이는 이만 잡으려고 한다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를 잡기 위해 아이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면 아이들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175).

 

3아픈 아이 마음 찾기에서는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기고백적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생채기 가득한 아이들의 마음을 꾸미지 않고 보여준다. 이것이 글쓰기의 힘이 아닐까? 부모의 이혼 때문에 동굴에 사는 아이, 아버지의 욕설과 학대로 인해 주눅이 들어 꽁꽁 숨어버린 아이들이 글로 숨겨진 마음을 표현한다. 아픈 사람은 자신을 감춘다. 아프지 않은 것처럼, 용감한 것처럼, 가난하지 않은 것처럼 자신을 포장한다. 선생은 아이들 마음에 숨겨진 상처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불편한 일이고, 희생과 수고를 요구한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그것을 끄집어낸다. ‘해와 구름에 나오는 해처럼 글쓰기는 그들이 발설하도록 만들어 준다.

 

감정은 밖에서 밀어 넣기 전에 안에서 터져 나와야 한다. 관계가 먼저이고 기능은 다음이다. 아이를 바라보고, 희망 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면 글이 달라진다”(221).

 

솔직한 글에 박수를 보내고, 서로 위로하게 했다. 마음에 감춰둔 아픔을 꺼냈다. 아이들은 견디기 힘든 현실이지만 벗어나기 위해 새가 울듯이 글을 썼다’(225). 조그마한 흙만 있어도 식물은 자라고 꽃을 피운다. 누군가 자신을 지지해 준다면 아이들은 기꺼이 마음의 빗장’(226)을 연다. 사고로 얼굴을 다친 아이는 하나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살았다. 그러나 어느 날, 아이는 자신 때문에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을 글로 처음표현하기에 이른다. ‘아이는 사물을 꿰뚫어보는 눈으로 글을’(232) 썼고, ‘사고를 당했지만 사물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능력은 다치지’(228)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한 명의 지지자에 대한 이야기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생존의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지지하는 한 명의 지지자’, 권일한 선생의 이야기는 좋은 교사의 본이 무엇인지 알려 준다. 카우아이섬의 아이들은 대부분 불우한 환경은 아이들은 범죄자로 만든다는 가설을 따라갔다. 그러나 예외의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 ‘한 명의 지지자.

 

저자는 분명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체득하고 배운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그러나 내가 읽기로 이 책은 그럴 수밖에 없는상황을 역전시키는 멋진 선생님의 뜨거운 희생과 사랑의 이야기다. 책을 다 덮고 나서야 아이들의 마음을 찾는 것은 사랑임을 알았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659개(2/133페이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당신은 정말 주께서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나요? 당신은 정말 주께서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나요?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존 파이퍼/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사도 베드로는 교회에 만연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두 번째로 쓴 편지에서,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라고 말했다(벧후 3:9). 당시 교회에 유입된 사람들 중에서 “주께서 강림하신다는 약속이 어디 있느냐 조상들이 잔 후로부터 만물이 처음 창조될 때와 같이 그냥 있다”라고 말하며 조롱하는 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고난을 이겨내는 성도들의 믿음과 소망을 뒤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가 처한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일부가 아닌 대다수의 성도가 속히 다시 오시겠다는 ...
인내로 밤을 지새우는 당신에게.. 인내로 밤을 지새우는 당신에게..
하느님을 기다리는 시간
토마시 할리크(Tomáš Halík)/최문희/분도출판사/모중현 편집위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지냈습니다. 부드러운 언어를 사용하고,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주일성수나 헌금 생활 등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습니다.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주어진 정답에 따라 행동하려 했습니다.명확한 선을 긋고, 내부자로 있는 것이 편했습니다. 안전해 보였죠. 간혹 질문이 떠오르더라도 재빨리 떨쳐냈습니다. 불경해 보였거든요. 괜한 어려움을 끼치기가 싫었습니다. 나 하나만 침묵하면 평안한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어느 순간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양한...
우리의 고백이 풍성할 수 있도록... 우리의 고백이 풍성할 수 있도록...
사도신경,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위르겐 몰트만 외 13인/주도홍/CLC/모중현 편집위원


'믿음'은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왜 믿는지가 설명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 주제는 몇 시간의 강의나 몇 권의 책으로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만큼 각각의 주제는 무겁고, 방대합니다. 섬세하게 논증하지 않으면, 풀어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믿음의 내용에 대해 정형화할 순 없지만, 오랜 시간 고백된 신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그것은 믿음의 선배들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입니다. 여러 신학적 논쟁이 있어왔고, 그 풍파를 겪고도 살아남았기에 여전히 매우 의미 있는 문장들임에 틀림없습니다.이 책 『사도신경, 우...
뉴노멀이 노멀이 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교회론 뉴노멀이 노멀이 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교회론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
하이디 캠벨, 존 디이어/안규식/이레서원/고경태 편집위원


합동 총회 교회자립개발원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코로나 시대에 모여서 목회자 이중직을 연구하면서, 이박행 목사와 양현표 박사의 책임으로 『겸직목회』(솔로몬, 2022)를 출간했다. 목회자 이중직의 필연성을 논하기 전에 교회론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했다. 고경태는 “비제도적 교회”라는 개념을 제언했다. 조동진 선교사가 비제도적 교회의 필연적 도래에 대해서 수 년전부터 피력하고 있었다. 특히 비서구권 교회에서는 비제도적 교회 양태로 교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밝혔다. 조 박사는 "사도 시대와 속사도 시대에는 제도화된 교회가 없었고 다만 ...
기독교는 정말 정신 질환 환자를 도울 수 있나? 기독교는 정말 정신 질환 환자를 도울 수 있나?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데이비드 머리 & 톰 카럴 2세/소현수/부흥과개혁사/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말해서, 신학교에서 ‘정신 질환’ 다루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하지만 목회 현장에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성도나 성도의 가족을 만나거나, 잠시 대화하거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상담해야 할 때가 있다. 많은 목사 혹은 교사가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 사실 그 ‘전문성’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한다. 세상은 죄를 부정하기 때문에, 명백한 죄의 문제를 병으로 취급한다. 가령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보이는 반응이 아무리 하나님을 불신하고 주변 사람에게 해악을 끼쳐도, 아픈 사람이니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면죄부를 준다. 그렇다고...
당신이 사용하는 언어, 영성은 어떠한가? 당신이 사용하는 언어, 영성은 어떠한가?
언어의 영성
마르바 던/오현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참 흥미로운 제목이었다. “언어의 영성”이라니. 부제, “오염된 신앙 언어의 회복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것들”이 하나의 힌트를 제공했다. 이 책은 언어학이나 신학을 언어로 정리한 책이기보다는 현재 잘못 사용되고 있는 신앙 언어를 바로잡는 내용일 것이라 추측이 가능했다. 마르바 던은 기독교 윤리학과 성서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신학자, 저술가, 교회 음악가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 특별히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 책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신체적 질병과 장애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신앙 지식을 삶에 실천하는 일에 힘썼던 사...
복음 언약을 기억하는 행복한 결혼 생활 복음 언약을 기억하는 행복한 결혼 생활
복음이 빚어낸 결혼
채드 & 에밀리 밴딕스훈/김희정/부흥과개혁사/조정의 편집인


성경엔 “기억하라”는 명령이 자주 등장한다. 특별히 언약과 관련된 ‘기억’을 요구할 때가 많다. 구약 시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과 하나님은 언약을 굳게 맺으시고, 자기 백성이 그 언약에 신실한 삶을 살기를 원하셨다. 남성들은 신체에 특별한 표지를 만들어 언약을 기억하기를 원하셨고, 각종 제사 제도와 절기 등을 제정하여 언약 안에 있는 모든 백성이 그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사랑하기를 바라셨다. 신약 시대, 하나님 나라 백성인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예수님은 자기의 목숨으로 맺으신 새 언약을 구약부터 내려오던 언약 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