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골리앗이 오고 있다
골리앗이 오고 있다
과거 한국에서 가정의 중심은 부모였다. 그러나 산업화와 현대화를 거치면서 가정의 중심은 자녀가 되어 있다. 즉, 부모 공경의 사상은 점점 더 퇴색되어가는 반면, 자녀 교육과 좋은 부모가 되는 것에는 관심이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가정의 중심에 자녀가 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가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
‘미래’라는 골리앗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직종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 직종은 바로 ‘미래학’이다. 물론 앨빈 토플러와 같은 20세기 말에 문화와 사회의 변천사를 통시적 관점으로 분석하면서 21세기의 사회를 예측한 것이 어쩌면 미래학의 뿌리라고 볼 수 있고, 현재는 많은 미래학자들이 여러 가지 미래에 대한 예측들을 끊임없이 쏟아 내고 있으며, ‘유발하리라’와 같은 대중적 글을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인문, 역사, 사회, 경제 등의 통합적 학문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인간과 사회의 모습들을 합리적으로 예견하고 설명함으로 대중들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물론 미래에 대한 예견은 학자들만의 세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학자들보다 훨씬 더 예언적으로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바로 문화와 예술에 종사하는 자들이다. 필자와 필자의 가족들은 허리우드의 SF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 본다. 그러한 가상의 미래 모습들은 상당부분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작가들과 예술가들은 매우 합리적인 미래의 모습들을 창의적으로 그려 낸다.
하지만, 영화에서 본 미래라는 가상적 현실이 너무나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현실화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들은 단순히 삶의 환경을 바꾸어 놓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삶의 스타일을 바꾸고,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더 나아가 ‘포스트 휴먼’이라는 기계와 인체가 하나를 이루며, 컴퓨터와 생체가 네트워크를 이루어 영화 매트릭스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뇌 과학의 발전으로 공부를 하지 않고 컴퓨터 칩을 뇌와 연결시키거나, 약물이 아닌 기계신호와 생체신호를 일치 시켜 기억뿐만 아니라 정서까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조절하며, 유전자 기술을 통한 ‘불로초’의 등장은 단순한 사회와 윤리적 문제를 넘어 더 이상 ‘신(神)’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다수 있다(그러나 반대로 종교의 방향성이 내세와 교리, 그리고 신조를 강조하는 수직적 종교는 쇠퇴하고, 실제 삶 속에서 신의 임재와 교재를 추구하는 수평적 종교가 선호될 것이라는 학자들도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지금의 기성세대인 우리보다는 우리의 자녀들이 겪어야 할 심각한 신앙적, 사상적, 문화적 도전이다. 이러한 미래는 이미 우리의 현실에서 시작되었다. 정말 당시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무시무시한 전사 골리앗(과학, 문화)이 우리의 신앙과 하나님을 조롱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
미래와 다윗 묵상
본서는 총 3부로 구성된 20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나를 넘어 도전하라”는 주제로 7편의 글을 싣고 있다. 여기서는 다윗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게 된 이유와 상황, 그리고 저자의 독특하고 기발하지만 엉뚱하고 창의적인 ‘만약 ~ 되었으면 어떠했을까?’라는 상상적 질문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내용들을 입체화시킴으로 가독성을 높여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또한 성경의 내용과 이야기들에 ‘왜?’라는 질문들은 저자의 진지한 성경해석의 방식으로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 1부의 주제는 다윗을 향한 반대와 저항하는 자들의 내면 안에 있는 모습들을 들여다보면서 독자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또한 성경에는 이미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성공한 사실에 대하여 역으로 ‘만약 실패하였다면 어떠했을까?’를 보면서, 우리의 현실 속에 빈번히 일어나는 ‘믿음의 실패’에 대해 다윗을 통해 가상적으로 살펴보면서, 다윗의 승리가 맹목적 믿음의 승리가 아니라 골리앗을 이기기까지 그 전에 숨겨진 수많은 훈련과 노력들을 놓치지 않게 한다.
2부는 “새로움을 꿈꾸라”는 주제로 7편의 글이 실려 있다. 여기서는 승리와 성공을 위한 꿈을 꾸는 것은 끊임없는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남들이 가는 길을 답습하고, 성공한 다른 사람들처럼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갑옷’, ‘검’, ‘방패’, ‘투구’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물맷돌을 단련함으로 자신만의 독특함으로 승부할 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고, 비웃거나 인정해주지 않을지라도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훈련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권면한다.
마지막 3부는 “오늘, 미래를 바꾸라”로서 6편의 글들은 다윗이 무슨 일을 해 내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미래와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거나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장애물은 미래나 어려운 현실이 아니라 ‘두려움’임을 저자는 밝힌다. 또한 골리앗은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당시의 최신의 과학 기술로 만든 갑옷과 무기들을 의지하여 싸웠지만, 다윗은 ‘만군의 여호와 이름’으로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통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의지하고 있으며, 무엇을 의지하고 살아야 할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당신은 사울인가 다윗인가?
3천 년 전 골리앗은 사울이 통치하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쳐들어 왔다. 골리앗은 사울과 이스라엘이 믿는 여호와 하나님을 모욕하며 사울과 이스라엘은 위협하였다. 물론 사울 또한 건장하고 준수한 전사였지만 골리앗과 체격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사울과 골리앗의 차이는 체격의 차이만이 아니었다. 당시 골리앗이 속해 있던 블레셋은 이스라엘이 국경을 접하는 나라들 중에서 철의 생산을 독점하는 나라였으며, 청동기 무기를 사용하는 이스라엘과 철기 무기를 사용하는 블레셋은 무기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복잡하고 다양한 현실적 문제들로 인해 사울과 이스라엘 군대는 감히 골리앗과 맞설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현실적 변명만을 늘어놓지 않았다. 골리앗과 맞서기 위해 그는 사울의 갑옷과 검, 투구 등을 착용해 보았으나 자신에게 맞지 않았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에게 익숙한 사자와 곰을 잡았던 돌멩이를 선택했다. 한 번 상상해 보라 철갑옷과 철무기로 무장한 거구의 전사와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어린 소년 다윗은 양을 치는 막대기와 돌멩이로 골리앗과 맞섰다.
그렇다. 앞으로 우리가 상대해야 할 세상의 문화와 과학과 기술들은 과거의 골리앗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정말 무시무시한 골리앗임이 틀림이 없다. 또한 이 골리앗은 미래에 우리의 자녀들이 피할 수 없이 직면해야 할 골리앗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의 자녀들의 미래는 다윗과 같은 사람으로 준비하라고 외치고 있다.
저자는 성공학, 미래학, 심리학, 종교학 등을 종합하여 언급하면서 미래의 교회와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사울이 아니라 또 다른 다윗이 될까?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누군가가 말한 ‘준비되지 않은 미래는 재앙’이라는 말을 가정과 교회는 진지하게 생각할 시점이 되었으며, 초월적 하나님의 섭리만을 기대하는 종교로의 도피는 참 하나님을 신앙하는 자세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 앞에 놓은 현실은 기존의 신학적 범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도전들이 턱 밑에 도착했으며,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신학이 현실을 부정하며 과거만 들먹이는 독백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본서는 미래 사회의 변화 가운데 일반적으로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본서에 담겨있는 내용들은 앞으로 우리의 자녀들뿐만이 아니라 신학자들과 교회의 미래가 만나야할 문제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사울과 다윗의 대조를 통한 경종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