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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금은 구걸인가 사역인가

정현욱 | 2018.01.23 13:17
모금은 구걸인가 사역인가 모금의 영성/헨리 나우웬/김한성/포이에마/정현욱 편집위원

모금은 구걸인가 사역인가

 

모금의 영성책 제목을 보는 순간 두 가지 생각이 집요하게 나를 따라잡았다. 하나는 하루하루 핍절한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 정말 필요하단 책이라는 생각, 또 하나는 구걸로 보일 수 있다는 비참한 생각이 그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안정된 교회 안에서 부목사로 생활하다 낯선 도시에 가족끼리만 모이는 교회 개척을 시작했다. 사십 대 후반에 낯선 외지에 아무 수입도 없이 교회 개척을 한 것이다. 말이 개척이지 가족끼리 예배드리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다. 실제로 감당하고 있는 서평과 몇 곳에 기고하는 글들은 수입이 없다. 책을 골라 구입하고, 하루 종일 책과 씨름하고, 그다음 날이 되면 한 편의 서평이 완성된다. 묵상 글은 좀 더 짧다. 그러나 시시포스의 저주처럼 진한 고뇌 속에서 만들어낸 글이라 할지라도 아무런 수입이 없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 아내는 작년 가을 수술을 해서 조금만 무리해도 쉬워야 하고, 나 또한 무릎이 좋지 않다 한 시간 서 있는 것도 힘들다. 그것뿐 아니라 아내가 몸이 불편하니 내가 아이들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하지만 누군가에 손을 내민다는 것은 삶이 비루해 보여 페이스북에 계좌번호 띄우는 것이 전부이고, 8개월이 지났지만 딱 두 편 공개적인 편지를 썼을 뿐이다. 그것도 불특정 다수에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심적으로 부담이 되고 힘든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가난했지만 돕는 자로 있었다. 매월 고아들을 돕는 단체에 고정적으로 기부했고, 지인들 중에 어려운 분들이 있으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돕기를 즐겼다. 그러나 받는 위치가 되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큰 문제는 타인들의 시각이다. 얼마 전 대담한 젊은 목사의 입에서 목사들의 거지근성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의 비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가 누군가를 안다고 할 때 상대편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는 아는 것이 아니다. 안다는 생각 자체가 교만인 것이다.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하며, 나 또한 아직도 여전하다. 그러니 헨리 나우웬이 이 책은 기부가 소외되고, 나눔이 허공 속에서 메아리치는 상황 속에서 적절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고민해야 할 주제이기도 한다.

 

헨리 나우웬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논리적 순서나 명징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강연을 책으로 엮은 것이며, 헨리 나우웬의 글만을 추려 낸다면 고작 60쪽 분량의 작은 내용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기독교인들이 가져야 할 모금이 무엇인지 성경적 가치에서 정확하게 짚어준다. 8장으로 이루어진 작은 책이다. 헨리 나우웬은 이 책에서 모금과 몇 가지를 짚어 준다.

 

먼저 모금은 사역이다. 즉 모금은 대책이 아니라 사역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23)고 조언한다. 모금은 우리의 비전과 사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믿음을 선포하는 행위’(24)이다. 즉 구걸이 아니다.

 

둘째, 모금은 회심하라는 부르심이다.’(24) 이것은 모금자나 후원자 모두에게 해당된다. 하나님을 협력을 통해 일을 하신다. 모금 사역에서 회심은 진정한 관계’(28)를 이루는 것이다. 먼저는 모금자에게 거룩한 삶으로 살아가도록 요구한다. 기부자가 모금자의 삶을 보았을 때 실망하지 않아야 한다. 헨리 나우웬은 바로 이 부분에서 모금이 사역임을 회상시킨다.

 

사역의 한 형태인 모금은 설교나 기도나 환우를 위로하는 것이나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주는 것만큼이나 영적인 활동이다.”(29)

 

3장에서 헨리는 모금자 자신이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종용(慫慂)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저축하여 안정을 추구한다. 이것은 필자에게도 역시 동일하며 인간의 보편적 성향이다. 그러나 저축은 한 편으로 하나님이 아닌 돈을 의지하는 행위일 수 있다. 또한 저축하기 위해서는 나누지 않는 여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돈이란 이처럼 인간의 안정 요구에 대한 깊은 욕망의 실체이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저축하든지 나누든지 중요한 문제는 돈을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모금자가 가져야 할 회심의 모습이다.

 

셋째, 모금은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돕는 방법이다.(35) 하나님은 한 곳에서는 염려하지 말라하시지만, 다른 곳에서는 구제하라 사랑하라 연보 하라 하신다. 바울은 이러한 기부(연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은 평안하게 하고 너희는 곤고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요 균등하게 하려 함이니 이제 너희의 넉넉한 것으로 그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그들의 넉넉한 것으로 너희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균등하게 하려 함이라 기록된 것 같이 많이 거둔 자도 남지 아니하였고 적게 거둔 자도 모자라지 아니하였느니라”(고후 8:13-15).

 

이것은 이스라엘의 출애굽 당시의 광야 생활을 암시한다. 하나님은 먹을 것이 없는 이스라엘에게 하늘을 열어 만나를 먹이셨다. 만나는 안식일 외에는 저장되지 않는다. 만나는 매일의 양식이다. 만나를 신약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말씀이신 예수님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며 바르다. 그러나 그곳으로 끝나지 않는다. 만나는 확장된다. 그것은 만나가 가진 혁명성 때문이다. 만나는 하나님 나라의 실체를 보여 준다. 바울은 그 실체가 바로 연보(나눔과 기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헨리 나우웬은 이러한 바울의 생각을 간파하고 이렇게 말한다.

 

만약 우리가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재정을 모금한다면, 우리는 참으로 하나님이 그분의 나라를 세우시도록 돕는 것이다.”(36)

 

헨리 나우웬은 적절하게 오병이어 사건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의 후한 베풂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어떻게 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베풂의 친절이 하나님의 은혜의 일부가 되어 원래의 경계를 넘어서, 이 세상에서 역하시는 하나님’(63)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넷째, 모금은 영적 친교로의 초대다. 헨리 나우웬은 후원을 요청하는 것을 새로운 영적 교제로 초대하는 것’(67)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명징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8:22-23에 기록된 탄식시간과 공간이 가진 한계를 초월하는 하나님과의 친교, 그리고 우리 둘 사이의 친교를 갈구하는 탄식’(67)이라 말한다. 헨리 나우웬의 통찰은 이 바로 지점에서 드러난다. 그는 모금의 행위를 당신이 우리를 알기를 원합니다고 말하는 것이며, 하나님과의 친교와 서로 간의 친교로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모금의 행위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라고 결론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모금의 여정 속에는 모금에 대한 인식과 돈에 대한 가치의 변화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여정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공동체로의 회귀로 귀결된다. 중간에 건너뛰어 부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도 포함된다. 헨리 나우웬은 마지막을 기도와 감사로 마무리한다. 기도가 돈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적대감과 의심이 아닌 환대로 여기도록 회심하게 돕는 영적 훈련’(76)이라는 충고는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듯하다. 기도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시각으로 타인을 보도록 변화시킨다. 마지막 문장은 우리에게 모금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필자는 헨리 나우웬의 모금에 대한 도전에 적극 동의하며, 좀 더 충분하게 설명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갖는다.

 

감사는 모금 행사를 구걸하지 않고 진행하게 해주고, 분노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 모금 행사에 오가며,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마음으로 기뻐하고,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안전히 거할 수 있다.”(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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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것 돕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것
또리네집➀나 땜에 너 땜에 산다/또리네집②니들이 나를 책임져라
장차현실/보리/문양호 편집위원


  얼마 전 인천의 모 장애인 단체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비정기적으로 가서 설교를 하는 곳인데 다양한 장애와 연령층을 가지신 분들이 모이기에 설교의 초점과 톤을 항상 생각하는 곳이었다. 이번에는 설교를 시작하면서 요새 만화책을 하나 보고 있었다고 말하면서―지금 생각하니 두 권이다―그러면서 예를 든 것이 이 또리네 집➀, ➁(장차현실, 보리)이다. 이 책은 1권은 부제로 ‘나땜에 너땜에 산다’이고 2권은 ‘니들이 나를 책임져라’인데(몇 년의 시차를 두고 발매되었다), 만화가인 저자가 재혼한 연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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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대교리문답 STUD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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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웨스트민스터소교리문답은 수 십종의 연구 및 교재가 출판되었다. 그런데 웨스트민스터대교리문답만큼은 불모지와 같았다. G.I. 윌리암스의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강해>, 신호섭, 류근삼 역(크리스챤출판사, 2007년)이 있었다.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 노트>(2017년)을 그책과사람들에서 출간했다. 김태희 목사가 세움북스에서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해설>(2022년, 624쪽)을 출판했다. 그 중에서 장대선 목사는 <웨스트민스터대교리문답STUDY>로 7부작으로 시리...
교회담벼락 뒤의 그늘을 보는 작가 교회담벼락 뒤의 그늘을 보는 작가
빛이 드리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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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벨 탑 사건 전 인간의 언어는 하나이고 말도 하나였지만 이후 언어와 말은 달라지고 사람들은 흩어져 산다. 바벨탑 때 보다 지금은 건축기술도 더 발전하고 사람들은 엄청난 거대도시와 높은 빌딩에 더 모여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은 주택가의 사람들보다 더 대화가 없고 오히려 말 한마디에 상대를 죽일 듯 공격하면서도 고립과 고독을 겪는다. 이러한 모습은 가족과 종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 이것은 하나님의 부재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한계일 듯싶다,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말하고 ...
절망을 가진 설교자 절망을 가진 설교자
설교자의 인생
임종구/다함/방영민 편집위원


절망을 가진 설교자  하나님께서는 못나고 부족한 설교자를 사용하셔서 당신의 진리를 선포하십니다. 세상에서 잘 나가고 학위도 좋고 뛰어난 언변과 잘 생긴 외모를 가진 자를 높이 사용하시지 않습니다. 진실하고 성실하고 겸손한 설교자를 통하여 하나님의 세계를 보여주십니다. 겉으로 보면 유학 다녀오고 박사를 지니고 탁월한 사람을 쓰시는 것 같지만 그 내면을 보면 하나님께 온전히 길들여진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직분을 지녔고 한 공동체의 목사이기에 항상 말씀의 정점에 있어야 한다는 부담...
범법함을 위한 가르침: 자유의 실천으로서 교육! 범법함을 위한 가르침: 자유의 실천으로서 교육!
Teaching to Transgress: Education as the Practice of Freedom
bell hooks/Routledge, New York & London/신동수 편집위원


이 책은 모교 미시간 칼빈 신학교의 D.Min. 프로그램에 입학 후 처음 읽어야 하는 책들 중 하나입니다. 여러 필독서들 중 제목에 이끌려 선택한 책입니다. 범법을 가르치고 자유를 주는 것이 교육이라니요?! bell hooks는 아주 유명한 필명입니다. 원래 이름은 Gloria Jean Watkins입니다(1952년 9월에 나서 작년 12월에 타계). 저자는 미국 남부 켄터키 출신의 흑인 페미니스트, 좌파 사회운동가였습니다. 명문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출신이며 20대 대학원 시절부터 미국 소설과 페미니즘을 가르쳤으며 수많...
새로운 목회자가 오고 있다 새로운 목회자가 오고 있다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
김재완/이레서원/방영민 편집위원


새로운 목회자가 오고 있다  한국교회는 ‘포스트-성장’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며 교회는 교회의 본질과 교회의 위치를 재정비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회가 예수님이 펼치셨던 치유와 가르침과 축귀의 사역을 이어가기보다는 세상을 따라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다. 대형화되고 상업화되고 기업화된 교회는 과연 성경적일까? 그렇다고 소형화되고 전통적인 교회의 모습을 추구하는 것은 성경적인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회에도 “부익부빈익빈”이라는 극심한 양극화가 있듯 교회도 심각한 양극화가 있다는 것이다. 일...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탈기독교 시대 전도: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팀 켈러/장성우/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지금까지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 시대는 없었다. 타락과 부패가 만연한 세상은 기독교가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다. 교회가 기다리는 세상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악이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상(새 하늘과 새 땅)이다. 어떤 사람은 중세 시대 교회와 정부가 결탁했을 때 기독교인이 세상을 지배한 것이 아니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기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만행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다). 참된 기독교의 특징은 회심이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뜻대로 성령의 능력을 힘입...
성령에 관한 바른 신학과 바른 체험을 회복하라 성령에 관한 바른 신학과 바른 체험을 회복하라
바울, 성령,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
고든 D. 피/길성남/좋은씨앗/조정의 편집위원


고든 피는 벤쿠버에 위치한 리젠트 신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름 있는 신학자로 높은 평점을 받은 NICNT 주석 시리즈 고린도전서, 데살로니가전후서, 빌립보서의 저자이고 UBC 시리즈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NCC 시리즈 요한계시록을 썼다. 국내엔 성경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인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 2016), 성경 각 책별 개관을 제공하는 유익한 책 <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 2016)로 알려졌고, 특히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바울,...
지방교회, 이단 대처를 위한 유익한 도서 지방교회, 이단 대처를 위한 유익한 도서
지방교회의 실체
정동섭/요단/고경태 편집위원


정동섭 박사, 한국 교회에서 중요한 위인이다. 1980년 사랑의 교회 옥한흠 목사의 도움으로 정통 신학으로 회심했는데(그런데 장로교가 아닌 강남중앙침례교회에 있음, 신학을 침례교 계열에서 수행함), 그 전에는 구원파(유병언), 몰몬교, 지방교회, 폐쇄적인 형제교회 등 여러 이단 집단을 경험한 분이다. 정동섭 박사는 가정관계연구소과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구원파(세월호) 사건 때에 공중파 방송에서 많은 인터뷰로 구원파(유병언) 계열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방교회의 실체>는 구원파...
칼뱅 신학을 인문학으로 성찰하기 칼뱅 신학을 인문학으로 성찰하기
칼뱅, 신학과 인문학이 만나다
오형국/글과길/고경태 편집위원


인문학(人文學, humanities)이란 무엇일까? 우리사회에 인문학은 끊임없이 중요한 어휘이다. 인문학은 인간 사회와 문화의 양상들을 연구하거나 탐구하는 분야이다. 필자는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는 Liberal Arts[Seven liberal arts, 3학(trivium, 문법, 수사법, 변증법) + 4과(quadrivium, 대수학, 기하학, 천문학, 화성학)]을 사용하면서, 자기 요체를 융합, 인문학과 과학을 접목해서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제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양...
성령의 설교 성령의 설교
설교와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정근두/복있는 사람/이종수 편집고문


이 책은 강해설교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마틴 로이드 존스가 웨스터민스터 신학교에서 설교에 대해서 강의한 내용을 싣고 있다. 그러므로 이 강의를 하기 전 42년간 웨스터민스터 채플을 진동시켰던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교의 진수가 오롯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오늘날 교회에 가장 긴급하게 필요한 일(21p)은 “설교”이며, “설교라야만 한다”는 그의 육성이 생생하게 들릴 뿐만 아니라, 그가 현장에서 철저하게 몸소 경험하며 체득했던 설교의 위대성, 설교의 필연성, 설교의 적시성에 대한 강력한 외침에 죽어가는...
상처입은 손을 내밀다 상처입은 손을 내밀다
몸을 돌아보는 시간
조희선/사자와 어린양/문양호 편집위원


목회라는 길에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아프신 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런 분들 중 특별한 케어가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되면 그분의 이해를 위해 자료를 찾고 그에 관계된 책을 여러 권 읽곤 한다. 교회 내에 있던 자폐와 신체적 장애를 가진 아이를 양육하는 어머니를 위해 거의 십여 권 이상을 읽은 기억이 난다. 몇 년째 상담하는 형제의 정신질환을 위해서도 그러했다. 동성애에 관련해서도 그러했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자료를 찾아 읽고 해도 그것은 한계를 가진다. 그 병을 앓고 있는 이가 아니라면 제대로 된 이해나 아픔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교회가 참 믿음을 보여야 할 오늘 교회가 참 믿음을 보여야 할 오늘
1세기 야고보, 오늘을 말하다
이승구/도서출판 말씀과 언약/조정의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강해서를 다른 신앙 서적에 비해 덜 읽는 편이다. 강해 설교를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것을 글로 읽을 때 설교만큼 충분한 유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몇 가지 장애물 때문이다. 첫째, 대부분의 강해서는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작성되어 있다. 정리된 풍부한 문장이 아니라 조금은 장황하고 즉흥적인 표현들로 독자에게 부자연스러움을 선사한다. 둘째, 주석만큼 본문의 원래 의미에 관심을 두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본문의 의미를 밝히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생각보다 많은 강해서가 아주 얕은 수준으로 본문을 언급하고 그 책이 목표로 삼은...
저자거리에서의 말씀묵상의 순례 저자거리에서의 말씀묵상의 순례
나를 넘어서는 성경묵상
옥명호/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1. 2009년 부목사로 사역하던 교회에서 담임목사님이 안식년인 관계로 부목사로서 주일설교를 가끔 한 일이 있었는데 설교해야할 순서가 돌아올 때마다 그 즈음에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의 연이은 서거로 그에 대한 언급을 설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라는 정도로 언급을 하게 됐었다. 그런데 예배가 끝나고 나오시는 성도들과 인사하는 데 한 분이 정치적으로 한쪽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했었다. 그런 오해가 조금이나마 생길까봐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애도정도만 언급을 했는데....  설교는 정치적 견해나 판...
의심을 통과한 믿음 의심을 통과한 믿음
지성적 회심
알리스터 맥그래스/홍병룡/생명의말씀사/정현욱 편집인


한국인에게 맥그래스의 입지는 절대 작지 않습니다. 그는 신학자라기보다는 과학자의 개념이 더 강합니다. 개인적으로 맥그래스가 어떤 책을 출을 출간했는지 다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번역 출간된 책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가 출간한 책의 주제는 신학과 과학이라는 두 주제를 융합하고, 과학적 관점으로 신학을 변증하는 내용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가 분자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신학을 전공했기에 두 세계를 조화롭게 통합하고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고난이 묻...
로마서의 크래딧 로마서의 크래딧
거꾸로 읽는 로마서
스캇 맥나이트/정동현/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내 영화 리스트중 하나에는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있다. 그 영화는 흑백화면에 담아낸 영화 자체도 찐한 감동과 아픔을 담아내지만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마지막에 영화에 전태일을 영화에 담아내기 위해 개별적으로 투자한 시민들의 이름들이 올라가는데 그 무수한 사람들의 명단을 보면 또 다른 깊은 감동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최근에 본 폭격이라는 영화는 2차대전당시 오폭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주제로 다루는데 영화 마지막에 그때 죽은 수많은 아이들의 이름이 올라가 또다른 아픔을 준다).   요새는 ...
24인 옴니버스, 우리시대에 격(格)을 갖추기 위한 일치된 소리 24인 옴니버스, 우리시대에 격(格)을 갖추기 위한 일치된 소리
격차의 시대, 격이 있는 교회와 목회
정성진 외 23인/글과길(기독교선교횃불재단)/고경태 편집위원


“햇불회시리즈 1”로 <격차의 시대, 격이 있는 교회와 목회>가 출판되었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유승헌 원장)에서 강좌를 개설하여 운용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언텍트’라는 컨셉으로 꾸준하게 강좌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 강좌들의 강의록을 엮어서 출판한 것이 <격차의 시대, 격이 있는 교회와 목회>이다. <격차의 시대, 격이 있는 교회와 목회>는 횃불회가 진행하는 2022년 1학기 교재로 보인다.   <격차의 시대, 격이 있는 교회와 목회>는 현...
삶의 곳곳에서 “그럼에도”라는 역전의 장미 삶의 곳곳에서 “그럼에도”라는 역전의 장미
그럼에도 눈부신 계절
후우카 김/토기방이/고경태 편집위원


후우카 김의 저서 “그럼에도 눈부신 계절”은 일본인 작가처럼 보이는데 번역자가 없다. 후우카 김은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다. 한국 이름은 순분, 그런데 후우카, 풍향(風香, 바람의 향기), 후우카 김이다. 그의 남편의 블로그에는 “그녀에게 항상 향기가 있다. 사랑과 그리움, 애틋함과 따스함의 향기가 있다. 난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왠지 모른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라는 글이 있기도 하다.   후우카 김은 자기 자신을 ‘간서치(看書癡)’라고 소개한다. 간서치는 “지나치게 책을 ...
예수님의 온유하심과 겸손하심에 깊이 빠져들다 예수님의 온유하심과 겸손하심에 깊이 빠져들다
온유하고 겸손하니
데인 오틀런드/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이 책은 2020년 ACBC(Association of Certified Biblical Counselors)에서 선정한 최고의 책 중 하나다. 복음주의 신학자이자 블로거로 많은 서평을 남긴 팀 챌리스는 이 책을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알고 사랑하고 신뢰하도록 돕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D. A. 카슨, 러셀 무어, 마이클 리브스, 폴 트립, 브라이언 채플 등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기독교학자, 상담가, 목사 등이 추천하면서 극찬한 책이다. 하지만 한편 존 맥아더 목사 기관 사역인 Grace to You 블로그에서 한 기고자가 남...
지금 이곳에 계속되어야 할 후속 종교개혁 지금 이곳에 계속되어야 할 후속 종교개혁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유산인 문답식 교리공부
빌헬무스 스코팅후이스/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후속 종교개혁 혹은 네덜란드 제2 종교개혁은 16세기에 일어난 종교개혁에서 멈추지 않고 교리적으로 또 교회적으로 개혁을 지속했던 이들 가령 17-8세기 영국 청교도와 같은 무리가 일으킨 운동이다. 당시 종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종교개혁은 단지 교회 내부 개혁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성경의 진리로 교육하고 훈련하여 개인의 영성을 증진하는 것이었다. 빌헬무스 스코팅후이스의 <문답식 교리교육>은 바로 그런 후속 종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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