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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위한 한국교회의 회개와 소망'을 주제로 한 박영돈 교수의 포럼 발제문

크리스찬북뉴스 | 2016.07.05 11:14

한국교회를 논한다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그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저에게는 주제 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겁 없이 이런 책을 써서 불가피하게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특별한 진단이나 처방이라기보다 지극히 원론적인 얘기 정도입니다. 저의 발제가 최소한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무엇이 위기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확실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 교인수가 급속히 감소되는 것을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인수의 감소와 교회 성장의 둔화를 위기로 보고 새롭게 교회를 활성화할 부흥의 비결을 강구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외연만을 맴도는 것이라고 봅니다. 여전히 외적 성장을 교회의 핵심가치로 보는 구태의연한 교회론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는 것이지요.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의 실체가 무엇이며 그 위기를 몰고 온 근본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올바른 진단을 내려야 그것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빗나간 진단은 잘못된 대처방안을 강구하게 되고 결국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이렇게 한국교회의 위기를 진단하는 척도, 잣대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교회가 급속히 침체하고 있다는 진단은 한국교회가 그동안 괄목할만한 영적인 성장을 이루었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 그렇게 심각하게 침체했다고 볼만큼 진정한 성숙이 있었는지 자문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수적증가도 성장의 일면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성장은 훨씬 더 포괄적인 것입니다. 수적성장은 그 자체로만은 진정한 성장의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교회와 교인수가 무수히 많아졌는데 복음의 영광이 가려지고 하나님의 이름이 훼방 받는다면 그것은 성장이 아니라 타락이지요. 수적성장이 인간성공의 기념탑을 쌓아주고 인간에게 영광이 돌아가게 할 수 있는 반면에 하나님의 영광은 가리고 복음의 진전을 막을 수 있습니다. 수적 성장으로 인해 인간의 종교왕국이 건설될 수는 있으나 하나님의 왕국은 오히려 심각하게 퇴보될 수 있습니다. 수적증가는 진정한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에 심각한 타락과 세속화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적증가가 개인과 공동체의 영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맺는 성장으로 결산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그런 열매 맺는데 실패한 거지요. 진정으로 성장해보지도 못하고 사그라져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것은 양적인 성장을 잘 관리하여 영적인 성장으로 승화시키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수적 성장 자체에 타락의 요인이 이미 내재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룬 양적인 성장에는 성령의 역사하심이 있었다고 봅니다. 성령께서 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모이게 하신 것은 한국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거지요. 우리가 이런 은혜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양적 성장을 최고의 가치와 궁극적인 목표로 추구하면서 오히려 부패와 세속화를 불러오게 되었다고 봅니다. 한국이 고도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 사회를 온통 주도하던 성장주의의 대세에 교회도 휩쓸린 것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교회를 주관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이 아니라 성장주의가치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큰 교회를 이루는 것이 목회성공의 척도라는 인식이 한국교계에 편만해졌습니다. 큰 교회가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한 교회이며 바람직하고 건강한 교회의 모델이 됩니다. 자연히 교회를 크게 성장시킨 목사는 하나님이 함께한 목사, 하나님이 크게 사용하는 목사입니다. 그렇지 못한 목사는 무능하고 실패한 목사가 됩니다. 이런 교계의 문화와 풍조가 목회자들이 서로 경쟁하듯이 교회 성장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였습니다


 

한국교회의 수적인 성장은 성령의 역사라고 볼 수 있는 반면에 어느 정도 복음과 교회의 본질을 희생하고 훼손시킨 대가로 이룬 면도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교회가 수적성장이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성경의 기준을 끌어내리고 타협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들의 욕구와 필요와 취양에 맞추어 각색하고 상품화하였습니다. 세상의 번영과 형통을 원하는 대중의 욕망과 심리에 맞추어 기복과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설교가 한국교회의 양적인 성장에 이루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습니다. 세상과 육신의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고도 얼마든지 구원받을 수 있는 값싼 은혜의 메시지로 복음이 변질되었습니다. 회개 없는 믿음, 제자가 아닌 신자들을 양산하였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많은 사람은 교인으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들을 새사람이 되고 거룩한 사람이 되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적인 성장에 비해 성화가 부진합니다. 이것이 세상에서 교인들이 빛 된 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지탄을 받는 이유입니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닮기보다 세상을 더 닮은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한국교회가 지금 직면한 위기는 잘못된 목표를 향해 질주했던 결과입니다.


 

인간적으로 한국교회의 현실은 암울하고 절망적이지만 하나님 안에서 희망까지 잃어버릴 정도로 비관적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올 것이 온 것이며 무너져야 할 것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지요.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인간의 야심에 의해 추동되고 성령의 능력이 아니라 돈과 수와 조직의 위력에 의해 움직이고 하나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의 영광을 드높이는 성공의 기념탑은 당연히 무너져야 합니다. 새로운 건설을 위해서는 더 온전히 파괴되어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가 정신 차리지 못하고 그 패망의 길을 고집한다면 희망이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어디에서 실패했는지를 되돌아보고 그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어디로 돌이켜야 하는지를 바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 실패의 바닥에서, 이 영적인 폐허의 거름위에서 우리가 다시 세워야 하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의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문제는 교회의 온전한 설계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시급한 일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설계도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성령이 주시는 교회의 비전과 꿈을 꿀 때입니다. 절망적일수록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희망을 붙잡기 위해 필사적이어야 합니다. 절망을 노래하고만 있을 때가 아닙니다. 과거 선지자들이 이스라엘이 처한 영적인 몰락과 폐허 속에서도 희망을 전했듯이 이 절망적인 현실의 한 복판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우리는 소망을 노래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 우리 마음에 심어주시는 비전과 희망의 불씨를 지필 때입니다. 성령이 주시는 꿈과 비전을 교인들과 나누어 공유하며 이 꿈의 실현을 위해 각자 서있는 자리에서 작은 운동을 시작할 때입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로의 전격적인 회심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성장주의 가치관과 인간의 야심이 아니라 말씀과 성령이 주관하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교회를 움직이는 모든 가치 체계와 동력, 교회가 지향하는 목표와 교회의 청사진이 모두 말씀과 성령에 의해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닮은 성장, 성령의 열매 맺는 성장을 교회의 새로운 지상 목표로 삼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외적인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교회 사역의 모든 것을 올인 한 것처럼, 이제부터는 새로운 성장을 목표로 모든 교회의 사역과 자원을 집중해야 하며 교회의 모든 조직과 구조까지 재편성해야 합니다.


 

이런 공동체적인 회심을 이끄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목사입니다. 목사가 변하지 않고는 교회가 새로워질 수 없습니다. 교회는 목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떤 교회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목회하느냐에 달라집니다. 교회의 비전과 목표를 세우는 목사의 깊은 추구와 욕망이 성령에 의해 변화되어야 합니다. 욕망이 회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세속화된 심층적인 요인은 우리 교회 지도자들의 욕망이 세속화된 것입니다. 성령이 거하시며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이 흘러나와야 할 목사들의 심령에 탐욕이라는 우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목사들이 하나님의 거룩함과 영광보다 세상의 성공과 번영, 명예와 권력을 더 탐하는 것이 바로 한국교회를 타락하게 한 우상숭배입니다. 세상이 알아주는 목회 성공의 야심이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은 목사는 그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교회와 교인들을 도구로 이용하고,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까지 도구화하려고 합니다. 목회사역과 설교가 이 욕망의 깊은 샘에서 흘러나오는 거지요. 그 욕망이 십자가에 못 박혀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종말론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이름과 영광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과 영광을 드높이려는 사무치는 열망, 세상이 알아주는 목회성공과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사역을 하려는 갈망이 목회의 강력한 추진력이 되어야 합니다. 목사가 하나님의 영광을 사모하고 즐거워하며 그 영광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며 복음을 통해 그 영광을 밝히 제시함으로써 교인들도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되게 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어떤 메시지가 전파되느냐에 따라 교인들과 공동체가 그 설교가 형상화하는 모습으로 점차 변해갑니다.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는 복음이 아니라 자본주의 제국의 영광이 투영되는 메시지가 전파되면 교회가 그리스도가 아니라 세상을 닮은 집단으로 변합니다.

 

하나님 나라로의 회심은 우리 옛 자아가 확실하게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십자가가 다시 교회의 한복판으로 복귀되어야 합니다. 우리 목사들부터 그 십자가에 올라가 죽어야 합니다. 거룩한 명분과 비전으로 교묘하게 포장된 목사의 종교적인 야망과 열심이 죽어야 합니다. 교회와 교인들을 지배하고 컨트롤하려는 권력과 권위에 대한 욕망이 죽어야 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주님은 십자가에 못 박힌 목사와 교인들, 교회에 거하시고 부활의 생명으로 역사하십니다. 그럴 때 교회가 부활의 생기로 가득하여 에스겔 골짜기 같이 마른 뼈로 가득한 세상에 부활의 생기를 불어넣어 세상을 살리는 선교적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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