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뉴스

루터와 칼빈이 사랑했던 중세신학의 꽃, 버나드 끌레르보

크리스찬북뉴스 | 2016.10.28 15:33

Bernard of Clairvaux: Theologian of the Cross/A.N.S. Lane/Cistercian Publication/신동수 편집위원 서평  

 

안토니 래인 (A.N.S. Lane) 교수의 2013년 새 책, [Bernard of Clairvaux: Theologian of the Cross] 가 출판되었다. London School of Theology의 역사신학 주임 교수로 있는 Lane 은 늘 역사적 사료에 대한 깊은 분석과 객관적 글 읽기를 통해 역사신학의 거목으로 자리매김한 신학자이다. 그가 30여 년 동안 연구하여 내 놓은, 버나드 끌레르보의 십자가의 신학 연구서는 역사신학도들에게 역사의 광맥에서 퍼올린 새롭고 귀중한 중세 신학의 정수를 대하게 한다.

 

이 책의 서론에서 저자는 버나드의 십자가 신학이 도외시되던 주제(a neglected theme)였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구속의 의미를 밝히는 그리스도의 속죄론은 언제나 교회의 중심 주제였다. 어거스틴 신학 중심의 중세신학계에서는 그리스도의 구속에 대한 큰 발전이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안셀름의 객관적 속죄론Cur Deus Homo?(왜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는가?)로 대변되는 구속 이론, 피터 아벨라르의 주관적 속죄론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객관적 효력 보다는 그것을 바라보는 신자들의 마음에 그리스도와 같은 충성되고 희생적인 신자가 되도록 독려해주는 모범이 대표적인 십자가 신학들이었다. 저자가 애써 밝혀낸 버나드의 십자가 신학은 안셀름의 객관적 속죄론에 근거하면서 아벨라르의 경도된 인본주의적 접근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정죄하는데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그 자신의 신학 안에서는 십자가의 구속이 신자들에게 가져다주는 주관적인 측면들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인정한다. 결국 많은 정통신학자들이 그러하듯이 버나드는 경도된 신학을 비판하고 균형과 통합을 추구한다.

 

이 책의 본론에 들어가면, 버나드의 주요 논문들과 변증서, 그리고 설교 등을 자세히 분석 연구하여 버나드의 십자가 신학을 재구성한다. "본문 속으로", Ad fontes 정신의 후예답게, 래인은 버나드가 쓴 글들을 일일히 읽고 꼼꼼히 분석하여 그의 십자가 신학을 재구성 할 뿐 아니라, 독자들에게그렇지 않으면 쉽게 읽을 수 없을라틴어 원문들을 이 책의 본문 3장을 할애하여 영어로 번역함으로 원저자의 생생한 육성을 전해 주고자 하는 미덕을 발휘한다. 800여 년 전 중세의 개혁파 수도원 학자는 과연 어떻게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전했을까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래인이 신학적 분석을 통해서 재구성한 버나드의 십자가의 신학은 다음 몇 가지로 정리된다.

 

1. 그리스도는 두 번째 아담이시다.

 

이는 첫 번째 아담이 죄로 인해서 파괴해 놓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계획을 회복하시고 완성하시는(recapitulation) 주가 되심을 확인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죽음은 이전 세계의 모든 것을 완전히 새 것으로 바꾸어 놓으신다(great exchange).

 

2. 그리스도는 그의 죽음을 통해 모든 것을 만족시키신다.

 

그리스도의 죽음이 가져온 구속의 의미를 교회의 신학자들은 전통적으로 세 가지로 설명해왔다. 첫째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화해시켰다. 하나님은 십자가를 통해서 인간을 받아주셨다. 둘째로, 그리스도의 죽음은 사탄의 계략을 쳐부수고 죽음을 이기셨다. 죄없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서 하나님은 사탄을 기만하시고 죄없는 이를 죽게 만든 사탄의 손에서 죄인들을 구원하셨다. 셋째로, 십자가는 그를 따르는 자들이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모범이 된다. 버나드에게는 이 세 가지 전통적인 가르침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버나드는 안셀름이나 혹은 아벨라르 등에게서 보여지는 신학적 경도가 나타나지 않고, 균형을 잃지 않는다.

 

3. 구속은 십자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버나드에게 십자가는 구속의 정점인 것이 사실이지만, 그리스도의 생애 전부가 사실 인간의 구속을 위한 온전한 대속제물인 것으로 본다. 그리스도의 성령잉태는 인간의 죄많은 잉태에 대한 하나님의 대속으로, 천사의 수태고지는 죽음을 향하는 그의 삶의 목적을, 그의 할례 받음은 그의 겸손과 우리를 위해 피를 흘리실 것에 대한 최초의 피흘림으로, 그의 생애는 그 자체가 우리 인간들을 위한 희생과 헌신, 그리고 사단에게 승리하시고 우리를 보호하시는 구주의 모습을, 그리고 그리스도의 지옥강하는 죽음의 세력에 잡혀있던 영혼들을 구원하시고 하늘이나 땅이나 땅 아래나 그의 구원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리고 그의 부활은 모든 것을 완성하시고 새 생명을 주시는 생명의 구주로서 드러나는 것이며, 승천은 그와 함께 우리 신자들도 장차 함께 영광의 하늘나라에 오를 것을 보여주며, 오순절 성령강림은 이 모든 그리스도의 은혜를 성령께서 우리에게 적용시켜 주실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버나드에게 구속이란 십자가에 국한되지 않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모두를 아울러 인간을 위해 드려진 대속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버나드의 십자가 신학의 의의

 

1. 칭의에 대한 종교개혁적 이해

 

버나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임한 칭의를 "오직 믿음에 의한 전가" "우리 밖에 존재하는 외적 의" 에 대한 것이다.

 

종교개혁이 있기 300년 전 중세의 한 수도원 신학자에게서 마틴 루터의 이신칭의 테제가 고스란히 발견된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루터가 그에게 열광하고 칼빈이 타락한 중세 로마 카톨릭 교회 안에도 진리의 빛이 비추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버나드 끌레르보라는 진리의 사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 칭의에 머무르지 않게 하는 십자가의 효과

 

버나드는 예수님의 십자가가 의의 전가와 함께 칭의에 이르게 할 뿐 아니라 세상에 대한 부정과 예수님의 희생에 대한 사모함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버나드에게 "값싼 은혜"(cheap grace)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희생과 사랑을 아는 자는 결코 자신이 받은 의에 천착하지 않고 주님을 향한 사랑과 열정이 샘솟아 동일한 희생과 십자가의 삶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한 가지 독특한 발견이라면, 크리스천의 칭의와 그 이후의 성결의 삶 (성화)을 사뭇 확연하게 구분한다는 점이다. 종종 학자들이 칭의/성화의 구분이 종교개혁 시대 이후 (루터, 칼빈) 의 발견인 듯 오도하지만칭의와 성화를 확연히 구분하고 카톨릭과 신학적 전투를 펼쳤던 종교개혁가들의 역사적 정황을 기꺼이 감안한다 하더라도중세 후기 이미 칭의와 성화의 구분과 논의는 버나드에게서 충분히 확인된다.

 

나가는 말

 

A.N.S. Lane 은 중세신학의 빛나는 보배와 같은 버나드의 십자가 신학의 정수를 이 책을 통해 전해준다. 사뭇 방대하고 산재한 그의 저작들을 십자가 신학의 틀로써 관통하게 하고, 왜 루터와 칼빈이 그토록 버나드를 존경하고 높였는지 이해하게 해주는 좋은 연구서라 할 것이다. 중세 카톨릭 교회의 보호자가 되기를 원했고 정통 카톨릭 신학의 변호자가 되기를 원하여 피터 아벨라르를 기어이 이단으로 정죄할 만큼 보수적 카톨릭 영성 신학자였던 버나드 끌레르보가 루터와 칼빈에게는 더 할 나위없는 교회 개혁의 우군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케 해 준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394개(6/20페이지)
북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요즘 세대 웨슬리 사용설명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3.25 18:45
공지 내가 회복해야 할 복음은 예수의 주되심이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3.25 18:42
공지 하나님, 좋으십니까? 후련하십니까!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3.08 12:00
291 개혁교회의 교리를 변호하는 최고의 해설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6.04 21:13
290 김양재 목사의 마태복음 큐티 노트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5.28 11:27
289 문용길 시인의 열세 번째 작품 '축복의 노래'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5.14 11:29
288 주문이 아닙니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5.05 20:08
287 존 레녹스, 긴급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입을 열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4.26 22:12
286 '16세기 종교개혁 이전 참 교회의 역사'의 저자 권현익 선교사 사진 첨부파일 고경태 2020.04.08 21:49
285 크리스천이여, 적극적으로 문화에 참여하라 사진 첨부파일 조정의 2020.03.30 15:04
284 이용도 목사의 문학작품집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3.16 15:00
283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삶으로의 초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2.27 13:25
282 진짜는 두렵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2.03 22:16
281 성경을 사랑한 링컨의 보석처럼 빛나는 365 말씀과 묵상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1.17 13:17
280 삶을 그리는 빈센트 반 고흐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1.06 11:13
279 목회철학 or 하나님의 말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2.30 11:30
278 예수님은 어떻게 소크라테스에게 복음을 전하셨을까? 사진 첨부파일 조정의 2019.12.04 11:07
277 ‘기독 출판 현실과, 독서 운동 미래’ 모색 나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1.26 14:55
276 2019 크리스찬북뉴스 포럼 개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0.14 13:39
275 일상에서 발견한 감사의 법칙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0.11 13:40
274 중세를 뒤흔든 '오직 성경으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0.07 08:19
273 강해는 하나님의 영광에 희열하는 것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09.26 09:23
272 세상을 변화 시키는 나그네 신학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09.16 16:2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