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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뉴스

신학은 자신의 간증과 신앙고백이 되어야 한다

크리스찬북뉴스 | 2016.05.22 14:54



신학공부
, 나는 이렇게 해왔다/김남준/
생명의 말씀사


문양호 편집위원의 서평

 

이 책은 무모하다. 어떻게 보면 교파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교회 내 교리공부는 물론 교회 소그룹들이 그룹성경공부 모임 대신 교제중심의 그룹모임으로 변질되어져가는 흐름이 강한 현실 속에서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란 책제목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을 거북하게 할 수 있다. 그것도 600쪽이 넘는 엄청난 분량에, 두 권 중의 첫 번째 책이라니. 이것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것 같고, 출판사 입장에서는 망하기를 작정한 도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누구인지를 알고 또 이 책의 앞부분을 어느 정도 읽기 시작한다면, 이 책이 교리에 대해 갖기 쉬운 선입감인 지루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600쪽이 넘는 책임에도 조금 과장하면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한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어 내려갔다.

 

그러한 연유 중에 하나는 저자의 책이 신학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또는 학술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일종의 신앙 간증집 또는 신앙고백서 같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그러한 특징은 저자가 서두에서 그리고 책 전반에서 지적하듯 신학을 하는 동기는 하나님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넘어 그분을 만나고 경외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학이 세상학문과는 완전히 다른 특수성을 의미한다. 좀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신학은 하나님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며 지식의 차원을 넘어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그러기에 신학자의 탐구와 그의 저서들은 그의 신앙과 나누어질 수 없으며 일종의 신앙고백이 되어야 하고 그분에 대한 예배와 경외가 담겨야 한다. 아니 그래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만일 하나님을 단지 학문적으로만 분석하고 논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불경일 수밖에 없고 하나님의 거룩과 임재 앞에서 죄인된 인간으로서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지 못함이다. 만일 어떤 신학자가 신학서적을 써내려가면서 이러한 마음을 담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의 신앙의 냉랭함이나 심하게는 아직 예수 그리스도와 무관함에서는 오는 문제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이하 신학공부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이며 신앙고백이고 간증이다. 이러한 신학에 대한 이해는 왜 목회자가 신학자가 되어야 하며, 저자 자신이 꾸준히 신학공부를 강조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되기도 한다.

 

만일 어떤 목회자가 설교와 목회를 하면서 삼위일체 하나님이 누구시며 어떤 분인지를 말할 수 없고 자신의 고백으로 서술하지 못한다면, 그 설교의 깊이는 자명할 수밖에 없다. 이는 설교가 교리적 서술과 논박으로 가득차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목회자 자신이 만난 하나님에 대한 고백이 담겨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이 만남에 개인의 주관성과 감정이 담겨있을 수는 있지만, 하나님과의 만남이 개인의 상대성이나 감정에 국한된 것을 넘어서 그분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나아가야 됨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 우리 주변에 접하는 신학서적, 심지어 일반 신앙서적들 중 적지 않은 책들이 심하게 이야기해서 불경적이며 무례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경외 없이 하나님을 학문적으로만 논하고 자신이 만난 협소한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전부로 말하는 것은 프로크루스테스가 지나가는 나그네를 붙잡아 그의 철침대에 맞추어 자르거나 늘리는 악한 일과 진배없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말일까?

 

물론 이러한 오류를 범하는 이들이 고의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하지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하며 찬양한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을 알려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에 머무르려는 것은 모순이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의 사고와 지식에 갇히시는 분이 아니기에 우리의 이러한 어리석음과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긴 하다.

 

결국 신학에 대한 이해는 목회자나 영적 리더 또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성도들이 하나님에 대한 탐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하나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하나님을 알려 하지 않는 것은 결국 애인을 사랑한다 하면서 그저 일주일에 한 시간의 데이트에 만족하는 남자보다도 못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목회자와 신학자는 따로 구분할 수 없다. 사실상 이러한 구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신학을 단순히 지적인 차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목회자는 신학의 탐구에 대한 열정으로 하나님을 알아가는 노력에 힘쓰고 또 그 앎과 만남으로 더욱 뜨겁게 목회를 해나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만남은 또한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인 하나님 앞에 나아감이고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며 살아계셔서 직접적으로 역사하시는 성령하나님을 만나는 것이기에 우리 자신에 대한 돌아봄이 일어난다. 밝은 빛 아래서 우리의 더러움이 잘 드러나듯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고 회개하며, 그분이 아니고서는 우리에게 소망이 없음을 깨닫고 그 사실을 증거하며, 그로 인해 성도들이 십자가만을 붙들어야 함을 깨닫는 것이다.

 

설교자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으로 뜨거우며 그 사랑을 증거한다. 그러기에 신학하는 설교자는 이지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하나님을 만나는 감격이 있고 그분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기에, 설교나 목회에서 그 뜨거움과 기쁨을 전하며, 또 그 사랑을 전하고자 전도와 성도에 대한 깊은 돌봄과 헌신을 이룬다.

 

저자가 그의 저서 여러 곳에서 이야기하는 조국교회라는 말에는 불꽃이 사그러진 한국교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사실 저자 외에도 한국교회의 일그러짐을 전하고 비판하는 이들의 주장과 책은 많다. 하지만 이들 증 적지 않은 이들의 논조에는 날선 비판과 심판은 있어도 한국교회에 대한 진정한 회복에 대한 갈망과 책임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이들의 신학함이 상당함에도 그 속에 하나님에 대한 경외보다는 앞서 지적했던 것처럼 학문적 차원에만 머물고 하나님의 행하심보다는 자신들의 노력과 사고로 그 일들을 이루려는 앞서나감이 있는 듯싶다. 또한 하나님의 나라에 있어서 망가지고 일그러졌어도 그들을 한 공동체로 품고 고쳐나가기보다는 심판하고 정죄하는 데에 머물기 때문이다. 결국 그것은 그들 속에 하나님에 대한 깊은 만남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판하는 이들만이 아니라 설교자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감각적인 설교와 임팩트 강한 메시지는 잘 전해도 그 속에 깊이가 담기지 않거나 성경에 대한 깊은 고찰과 묵상이 없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비판 이전에 깊이 만나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하나님에 대한 경외를 통한 학적 연구를 연구자들은 그저 성경과 보수적인 산학서적으로만 국한하기 쉽다. 정통과 복음 수호라는 이름 하에서 다른 것을 보려하지 않고 폄하한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의 신학을 경색시킬 수 있고 메마르게 할 수 있다.

 

저자는 복음주의적 시각을 놓지 않으면서도 그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세계 신학사에서 다양한 영역의 사상과 교리의 발달을 고찰한다. 그것은 성경과 정통 신학자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신학서적과 신학자들에게도 배어있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배우거나 비판함을 통해 우리의 지식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함이다. 저자는 이러한 신학적 광폭 행보를 일반 철학과 서적으로도 넓혀간다. 비록 이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해도 하나님의 주권 하에 있는 이들이기에 이들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그들 속에 있는 파편적인 지식과 실마리를 얻고 이들 속에 있는 하나님을 떠난 이들의 방황과 실수, 죄들을 발견하고 반성하게 된다. 또한 이들에 대한 이해와 소통은 결국 이들을 향한 복음을 전하는 통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은 상당한 중요성을 지닌다. 종종 목회자나 성도들 중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미명하에 세상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는 담을 쌓고 살거나 적대시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저자가 많은 훌륭한 책을 쓰는 탁월한 점이 있지만, 세상과 그 학문에는 상당히 거리를 두고 사는 분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우려와 선입견 속에서 책을 읽다가 후반으로 달려가면서 저자가 현대철학과 최근의 베스트셀러까지 다루는 모습을 발견하고서 나는 그의 독서와 연구영역에 더욱 존경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저자는 이러한 세상에 대한 이해나 싸움이 학문적 차원을 넘어 실생활적인 차원에서의 적용에서도 본을 보인다. 본인 자신이 바로 신학과 목회의 길을 걸은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직장 생활을 하였기에 성도의 직장과 사회에서의 고충을 이해하고 공감대 속에서 성도들을 설득하고(종종 직장생활이나 사회를 거치지 않은 목회자의 설교가 힘이 있음에도 감화가 적은 것은 그들 자신이 세상에서의 싸움을 경험하지 못한 간극에서 발생할 수 있다. 목회자가 되려는 이들은 사회를 어느 정도 경험한 이후에 목회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또 부교역자로서 참담하다 싶을 정도의 어려운 시기도 거쳤기에 신앙이 머리나 가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앎으로 인한 시험과 말씀을 삶에 실제적으로 적용하고 씨름한 경험을 보인다. 이것은 성도에게 말씀을 원론적인 차원을 넘어 전달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선배 목회자로서 후배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조국교회를 부흥시키고 교회를 건강하게 목회하는 목회자로 서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목회서신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책 전반에서 자신의 목회경험과 신학공부의 이해를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목회자로서의 성품과 자질을 도전하는 애끓는 마음을 전한다.

 

저자가 반복하여 말하는 조국교회라는 표현처럼 조국교회의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싶다. 또한 영적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고 또 그것을 동경하는 성도들이라면, 모두 이 책을 통해 도전받기를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내게 소설책처럼 재미있게 읽혀진 책이다. 그리고 감동과 도전, 부끄러움을 안겨준 책이기도 하다. 저자의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의 후속 책무엇을 공부해야 하는 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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