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뉴스
정도전과 기독교
이성호 편집위원(부운영자) 칼럼
정도전을 아시나요? 이성계를 도운 조선의 개국의 일등공신으로 조선의 근대적 국가로의 토대를 이룩하고 혁신의 정치를 꿈꾸었던 인물, 정도전은 ‘인간에게 죽음이 있다는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겼던 사람’입니다. 정도전은 30대에 나주로 유배를 갔는데 그곳에서 ‘정침’이라는 선비가, 왜구에게 홀로 저항하다 죽은 사연을 듣고 깊이 감동하여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죽고 사는 것은 진실로 큰일이다. 그러나 사람 중에 이따금 죽음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여기는 자가 있는데 이는 의와 명예를 위해서다. 선비들은 그 의가 죽을 만한 일을 당하면 아무리 끓는 가마솥이 있고 칼과 톱이 뒤에 버티고 있고, 화살과 칼이 위에서 쏟아지고 흰 칼날이 아래에 서리고 있을지라도 거기에 부딪히기를 사양하지 아니하고 내딛기를 피하지 않는 것은 어찌 의를 중하게 여기고, 죽음을 가볍게 여김이 아니겠는가.”
“만약 정말 죽음이 없다면 사람의 도리는 벌써 없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적이 항복하기를 협박할 때에 충신이 죽음이 아니라면 어떻게 충의를 보전하겠으며 강포한 자가 핍박할 적에 열녀가 아니라면 어떻게 정조를 보전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난처한 일을 당해 바른길을 잃지 않는 것은 다행히도 한 번의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도전은 이 글에서 왜구에 노예와 첩과 첩자가 된 양반 자제들을 향해, “그들이 한 짓이 개·돼지만 못한데도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이유는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당시 양반자제란 곧 선비요, 지식인이요, 사회 지도층을 가리킵니다. 정도전은 선비란 의에 살고 선비의 삶은 당당한 죽음을 통해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의가 없는 선비, 비겁한 지식인, 의무를 저버리는 지도층은 인간답게 사는 길을 포기했으니 금수와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그의 신념이 이러할진대 그가 선비로서 어떻게 최후를 마쳤을지 상상이 갑니다. 그는 태조 이성계의 아들 간 권력 다툼의 희생물이 되어, 이방원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습니다.
학문을 숭상하는 옹골찬 선비도 이러합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증언자요, 예수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맞이하는 예비 된 백성입니다. “구원의 확신이 있는가?”를 따지기 이전에 스스로에게 반드시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나는 주의 나라와 하나님의 영광을 내 것보다 우선하는가?”
우리에게는 준엄한 평가와 심판이 따를 것입니다. 대장부의 죽음이 그러하듯 그리스도인은 ‘나만을 근심하는가? 천하를 근심하는가?’와 같이 ‘나의 안녕을 우선하는가? 하나님의 의를 우선 하는가’의 차이가 있습니다.
죽음은 또 하나의 문입니다. 기력의 쇠함에 따라 ‘물질세계와의 단절’을 겪겠으나 찬미와 영광이 임하는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정금 같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문을 열 것입니다.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이것이 나의 찬송일세.’
그 하나님을 친양하시는 당신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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