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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하루 앞둔 생각의 파편들(문양호 편집위원 칼럼)
아마도 90년대 초 나침반사에서 ‘모든 것이 정치이나 정치가 모든 것은 아니다’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기독교 세계관과 기독교인의 정치참여에 대한 논의가 열기가 더할 때였으니 나침반 사에서도 이런 책들이 나오곤 했다. 당시 리처드 마우의 ‘정치전도’란 책도 기억이 난다. 굳이 이런 기억을 되짚는 것은 알다시피 내일이 선거일이기 때문이다.
목회자로서 어떤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이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라든가 어떤 정당을 지지하거나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여 그 사람이 보다 복음적이라고 단언할 수 없고 보다 기독교적 정치관을 가졌다고 쉽게 단언할 수 없다. 그것은 어떤 정당이나 사고가 절대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며 당장은 보다 선해 보인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끝까지 그 옳음을 유지하거나 실수나 변절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경말씀에 대한 기본적 원리나 믿음을 고수하는 것과 그것을 실제 삶에서 적용해서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정도의 간극은 일어날 수밖에 없기에 그 원리와 실천사이의 오차범위에 대한 논란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목회자가 설교강단에서 그 실천의 범위와 방법을 자신이 행하는 것은 성도에게 말씀선포를 넘어선 압박과 영적 강요가 될 수도 있기에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 시대적 상황이 상당한 불법성과 위기 상황을 지녔을 경우 어떤 때는 그 간극마저도 자신이 감당할 책임을 지고 목회자라 할지라도 실천적 행동을 취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취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그 위기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거나 공동체의 지지가 없을 경우 많은 갈등과 분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지자는 공동체의 지지가 없어도 행해야할 때가 있다. 하지만 어떤 때는 그 목회자의 강한 선포가 개인적 욕심이나 야망이 앞서거나 그것이 아니더라도 주관적 선입관과 편견을 기독교적 신앙과 일치시키는 오류를 범함에서 오는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기에 상당한 신중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속에서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
어떤 때 목회자가 그런 위기 속에서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말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 설교단에서는 상당히 제한적으로나 특수적 상황에서만 말해야 하고 되도록 설교단과 그 발언은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되도록 개인적 정치행위나 글로서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도 그 주장에 대한 책임을 본인 감수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나 지금 우리 사회처럼 목회자가 정치적 올바름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해도 그것을 사회만이 아니라 같은 공동체에서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정치적 갈림과 사회의 정치적 토대자체가 붕괴된 속에서 그런 발언은 소화해내기 힘들 것이 자명하다.
그런 속에서 목회자는 더 고민해야 한다. 더 많은 자료와 팩트를 가지고 신중하게 문제에 대한 접근을 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선입관을 놓고 기초에서부터 다시 재점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목회자들조차 별반 세상과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듯싶다.
정치와 설교의 이원론, 욕망과 신앙의 간극...
선거날을 앞두고 갑자기 드는 생각들이 파편화되어 떠돌아 다녀 몇 글자 적게 된다. 아마도 최근 정세가 답답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느낌도 정치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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