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십자가의 도를 통해 신령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
당신은 진짜 십자가에 못 박혔는가?
예수를 믿어 구원받았노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천당 가는 티켓을 받은 정도의 은혜로 감격하고, 거기서 영적인 추구가 멈추어버린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과거 고린도교회는 성화의 삶이 없었고, 세상 사람과 별 차이 없는 또는 그보다 못한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구원’을 자랑했다. 심지어는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매를 맞아가면서까지 자신들에게 복음을 전해준 사도 바울까지 판단할 정도로 그들은 교만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모습과 자리를 보라!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아이상태에 머물렀고(고전 3:1-3), 음행과 성적인 범죄가 있었으며(고전 5:1), 불신자와 결혼을 하거나 사업에 동업하는 일도 만연했고(고후 6:14), 그저 육신을 따라 말하고 행동함으로써 “사망으로 좇아 사망에 이르는 냄새”를 풍겼다(고후 2:16). 그것은 반쪽짜리 복음에 안주해버린 결과였다. 그래서 그들은 육신에 속한 자(carnal christian)라는 책망을 받아야만 했다(고전 3:3).
고린도교회는 육신적인 그리스도인으로 가득한 교회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은 죄들을 영원히 속죄한 ‘그리스도의 피’를 믿는 믿음에는 안착했지만, 거기서 멈추어버렸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보혈이 가지고 있는 효력 덕분에 하나님의 나라에는 들어갈 수 있는 자격(하나님 나라의 입장권)은 얻을 수 있었지만, 결국 육신적인 삶의 결과로 나무나 짚이나 풀로 세운 그들의 공력은 모두 불에 타버릴 위험 가운데 있었고, 아무런 면류관을 받지 못함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에서 통치할 자격(하나님 나라의 통치권)은 얻지 못할 위험 가운데 있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들에게 ‘십자가의 도(the Logos of the Cross)’를 강조했다.
십자가의 도란 무엇인가? 존 넬슨 다비는 십자가의 도(the logos of the cross)를 “the word of the cross(십자가의 말씀)”으로 번역했다. 성경은 육신적인 삶, 자아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신령한 삶, 그리스도 중심의 삶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써 우리에게 십자가의 말씀을 제시하고 있다. 즉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일이 없다면, 육신적인 삶, 자아 중심의 삶을 벗어날 길이 없으며, 그저 자아와 육신에 함몰된 채 곤고하고 비참한 신앙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신령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본받아 연합한 자가 됨으로써 시작되기 때문이다(롬 6:5).
사실 주님은 공생애 당시부터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 16:24)고 말씀하심으로써, 십자가의 도를 언급하셨다. 무엇보다 주님 자신이 이 일에 모본이셨다. 주님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시다가 골고다 언덕에 이르러 거기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마 27:31-35). 주님을 따르는 참 제자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다가, 결국 자신이 지고 가던 십자가에 자신도 못 박혀 죽어야만 한다. 제자로의 부르심은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라는 부르심인 것이다. 그럴 때 거기서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삶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도는 바울 서신에 골고루 계시되어 있다. 로마교회의 문제가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했지만, 늘 죄의 법 아래로 사로잡히는 경험이 반복되고 있었고 그래서 영적으로 비참한 상태(즉 성화의 삶을 바라지만 성화의 능력을 받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면, 고린도교회의 문제는 육신성에 함몰되어 영적 유아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었고, 갈라디아 여러 교회들의 문제는 율법주의에 빠져 은혜의 작용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떨어져 있었으며, 에베소교회는 옛 사람의 습관을 따라 살아가는 무법주의가 문제였다. 이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해법은 십자가의 도에 있었다.
십자가의 도를 통해서만, 로마교회는 해방을 받아 생명의 성령의 법에 의해서 사는 삶에 들어갈 수 있었고, 고린도교회는 육신에 속한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사는 삶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고전 1:18), 갈라디아 교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써 성령의 열매를 맺을 수 있었고(갈 2:20, 5:24), 에베소교회는 십자가를 통해서 원수된 것을 소멸시킴으로서 새 사람의 삶을 살 수 있었다(엡 2:15,16). 결국 십자가의 도란 그리스도의 죽음에 연합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부활에 연합되는 길을 제시하는 진리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령한 그리스도인은 두 가지 진리를 통해서, 생명의 성령의 법으로 사는 신앙(즉 그리스도와 연합을 이룬 그리스도인으로서 성령의 열매를 맺는 신앙)으로 들어간다. 즉 ‘그리스도의 피’를 믿는 믿음과 ‘십자가의 도’를 믿는 믿음인 것이다. 이 두 가지 믿음은 신령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신앙의 양 날개인 것이다. 이제 그리스도의 피를 믿는 믿음을 넘어 십자가의 도를 믿는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성령님께서 우리 눈을 열어서 주의 법의 기이한 것을 보게 해주시길 빈다.
엮은이 이 종 수
목차
엮은이 서문....................................................................6
1부 십자가의 도
제 1장. 십자가의 의미...........................................13
제 2장.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전체 섭리의 발전과
십자가와의 연관성...............................................17
제 3장.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하나님의 때.........................34
제 4장. 겟세마네와 십자가.......................................53
제 5장.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71
제 6장. 십자가를 자랑하라.......................................92
제 7장.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다......................103
2부 신령한 그리스도인
제 8장. 성화가 없는 곳에, 기독교도 없다.........................119
제 9장. 거룩하게 되고, 정결하게 되고, 지키심을 ................153
제 10장. 씻었고, 거룩하게 되다.................................174
제 11장. 하늘에 있는 그리스도와 땅에 있는 성도와의 연합........177
제 12장. 생명과 성령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지위..................190
제 13장. 그리스도께서 마음에 거하시게 하라.....................204
제 14장.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라 ............................213
제 15장. 그리스도인이 걸어야 하는 바른 길......................231
저자 존 넬슨 다비(John Nelson Darby, 1800-1882)
근세의 터툴리안(Tertulianus)으로 일컬어지는 존 넬슨 다비는 아일랜드계로 1800년 11월 18일 리프 캐슬, 킹스 카운티에서 출생하였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학교를 거쳐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아일랜드 대법원에서 변호사로 잠시 봉직하다가 1825년에 영국 국교회의 부제로, 그 이듬해에는 신부로 서품을 받았다. 다비는 ‘교회는 국가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당시 영국의 국교회인 성공회의 신부직을 1827년에 사임했고, 그 이듬해에는 벨렛(J.G. Bellett), 허친슨(F. Hutchinson), 파넬(Lord Congleton-John Parnell), 그로브스(A.N. Groves), 크로닌(E. Cronin), 스토크스(W.J. Stokes) 등 6명의 신앙동지와 함께 성만찬을 시작함으로써 교회 역사상 ‘형제단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에 사랑의 사도라 불린 채프만(R.C. Chapman)과 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린 조지 뮬러가 합류하게 되어 전세계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후 존 넬슨 다비의 신학과 사상은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교회들의 중요한 신학적 토대를 놓게 되었고, 중국 워치만 니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논문과 설교는 윌리암 켈리(W. Kelly)가 편집하여 32권으로 집대성했다. 만년에는 유럽 전역은 물론 캐나다, 미국, 서인도제도, 뉴질랜드 등지에서 활동하였으며, 영감이 넘치는 찬송을 수없이 작사하였다. 그의 삶은 오직 주님만을 위해 드려진 삶이었다. 1882년 4월 29일 그는 달려갈 길을 마치고 안식과 상급을 주실 주님께로 갔다.